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40대 임원들 전진배치...'미래기술 선점·기후위기' 대응차원

백진엽 기자 / 기사승인 : 2021-12-17 16:40:06
  • -
  • +
  • 인쇄
주요그룹, 연말인사서 40대 임원 대거 등판
"ESG경영, MZ세대, 미래기술 위한 세대교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LG 회장(왼쪽부터)

재계가 확 젊어졌다. 과거에도 인사시즌의 화두는 '세대교체'였지만 올연말 인사에서는 40대 임원들이 전면에 대거 배치되면서 진정한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다는 평이다. 주요 그룹들의 임원 세대교체는 ESG경영의 부각, MZ세대, 4차산업으로의 급격한 이동 등 달라진 사업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차원으로 해석된다.

17일 현대차그룹은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203명의 신규임원을 선임했다. 역대 최대 규모다. 눈에 띄는 점은 신규임원 3명 중 1명이 40대라는 사실이다. 대표적으로 인포테인먼트개발센터장·전자개발센터장인 추교웅 부사장이 1974년생이다. 미래 핵심사업 분야인 전자·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전반을 주도해 왔더는 그는 앞으로 커넥티드카 대응을 위한 신규 플랫폼 및 통합제어기 개발 등 미래 핵심기술 개발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자율주행사업부장·모셔널CSO 장웅준 전무 역시 40대다. 1979년생인 장 전무는 신규 선임된 임원 가운데 가장 젊다. 자율주행 및 첨단 운전자지원시스템(ADAS) 분야의 리더다. 자율주행 분야의 고도화를 위해 기여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앞서 임원인사를 단행한 삼성과 SK, LG 등의 중요 그룹들도 모두 40대 임원들이 요직에 올랐다. 삼성전자의 경우 30대 임원도 4명이나 등장했다.

삼성전자는 40대 부사장과 30대 상무를 각각 8명, 4명 배출했다. 가장 젊은 나이에 부사장으로 승진한 사람은 올해 45세(1976년생)인 김찬우 세트부문 삼성리서치 스피치 프로세싱 랩(Lab)장이다. 이전까지 가장 나이가 적었던 부사장은 51세였는데 김 부사장은 이보다 6살이나 어리다.

이밖에 고봉준(49) 세트부문 VD사업부 서비스 소프트웨어 Lab장, 박찬우(48) 세트부문 생활가전사업부 사물인터넷(IoT) 비즈(Biz)그룹장, 이영수(49) 세트부문 글로벌기술센터 자동화기술팀장, 홍유진(49) 세트부문 무선사업부 UX팀장, 손영수(47) DS부문 메모리사업부 상품기획팀 부사장, 신승철(48) DS부문 파운드리사업부 영업팀 부사장, 박찬익(49) DS부문 미주총괄도 40대 부사장이다.

소재민(38) 세트부문 VD사업부 선행개발그룹 상무, 심우철(39) SET부문 삼성리서치 시큐리티(Security) 1Lab장, 김경륜(38) DS부문 메모리사업부 DRAM설계팀 상무, 박성범(37) DS부문 S.LSI사업부 SOC설계팀 상무 등은 30대 임원이다.

LG그룹도 신규 임원 132명 중 40대가 82명으로 3분의 2 수준이다. 전체 임원 가운데 1970년대생 비중은 지난해말 41%에서 올해말 52%로 절반을 넘었다. 최연소 임원은 올해 41세인 1980년생 신정은 LG전자 상무다. 차량용 5G 텔레매틱스 선행개발을 통한 신규 수주 기여 성과를 인정받아 발탁 승진했다.

SK그룹 역시 신규 선임 임원의 평균 연령이 만 48.5세다. SK하이닉스에서 이번에 승진한 노종원 사업총괄 사장은 1975년생 46세로, SK그룹 역대 3번째 40대 사장이 됐다. 이밖에 롯데, 한화, 현대중공업그룹, GS그룹 등 역시 40대 임원 승진이 늘었다.

이는 우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 회장 등 최근 몇년 새 주요 그룹들의 총수가 재계 3~4세로 세대교체된 것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다. 그동안 선대 총수의 곁에서 그룹을 일구던 올드맨들이 물러나고 젊은 임원을 중심으로 새로운 총수 진영이 꾸려졌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최근 사업환경이 매우 빠르게 변하고 있고, 이에 대응하기 위한 세대교체라는 해석에도 힘이 실린다. 인공지능(AI), 자율주행, 차세대 반도체, 메타버스, 블록체인 등 4차 산업시대로 빠르게 바뀌고 있는데, 이에 뒤쳐지지 않기 위해 미래기술에 전문적인 지식을 가진 젊은 임원들을 대거 발탁했다는 것이다.

