LH 대국민 사과하면 뭐하나...LH 직원들 "부동산 투자하면 안되나?"

박유민 기자 / 기사승인 : 2021-03-04 12:33:53
  • -
  • +
  • 인쇄
LH "모든 직원과 가족 사전신고제 도입"
정부, 4일 조사착수...국회도 법개정 채비
▲LH 직원들이 매입한 토지에 심어놓은 묘목들 (사진=연합뉴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직원과 가족의 '토지거래 사전신고제' 도입 등 임직원들의 땅투기 재발방지를 위해 특단의 대책을 내놓으며 사태 수습에 안간힘을 쏟고 있지만, LH 직원들의 잇단 일탈이 속속 드러나면서 여론의 공분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4일 LH는 "일부 직원들의 광명시흥지구 투기 의혹으로 국민 여러분께 큰 충격과 실망을 드려 사죄드린다"면서 "정부와 합동으로 3기 신도시 전체에 대한 관련 부서 직원 및 가족의 토지거래현황 전수조사를 최대한 신속하게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다시는 투기 의혹 등으로 국민의 공분을 일으키지 않도록 재발 방지 대책을 신속히 시행하겠다"면서 "전 직원 및 가족의 토지거래 사전신고제를 도입하고, 신규사업 추진 시 관련 부서 직원과 가족의 토지 소유 여부를 전수조사하겠다"고 다짐했다.

LH의 이같은 대국민 사과문에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3일 3기 신도시 전체를 대상으로 신도시 관계자 및 가족들의 토지 거래에 대한 전수 조사를 지시했다. 이에 정부는 4일 오후 총리실을 주축으로 국토교통부 등 관계 부처가 참여하는 정부합동조사단을 꾸리고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한다.

LH 임직원들의 신도시 토지매입은 LH 조직의 기강해이를 넘어, 치솟는 집값을 잡기 위해 83만호 주택공급을 골자로 한 정부의 '2·4 부동산 대책'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어서 범정부 차원에서 수습에 나서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LH 직원들의 일탈이 추가로 제기되면서 국민의 충격은 더 커지고 있다. 

LH의 한 직원은 토지 경매 강의로 영리활동을 벌이다 지난 1월부터 감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40대의 이 직원은 그동안 부동산 투자에 대해 강의하는 한 유료사이트에서 토지 경·공매를 강의했다. 이 직원은 실제 이름이 아닌 필명을 쓰며 자신을 '대한민국 1위 토지 강사' '토지 경매/경매 1타(매출 1위) 강사'라고 홍보했다. 이 강의의 수강료는 23만원이다.

LH는 사규에 업무 외 다른 영리활동 등의 겸직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이에 LH는 해당 직원에 대해 자체 감사를 실시했고, 현재 마무리 단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LH는 사태 수습을 위해 대책마련까지 내놓는 상황에서 일부 LH 직원들은 익명 기반의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LH 직원들이라고 부동산 투자하지 마란(말란) 법 있나요"라는 글을 올려 물의를 빚고 있다.

이 직원은 "내부 정보를 활용해 부정하게 투기한 것인지, 본인이 공부한 것을 토대로 부동산 투자한 건지는 법원이나 검찰에서 판단할 사안"이라고 썼다. 또다른 직원은 "1만명 넘는 LH 직원 중 광명에 땅 사둔 사람들이 이번에 얻어걸렸을 수도 있다"며 "하나 터지면 무조건 내부정보 악용한 것마냥 시끌시끌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막말로 다른 공기업·공무원 등 공직에 종사하는 직원 중 광명쪽 땅 산 사람 한 명 없을까"라고 반문했다.


이런 글에 네티즌들은 분노하고 있다. 한 네티즌은 "내부 정보 이용해서 땅투기 해놓고 이런 말이 나오냐?"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또다른 네티즌은 "그런 논리라면 금감원 직원과 가족들도 주식거래 금지 풀어줘야지"라며 어이없어 했다. 

