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에선 기후행동 지지, 뒤에선 화석연료 선전...페이스북의 '두 얼굴'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1-08-06 15: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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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석연료업계, 페북서 기후친화 기업으로 묘사
페북, 허위광고 제재 규정 있음에도 이를 방치


페이스북이 지난해 미국 대통령선거 당시 기후위기를 둘러싼 석유 및 가스 산업의 오보를 확산시키는 데 일조했다는 지적이다.

영국 런던 소재 싱크탱크 인플루언스맵(Thinktank InfluenceMap)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엑손모빌 등 25개 화석연료 기업들은 석유와 가스를 기후위기 해결책으로 홍보하기 위해 미국 페이스북 플랫폼에 2만5000개 이상의 광고를 게재했다고 5일(현지시간) 가디언이 보도했다. 여기에 지출된 광고비는 최소 950만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됐다. 엑손모빌 광고비만 500만달러였다. 이들이 게재한 광고는 4억3100만회 이상 조회됐다.

이같은 현상은 지난해 7월 미국 대통령 후보였던 조 바이든이 청정에너지 사용촉진을 위해 2조달러 규모의 기후계획을 발표한 직후 두드러졌다. 덕분에 페이스북 광고매출은 이 시기 폭발적으로 늘었다. 이런 증가 추세는 대선이 끝날 때까지 이어졌다. 

문제는 광고내용들이 화석연료 기업들을 기후친화적 기업으로 묘사했다는 점이다. 석유와 가스 등은 시추하고 개발, 운송하는 과정에서 엄청난 온실가스를 배출하는데도 말이다. 이는 화석연료 업계가 페이스북 광고를 전략적이고 정치적인 목적으로 이용했음을 방증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평가했다.

보고서는 지난해 페이스북에서 발견된 6782개의 에너지 산업광고는 천연가스를 녹색 또는 저탄소 연료로 홍보했다고 폭로했다. 화석연료를 녹색에너지로 선전하면서, 석유와 가스 사용이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인양 홍보했다.

특히 엑손모빌은 에너지 공급에 있어 미국이 다른 나라에 의존하는 것을 막으려면 석유 사용을 지속해야 한다는 논리를 폈다. 뿐만 아니라 이 회사는 탄소배출량 감축 책임을 일반인들의 라이프스타일 선택으로 돌리려는 잘못된 광고를 내보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소비자 차원의 탄소감축량은 전세계 탄소감축 목표량의 8%에 불과하다.

이처럼 화석연료 업체들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허위광고를 게재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페이스북은 이를 방치했다. 보고서는 "페이스북은 공식적으로 기후행동을 지지한다고 밝혀놓고, 화석연료 광고를 버젓이 허용했다"면서 "허위광고를 제재할 수 있는 자체 규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떤 광고는 삭제하고 어떤 광고는 허용하는 등 일관성 없이 진행하면서 지구온난화에 대한 잘못된 주장이 확산되도록 방치했다"고 비판했다. 

이같은 비판에 페이스북은 "화석연료 지지 광고를 하는 일부 단체에게 조치를 취했고,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고 게재된 광고들은 거부됐다"고 해명했다. 페이스북 대변인은 "광고담당자가 허위 또는 오해의 소지가 있는 광고라고 평가되면 거부하고, 허위로 평가된 콘텐츠를 반복적으로 공유하는 페이지나 그룹, 계정, 웹사이트가 있으면 적절한 조치를 취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지난해 미국 상원의원들은 페이스북 최고경영자 마크 주커버그에게 소셜미디어 플랫폼이 기후위기에 대한 명백한 허위 주장을 '의견'이라는 이유로 허용하고 있다고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다. 당시 엘리자베스 워렌 의원을 포함한 상원의원들은 "페이스북이 기후변화 관련 오보를 '허위 또는 오해의 소지가 없다'고 판단한 것은 매우 우려스러운 일"이라고 논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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