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이로 착각하고 삼켰나?...푸른바다거북 배설물에 나온 '일회용 마스크'

차민주 기자 / 기사승인 : 2022-02-11 12:33:53
  • -
  • +
  • 인쇄
부직포 마스크 삼킨 바다거북 발견된 건 처음
각종 화학물질 첨가된 마스크, 바다생물 위협
▲푸른바다거북의 배설물에서 나온 부직포 마스크 (사진=연합뉴스)


일회용 마스크가 멸종위기종인 푸른바다거북이의 대변에서 처음으로 발견됐다.

11일 해양오염학회지(Marine Pollution Bulletin)에 따르면 일본 도쿄대와 도쿄농공대 연구팀은 일본 이와테현 해안에서 잡힌 푸른바다거북의 배설물에 부직포 마스크가 나왔다고 밝혔다. 푸른바다거북은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지난 2004년 멸종위기종으로 지정한 생물이다. 

바다거북이 플라스틱을 먹이로 착각해 삼키는 일은 자주 일어나지만, 연구팀이 이 지역을 15년간 조사한 바에 의하면 푸른바다거북이 부직포 마스크를 삼킨 것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거북은 지난해 8월 일본 이와테현 앞바다에서 그물에 걸려 산 채로 발견됐다. 도쿄농공대 연구원은 이 푸른바다거북을 사육하던 중 배설물에서 마스크를 발견했는데 분석해보니 폴리프로필렌으로 제작된 부직포 마스크인 것으로 확인됐다. 폴리프로필렌 성분은 땅에서 완전히 자연분해되기까지 수천년이 걸린다. 폴리프로필렌은 소각과정에서 맹독성 화학물질인 다이옥신을 발생시키기도 한다. 

부직포 마스크에는 플라스틱 변질을 방지하는 안정제가 들어있기도 하다. 일본에서 시판되는 마스크 내 화학물질을 조사한 결과 5개 업체 가운데 4개 업체의 부직포 마스크에서 생물에게 악영향을 주는 벤조트리아졸계인 자외선 흡착제가 검출됐다. 이들 제품에는 내분비계를 교란하는 환경호르몬이라는 지적을 받은 UV329라는 물질이 비교적 고농도로 포함된 제품도 있었다.

연구에 참여한 다카다 히데시게(高田秀重) 도쿄농공대 교수는 "마스크를 사용한 후 적절하게 처리해야 한다"며 "해양생물이 마스크를 삼켜서 플라스틱 속의 화학물질에 노출될 수 있으니 환경친화적인 방향으로 첨가물을 변경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코로나로 인해 마스크 쓰레기가 끊임없이 배출되고 있다. 영국 포츠머스(Portsmouth)대학은 코로나19 감염병이 확산되기 시작한 첫 7개월동안 조사대상 11개국의 마스크 쓰레기가 총 9000% 증가했다고 밝힌 바 있다. 11개국은 프랑스, 독일, 벨기에, 네덜란드, 스페인, 영국, 스웨덴, 미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이다. 이들 마스크 중 일부는 바다로 흘러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ESG 정책 중 '기본법 제정'과 '공시 의무화' 가장 시급해"

ESG 정책 가운데 기본법 제정과 공시 의무화가 가장 시급하다는 것이 기업들의 목소리다.한국ESG경영개발원(KEMI)은 지난 17일 여의도 FKI타워 파인홀에서

한숨돌린 삼성전자...이재용 사법리스크 9년만에 털었다

삼성전자가 이재용 회장의 무죄가 확정되면서 2016년 국정농단 사건 이후 9년째 이어지던 '사법리스크'를 털어냈다. 그동안 1주일에 두번씩 법정에 출두

"잔반 없으면 탄소포인트 지급"...현대그린푸드, 단체급식에 '잔반제로' 보상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종합식품기업 현대그린푸드가 '탄소중립포인트' 제도에 신설된 '잔반제로' 항목을 단체급식업계 최초로 실제 단체급식 사업장에

"노사 칸막이 없는 문화"…LG CNS '노사문화 우수기업'에 선정

AX전문기업 LG CNS가 상호 존중과 대화, 협력을 바탕으로 한 모범적 노사문화를 실천한 공로를 인정받아 고용노동부가 주관하는 '2025년 노사문화 우수기

KB국민은행, 금융취약계층 위한 '도움드림창구' 운영한다

KB국민은행이 금융취약계층을 위해 '도움드림창구'를 새롭게 운영한다.KB국민은행은 65세 이상 고령자와 장애인은 물론 7세 이하 자녀를 동반한 보호자

기아, 오토랜드화성 사업장에 PPA 재생에너지 첫 도입

기아가 국내 사업장 중 처음으로 오토랜드화성에 재생에너지 전력을 도입했다고 15일 밝혔다. 이 재생에너지 전력은 지난 2월 한국남동발전과 체결한

기후/환경

+

농경지 1만3000ha 침수 피해…'극한호우'에 밥상물가도 '비상'

한달치 비가 하루에 쏟아지는 '극한호우'로 전국의 농경지 1만3000헥타르(ha)가 침수되면서 농산물 가격폭등이 예상되고 있다.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브라질 의회 '환경허가 완화법' 의결..."환경규제 사실상 붕괴"

올해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가 열리는 브라질에서 환경규제를 대폭 완화하는 '환경허가 완화법'이 의회를 통과해 논란이 되고 있다. 이 법

경기도민 절반 '장마철 피해대처 방법' 모른다...소득별 정보격차 커

경기도민의 절반은 장마철 피해를 어떻게 예방하고 대처해야 하는지 모른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또 저소득층의 재해대응 인지도는 고소득층보다 25.

美 재생에너지 심사는 '깐깐하게' 석탄재 정화규제는 '느슨하게'

미국 정부가 풍력·태양광 발전 프로젝트에 대한 심사는 강화하면서 석탄발전소에서 배출되는 유독성 석탄재의 정화 시한은 늦추기로 하는 등 재

역대급 '극한호우'...왜 충청과 남부에 비구름대 몰리나?

지난 16일부터 충청권과 남부지역을 강타하고 인명피해까지 낸 폭우의 원인이 지구온난화로 심화된 '대기의 강' 현상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18일 기상

中 흑연에 93.5% 관세 결정…美 전기차 가격인상 불가피

미국 상무부가 중국산 흑연에 93.5%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한다고 17일(현지시간) 발표했다. 흑연은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소재로, 이번 조치가 미국에서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