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서비스 먹통'에 '오락가락 해명'…보상 받을 수 있나

백진엽 기자 / 기사승인 : 2021-10-25 19:38:03
  • -
  • +
  • 인쇄
25일 오전 '라우팅 오류'로 네트워크 마비
30~40분 장애로 '약관상 보상 기준'은 아냐
▲KT 광화문 사옥.(사진=연합뉴스)

KT가 25일 오전 네트워크 장애로 사용자 불편을 초래한 것에 이어 오락가락한 해명으로 혼란을 줬다. 사용자들 사이에서는 2018년 아현국사 화재 사태와 같은 통신재난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보상에 대한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25일 오전 11시20분, KT의 유무선 네트워크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관련 서비스에 전혀 접속할 수 없게 됐다. 30분 넘게 먹통이던 KT 네트워크는 12시가 다 돼서야 정상화됐다.

KT는 사고 직후 원인에 대해 "대규모 디도스(DDoS) 공격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네트워크 이상징후를 모니터링하는 한국인터넷진흥원(KISA)는 "해당 징후도 없고, 관련된 신고도 없었다"고 디도스 공격설을 차단했다. KT 역시 디도스 공격이라고 해명한 지 2시간만에 '라우팅 오류'(네트워크 경로 설정 오류)라고 번복했다. KT측은 "초기에는 트래픽 과부하가 발생해 '디도스 공격'으로 추정했으나, 확인한 결과 '라우팅 오류'를 원인으로 파악했다"고 밝혔다.

라우팅은 데이터가 어떤 경로를 거쳐서 가도록 할지를 정하는 것이다. 코어망과 전송망, 액세스망 등 네트워크의 중앙부에서 가입자까지 경로를 어떻게 연결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일지를 결정하는 작업이다. 통신사들은 이런 목적에 맞게 네트워크 장비를 적절히 설정해 대규모 트래픽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인터넷망이 원활하게 동작하도록 한다.

현재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KISA, KT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라우팅 오류가 발생했는지, 그리고 어떤 문제가 생겨 네트워크 장애가 생겼는지 조사중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현재까지 알려진 정보만 보면 라우팅 관련 설정치가 잘못 지정돼 트래픽이 특정 네트워크로 몰렸고, 이에 따른 과부하로 인해 전체 네트워크의 장애로 이어졌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라우팅 작업은 매뉴얼에 따라 사전에 설정된 값을 기초로 자동화된 설비가 맡아서 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따라서 이번 사고의 원인이 설비의 오작동에 의한 것인지, 관리자가 설정을 잘못 한 것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인지는 추가 조사에서 확인해야 할 부분이다.
 
한편 이날 사고로 유무선 인터넷 검색이나 전화 통화는 물론, 증권거래시스템, 음식점 결제시스템 등 다양한 분야에서 피해가 발생했다. 비대면 수업이나 시험, 기업들의 업무 차질 등도 많았다. 특히 점심시간 직전에 발생하면서 음식점들은 결제문제로 혼란을 빚었고, 배달앱도 먹통이 되면서 관련 상인들도 피해를 입었다.

이러다 보니 지난 2018년 아현국사 화재 사고까지 소환되면서 보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KT는 지난 서울 아현국사에서 발생한 화재 사고로 서울 강북지역과 수도권 북서부지역에 네트워크 먹통 사태가 발생했을 때 피해 고객들에게 요금 감면 등을 포함한 보상책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경우는 실제 보상까지 이어질 지는 알 수 없다. KT 이용약관에 따르면 회사는 이동전화와 초고속인터넷, 인터넷(IP)TV 등의 서비스 가입 고객이 본인의 책임 없이 연속 3시간 이상 서비스를 받지 못하면 손해배상을 해야 한다. 이날 발생한 접속 장애는 1시간 이내에 해결됐기 때문에 약관상 보상 기준에 해당되지 않는 것이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BP, 기후전환 실패에 '주주 반발'...주주 24.3%가 회장 연임 반대

BP의 친환경 전환 전략이 실패하면서 투자자들의 반발에 직면했다.가디언, CNBC 등 외신들은 17일(현지시간) 열린 BP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의 약 4분의 1

포스코 '그린워싱'으로 공정위 제재...허위·과장 광고

객관적인 근거없이 철강 자재를 '친환경 제품'이라고 홍보하는 등 '그린워싱'(Greenwashing·위장 환경주의)'을 한 포스코가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동물성 식재료 쏙 뺐더니...탄소배출 확 줄어든 '지속가능한 한끼'

지속가능한 식단을 직접 먹어보면서 알아보는 특별한 토크콘서트가 서울 성수동 헤이그라운드 성수시작점에서 열렸다. 기후솔루션 주최로 16일 오후

가나초콜릿에 '지속가능한 카카오' 사용한다

가나초콜릿에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재배된 카카오가 사용된다.롯데웰푸드는 대표 제품인 가나초콜릿에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재배된 가나산 카카오

셀트리온, 글로벌 ESG평가 생명공학 부문 상위 5%에 선정

셀트리온은 글로벌 신용평가기관 S&P글로벌이 주관하는 '기업지속가능성평가'(Corporate Sustainability Assessment, 이하 CSA) 생명공학 부문에서 국내 바이오

[최남수의 ESG풍향계] 논란의 DEI '한국은 낙제점'

최근 ESG 이슈 중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 중의 하나는 DEI(다양성, 형평성, 포용성)이다. 직장에서 성별, 인종 등 기준에 따른 차별을 없애자는 내용

기후/환경

+

한여름엔 어쩌라고?...4월 중순인데 벌써 49℃ '살인폭염'

몬순 우기를 앞둔 인도와 파키스탄이 벌써부터 살인폭염에 시달리고 있다.보통 5~6월에 폭염이 절정에 이르는 시기인데 이 지역은 4월에 벌써부터 연일

전세계 농경지 15% '중금속 범벅'...14억명이 위험지역 거주

전세계 농경지의 약 15%가 중금속에 오염돼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중금속 위험지역에 거주하는 인구는 약 14억명에 달할 것이라는 추정이다.17일(현지

[영상] 홍수로 물바다 됐는데...'나홀로' 멀쩡한 집

미국의 한 마을 전체가 홍수로 물에 잠겼는데 나홀로 멀쩡한 집 한채가 화제다. 이 집은 마치 호수에 떠있는 듯했다.미국 남부와 중서부 지역에 지난 2

끝없이 떠밀려오는 '미역 더미'...제주 해수욕장 '날벼락'

제주시 유명 해수욕장인 이호해수욕장이 미역 쓰나미가 덮쳤다.최근 이호해수욕장 해변으로 엄청난 양의 미역더미가 떠밀려오면서 이를 치우는데 고

콜드플레이, 내한공연서 '생수병 반입금지'..."당황했지만 오히려 좋아"

8년만에 국내에서 열린 영국 4인조 록밴드 콜드플레이 내한공연에 일회용 플라스틱 생수병 반입이 금지돼 화제다. 콜드플레이는 지난 16일부터 오는 25

산림청, 경북 산불피해 4.5만여ha라더니...9만ha 넘게 '잿더미'

의성에서 시작돼 인근 지역까지 번진 경북 산불로 인한 산림 피해가 9만헥타르(㏊)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당초 산림청이 추산한 피해규모의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