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의 얼음 겨우 서너달 볼 수 있을 정도
지난해 6월 시베리아의 최고기온이 38도까지 치솟았다.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래 135년만에 역대급 온도를 기록한 것이다.
세계기상기구(WMO)는 지난해 6월 북극권에 위치한 러시아 베르호얀스크시의 낮 최고기온이 38도를 기록했다는 사실을 '극단적 기상·기후 기록보관소'에 정식으로 등재했다고 지난 14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는 WMO가 1885년부터 북극 기온을 관측한 이래 가장 높은 온도다. 이에 WMO는 북극의 기록적인 더위를 처음으로 기록보관소에 등재한 것이다.
6월 평균온도가 20도 안팎을 기록했던 시베리아가 이처럼 기록적인 기온 급상승을 겪는 것은 지구온난화 영향이 가장 크다는 분석이다. 산업혁명 이후 지구의 평균기온은 1도가량 상승했다. 그러나 북극의 기온은 2도 이상 상승했다. 특히 최근 10년동안 북극의 기온은 0.75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해양대기국(NOAA)은 "북극 베링해의 얼음이 보통 8개월 지속됐는데 최근들어 겨우 서너달 볼 수 있을 정도"라고 했다.
늦봄에서 여름 사이에 북극의 얼음이 녹으면 얼음 주위에 연못같은 웅덩이들이 생긴다. 이는 주변의 눈이나 얼음보다 햇빛 반사율이 낮아서 더 많은 양의 태양 복사 에너지를 흡수한다. 그 결과 더 많은 얼음이 녹으면 웅덩이들이 더 커지고 결국 빙하가 붕괴된다. 갈수록 평균기온이 올라가면서 북극은 앞으로 눈보다 비가 더 많이 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실제로 러시아는 올해 150년 만의 가장 건조한 여름을 겪었다. 올 4월~6월 사이에 건조해진 날씨탓에 화재가 잇따르기도 했다. 이 화재로 인한 연기가 북극을 강타하기도 했다. 화재 피해가 가장 컸던 지역은 사카공화국(야쿠티아)의 고니 울루스숲으로, 초록빛이 거의 사라지고 짙은 검은색으로 변했다.
WMO는 "북극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따뜻해지는 지역 중 하나"라며 "지구 평균온도보다 2배 빠르게 뜨거워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WMO는 193개 회원국으로 구성된 정부간 기구로, 기후변화를 모니터링하며 전세계적으로 중요한 날씨와 기후 정보를 제공한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