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이슈] 요소수 '품귀현상'...디젤차 '올스톱' 되나

백진엽 기자 / 기사승인 : 2021-11-08 19:4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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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고량 이달말이면 바닥...정부, 요소확보 총비상
요소 98% 중국산에 의존한 탓...장기화될까 우려
▲디젤 차량에 반드시 들어가는 요소수가 품절사태를 맞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급격하게 늘어난 디젤차량이 결국 '요소수' 품귀대란을 만들었다. 휘발유에 비해 디젤은 대기오염 물질이 많이 배출되는데, 이를 걸려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요소수다. 그런데 디젤 차량에 반드시 넣어야 하는 이 요소수가 이달말이면 바닥을 드러낼 전망이다. 

정부는 긴급하게 군수송기까지 띄워 호주에서 2만리터를 공수하기로 했지만 이 물량으로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트남에서도 200톤의 요소를 들여오기로 했지만 이 역시 역부족이다. 이에 군도 비축해둔 20만리터의 요소수 방출을 검토하는 등 현재 온나라가 '요소수' 확보에 총비상이 걸린 상태다. 


◇ '요소수' 도대체 뭐길래?

2020년말 기준 국내 등록된 차량 2427만대 가운데 42%가 디젤 차량이다. 화물차와 승합차 등에만 쓰이던 디젤은 휘발유보다 값이 저렴하다는 이유로 승용차까지 적용되면서 디젤 차량 비중은 급속히 늘어났다.

그러다 2015년 폭스바겐 등 수입차 브랜드에서 디젤 차량 배기가스 조작사건이 터지면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모든 디젤 차량에 질소산화물 저감장치(SCR) 즉 요소수 시스템이 의무적으로 장착하기 시작했다. 따라서 이 시기 이후 생산된 디젤 차량은 요소수가 없으면 시동이 아예 걸리지 않는다. 우리나라 디젤 차량의 절반가량이 여기에 해당된다.

디젤 차량은 주행거리가 5000km나 1만km 주기로 요소수를 보충해줘야 한다. 요소수는 배기가스에 남아있는 질소산화물을 질소와 물로 바꿔주는 역할을 한다. 이에 따라 요소수 시스템이 장착된 디젤 차량은 질소산화물을 대부분 제거된다. 요소수를 제때 보충해주지 않으면 열에 의해 요소수 분사 노즐이 변형될 수 있다. 

국내에서는 60여개의 요소수 브랜드가 있지만 롯데정밀화학이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그런데 이 회사는 이달말까지 요소수 생산이 가능한 재고량만 가지고 있다. 이는 다른 업체들도 비슷한 상황이다. 


◇ 중국과 호주의 갈등···'불똥' 맞은 한국

이처럼 요소수 생산에 '비상'이 걸린 이유는 중국이 요소수의 핵심원료인 요소 즉 암모니아 수출을 금지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요소 수입의 98%가량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2013년 이전에는 국내에서도 요소 생산을 했지만 값싼 중국산에 밀려 대부분 사업을 정리한 상태다. 

사실 국내 요소수 공급부족 사태는 2020년 중국과 호주의 무역갈등에서 촉발됐다. 중국은 자국내에서 사용하는 석탄의 대부분을 호주에서 수입해왔는데, 양국의 무역갈등으로 호주에서 석탄을 더이상 수입할 수 없게 됐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2020년 9월 시진핑 국가주석이 탄소중립을 선언하면서 자국내 석탄생산도 줄여버렸다. 이로 인해 중국은 현재 심각한 전력난을 겪고 있다. 전력소비는 늘어나고 있는데 전력생산에 필요한 석탄은 부족해진 것이다.

이에 중국은 요소 수출을 금지해버린 것이다. 요소는 석탄에서 나오는 수소 화학반응을 이용해 제조한다. 즉 석탄에서 요소를 만들어내고 여기에 물을 첨가한 것이 요소수다.

다행히 싱하이밍(邢海明) 주한 중국대사는 8일 중국의 수출 제한 조치에 따른 국내 요소수 품귀 사태와 관련 "한국 시장에서 요소수 대란이 일어난 것은 중국도 미처 예상치 못한 상황"이라며 "조만간 좋은 소식이 들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혀, 희망의 불씨는 살아있는 상태다. 


◇ 요소수, 하루에 얼마나 쓰길래?

국내 요소수 시장은 연간 28만t(톤) 규모에 달한다. 롯데정밀화학이 연간 14만t, 한달 평균 1만t 안팎을 생산한다. 이외 KG케미칼과 휴켐스, 에이치플러스에코와 50여개의 중소업체들이 나머지 절반가량을 생산한다.

요소수에 들어가는 요소 함량은 약 30%다. 즉 요소 1t으로 3t의 요소수를 만들 수 있다. 국내 경유차에 사용되는 요소수는 한달에 2만4000∼2만7000t으로 추정된다. 하루평균 약 900t이 사용되는 셈이다.

이번주 호주에서 들여오는 요소수 2만7000ℓ(약 27t)는 하루 소요되는 물량 900t의 3%에 불과하다. 대형트럭 2000여대가 하루에 쓰는 물량이다. 베트남에서 들여오는 차량용 요소 200t으로 요소수를 생산해도 600t밖에 안된다. 



◇ 물류대란에 교통대란까지···산업전반 '직격타'

요소수 공급이 중단되면 물류부터 대중교통까지 대란이 발생할 수 있다. 운송을 담당하는 화물차 대부분은 디젤 차량이다. 노선버스를 비롯해 시외버스 등이 아직도 디젤 차량이 많기 때문에 대중교통이 마비되는 사태를 피할 수 없다.

쓰레기 차량도 쓰레기 수거를 못한다. 소방차와 구급차 등도 운행이 중단될 수 있다. 이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소방서에 요소수를 기부하는 행열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요소수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현재 모든 외교채널을 총동원하고 있다. 중국은 물론 호주 등 주요 요소·요소수 생산국을 접촉하고 있다. 아울러 요소·요소수 매점매석을 금지하는 고시를 8일 0시부터 올해 말까지 시행한다.

요소수 제조업자·수입업자·판매업자와 요소 수입업자를 대상으로 조사 당일을 기준으로 지난해 월평균 판매량보다 10%를 초과해 보관할 경우 물가안정법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기로 했다. 재고량 파악, 판매량 제한, 판매처 지정 등 수급 안정을 위한 '긴급수급조정조치' 고시도 관련 절차를 최대한 단축해 이번 주 중 제정·시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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