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에 관련된 잘못된 정보가 페이스북을 통해 무서운 속도로 유포되고 있다.
4일(현지시간) 독립감시단체 리얼페이스북감독위원회(Real Facebook Oversight Board)와 환경비영리단체 스톱펀딩히트(Stop Funding Heat)가 195개 이상의 페이스북 페이지 및 그룹의 데이터 세트를 분석한 보고서에 따르면, 기후위기를 경시하거나 부인하는 게시물이 약 81만8000건 발견됐다. 이런 게시물의 조회건수는 하루에 136만건에 달했다. 게시물 건당 상호작용은 지난 한해만 76.7% 증가했다.
이 연구는 페이스북의 분석도구인 크라우드탱글(CrowdTangle)을 사용해 잘못된 기후정보를 배포하는 것으로 알려진 195페이지를 분석했다. 이 중 41개 그룹은 단일 이슈그룹으로 간주됐다. 해당 그룹들은 "기후변화는 자연스러운 것" "기후변화는 쓰레기" "기후 현실주의" 등 주로 기후변화 자체를 부인하고 입법을 통해 기후문제를 해결하려는 정치인들을 조롱하는 밈을 공유했다. '단일이슈'가 아닌 그룹에는 기후위기에 대해 오도된 기사와 잘못된 정보를 게시한 우익 정치인 마조리 테일러 그린과 같은 인물들의 페이지가 포함됐다.
숀 부찬 스톱펀딩히트 연구협력 관리자는 "기후에 대한 오보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며 "이 속도로 증가할 경우 현실에 심각한 피해를 끼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페이스북의 대변인은 이 보고서의 모든 게시물이 허위정보를 나타내는 것은 아니라고 항변하며 해당 연구의 방법론을 문제삼았다. 그는 "우리는 플랫폼에서 기후 오보를 줄이는 데 집중하고 있으며, 따라서 허위나 오도된 정보라고 평가한 모든 것의 배포를 줄이고 광고도 거절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앞서 페이스북은 기후정보를 표시하고 사용자에게 신뢰높은 기후위기 데이터를 보유한 기후변화과학센터를 사용자에게 안내하는 등 잘못된 정보 확산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2일 닉 클레그 페이스북 글로벌 담당 부사장은 기후센터가 더 많은 국가 및 정보를 포함하도록 확장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전에도 페이스북은 플랫폼 내 잘못된 기후정보의 확산 문제로 오랫동안 비판을 받아왔다. 지난 5월 비영리 진보단체인 아바즈(Avaaz)는 미국에서 불과 60일 만에 약 2500만건의 기후과학 및 재생에너지 관련 오보가 조회됐다는 사실을 폭로한 적도 있다.
기후변화 및 기타 문제에 관한 페이스북의 잘못된 정보는 대부분 소수의 출처에서 비롯되고 있다. 이번 연구는 지난 1년동안 기후위기를 부인한 6983개 이상의 기사를 포함해, 페이스북의 디지털 기후변화 부정 콘텐츠의 69%를 단 10명의 게시자가 책임지고 있다는 사실이 보고된지 불과 며칠 만에 나온 것이다. 연구에 따르면 오보의 78%가 단 7페이지에서 나왔으며, 이는 이미 1년 전에도 보고된 것이다. 그리고 당시 페이스북은 해당 페이지들을 삭제하길 거부한 바 있다.
숀 부찬은 페이스북이 전세계적으로 콘텐츠를 관리하는 방식이 불공평하기 때문에 문제가 더 악화된다고 지적했다. 페이스북 전 직원이었던 프랜시스 하우겐은 최근 페이스북 사용자의 9%만이 영어를 사용함에도 불구하고, 페이스북의 오보 관련 지출 87%가 영어 콘텐츠에 사용된다고 밝혔다. 부찬은 "이는 매우 높은 비율이며, 많은 페이스북 사용자들이 소외되고 있다는 사실을 의미한다"고 분석하며 "페이스북은 이용자들을 돌보지 않으면서 이익을 얻고 있다"고 일침을 가했다.
활동가들은 미국 및 영국, 유럽(EU) 의회에 현재 페이스북이 잘못된 기후정보를 막을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해 페이스북의 막강한 권력을 규제하는 법안을 통과시킬 것을 요구하고 있다. 연구진은 "해당 자료는 페이스북의 실태가 제26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의 목적과 상충될 뿐만 아니라 페이스북이 세계에서 가장 큰 허위 기후정보 제공업체임을 드러낸 것"이라고 강조했다.
리얼 페이스북 감독위원회는 성명을 통해 "페이스북은 스스로를 단속할 수 없고, 그렇게 하지도 않을 것"이라며 "기후관련 허위정보의 위험한 확산을 포함해 페이스북의 모든 활동에 대한 실질적이고 독립적이며 투명한 외부 감시 및 규제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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