한편 여야는 LH 직원들의 땅투기 재발방지를 위한 법개정을 준비하고 있다. 현행법은 국토교통부 등 관련기관 종사자가 내부 정보를 부당하게 사용하거나 누설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는데, 이런 처벌 규정이 너무 약하다는 것이다.

국회 국토교통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상혁 의원은 투기이익을 환수하기 위해 벌금을 금융범죄(이익의 3배∼5배)에 준하도록 상향하는 개정안을 준비 중이다. 또 공공주택지구 지정 시기를 전후해 국토부·LH 등 임직원과 가족의 토지거래를 조사하도록 하는 내용도 검토 중이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신규 원전건설 백지화 시사한 환경장관 "탈원전은 아냐"

곧 출범할 기후에너지환경부를 이끌 김성환 환경부 장관이 새로운 원전을 짓는 데 대해 국민 공론화를 통한 재논의 필요성을 제기하며 신규 원전을 추

"비용부담 커진다"vs"무상할당 안돼"...4차 배출권 할당계획 '대립각'

정부가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적용할 '제4차 국가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할당계획안'을 놓고 산업계와 시민단체들이 큰 의견차를 보이고 있다. 산업계

경기도주식회사, 탄소중립 실천 위한 '친환경 협업 기업' 모집

탄소중립 실천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경기도주식회사가 오는 10월 3일까지 '2025년 2차 기후행동 기회소득 사업 플랫폼 구축 및 운영' 협업 기업을 모

"철강·석유화학 배출권 유상할당 높여라...국제추세 역행하는 것"

환경부가 철강과 석유화학 등 탄소다배출 업종에 대한 4차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무상할당 비율을 종전대로 100%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자, 시민단

배출권 유상할당 20% 상향...상의 "기업 비용부담 커질 것" 우려

환경부가 2026년~2030년까지 기업들의 탄소배출권 '유상할당 비중'을 현행 10%에서 15%로 올리는 '제4차 배출권거래제 할당계획'에 대해 산업계가 비용부담

한은 "극한기후가 물가상승 야기…기후대응 없으면 상승률 2배"

폭우나 폭염과 같은 극한기후고 소비자물가에 단기적인 악영향을 끼칠 뿐만 아니라 1년 넘게 인플레이션을 유발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기후변화

기후/환경

+

강릉에 '반가운 비'...폭우 쏟아졌지만 가뭄 해갈 역부족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는 강릉에 '단비'가 내렸다. 아직 가뭄이 해갈될 정도는 아니지만 간밤에 내린 비 덕분에 강릉 시민들의 식수원인 오봉저수지의

[주말날씨] 전국 이틀간 '세찬 비'...강릉에도 '가뭄에 단비'

이번 주말에는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는 강릉에 많은 비가 내린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이번 비는 중국에서 형성된 비구름대가 우리나라로 진입하면서

"환경장관 약속 못믿어"...세종보 천막농성 철회 안한다

4대강 보 철거를 요구하며 금강 세종보에서 500일간 농성했던 환경단체들이 농성을 중단하기로 했다가 이를 철회했다.11일 김성환 환경부 장관이 직접

화석연료 기업들 내뿜는 탄소...치명적인 폭염을 낳았다

엑손모빌 등 석유 대기업들의 탄소배출량이 2000년 이후 전세계에서 발생했던 수십건의 폭염과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있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밝혀졌다

강릉 식수원 고갈 일보직전 '비소식'...이틀간 20~60㎜ 내린다

강릉 시민들의 식수원으로 쓰이는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이 11일 오전 8시 기준 11.8%까지 낮아진 가운데 토요일인 13일 동해안에 비가 내린다는 소식이다.

1.5℃ 임계점 넘었나?...전세계 산호 84% 하얗게 변했다

전세계 바다의 산호초 84%가 해양폭염으로 백화 현상을 겪는 등 최근 해양생태계가 전례없는 위기를 맞고 있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이 지난 2일 발표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