또 가치 및 주관적인 소비를 중요시하는 MZ세대들이 소비 주도권을 잡고 있고, 전세계적으로 기후위기에 얼마나 잘 대응하느냐가 기업의 중요한 평가기준이 되면서 이에 맞춰 국내 재계도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과거에는 세대교체라고 하면 단순히 신성장동력 찾기 정도를 위한 수준이었다면 올해에는 그 규모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라며 "ESG경영, MZ세대, 기후위기, 미래 기술 선도 등이 올해 재계 인사 세대교체의 핵심 키워드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BP, 기후전환 실패에 '주주 반발'...주주 24.3%가 회장 연임 반대

BP의 친환경 전환 전략이 실패하면서 투자자들의 반발에 직면했다.가디언, CNBC 등 외신들은 17일(현지시간) 열린 BP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의 약 4분의 1

포스코 '그린워싱'으로 공정위 제재...허위·과장 광고

객관적인 근거없이 철강 자재를 '친환경 제품'이라고 홍보하는 등 '그린워싱'(Greenwashing·위장 환경주의)'을 한 포스코가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동물성 식재료 쏙 뺐더니...탄소배출 확 줄어든 '지속가능한 한끼'

지속가능한 식단을 직접 먹어보면서 알아보는 특별한 토크콘서트가 서울 성수동 헤이그라운드 성수시작점에서 열렸다. 기후솔루션 주최로 16일 오후

가나초콜릿에 '지속가능한 카카오' 사용한다

가나초콜릿에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재배된 카카오가 사용된다.롯데웰푸드는 대표 제품인 가나초콜릿에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재배된 가나산 카카오

셀트리온, 글로벌 ESG평가 생명공학 부문 상위 5%에 선정

셀트리온은 글로벌 신용평가기관 S&P글로벌이 주관하는 '기업지속가능성평가'(Corporate Sustainability Assessment, 이하 CSA) 생명공학 부문에서 국내 바이오

[최남수의 ESG풍향계] 논란의 DEI '한국은 낙제점'

최근 ESG 이슈 중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 중의 하나는 DEI(다양성, 형평성, 포용성)이다. 직장에서 성별, 인종 등 기준에 따른 차별을 없애자는 내용

기후/환경

+

한여름엔 어쩌라고?...4월 중순인데 벌써 49℃ '살인폭염'

몬순 우기를 앞둔 인도와 파키스탄이 벌써부터 살인폭염에 시달리고 있다.보통 5~6월에 폭염이 절정에 이르는 시기인데 이 지역은 4월에 벌써부터 연일

전세계 농경지 15% '중금속 범벅'...14억명이 위험지역 거주

전세계 농경지의 약 15%가 중금속에 오염돼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중금속 위험지역에 거주하는 인구는 약 14억명에 달할 것이라는 추정이다.17일(현지

[영상] 홍수로 물바다 됐는데...'나홀로' 멀쩡한 집

미국의 한 마을 전체가 홍수로 물에 잠겼는데 나홀로 멀쩡한 집 한채가 화제다. 이 집은 마치 호수에 떠있는 듯했다.미국 남부와 중서부 지역에 지난 2

끝없이 떠밀려오는 '미역 더미'...제주 해수욕장 '날벼락'

제주시 유명 해수욕장인 이호해수욕장이 미역 쓰나미가 덮쳤다.최근 이호해수욕장 해변으로 엄청난 양의 미역더미가 떠밀려오면서 이를 치우는데 고

콜드플레이, 내한공연서 '생수병 반입금지'..."당황했지만 오히려 좋아"

8년만에 국내에서 열린 영국 4인조 록밴드 콜드플레이 내한공연에 일회용 플라스틱 생수병 반입이 금지돼 화제다. 콜드플레이는 지난 16일부터 오는 25

산림청, 경북 산불피해 4.5만여ha라더니...9만ha 넘게 '잿더미'

의성에서 시작돼 인근 지역까지 번진 경북 산불로 인한 산림 피해가 9만헥타르(㏊)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당초 산림청이 추산한 피해규모의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