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화학물질 첨가된 마스크, 바다생물 위협
일회용 마스크가 멸종위기종인 푸른바다거북이의 대변에서 처음으로 발견됐다.
11일 해양오염학회지(Marine Pollution Bulletin)에 따르면 일본 도쿄대와 도쿄농공대 연구팀은 일본 이와테현 해안에서 잡힌 푸른바다거북의 배설물에 부직포 마스크가 나왔다고 밝혔다. 푸른바다거북은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지난 2004년 멸종위기종으로 지정한 생물이다.
바다거북이 플라스틱을 먹이로 착각해 삼키는 일은 자주 일어나지만, 연구팀이 이 지역을 15년간 조사한 바에 의하면 푸른바다거북이 부직포 마스크를 삼킨 것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거북은 지난해 8월 일본 이와테현 앞바다에서 그물에 걸려 산 채로 발견됐다. 도쿄농공대 연구원은 이 푸른바다거북을 사육하던 중 배설물에서 마스크를 발견했는데 분석해보니 폴리프로필렌으로 제작된 부직포 마스크인 것으로 확인됐다. 폴리프로필렌 성분은 땅에서 완전히 자연분해되기까지 수천년이 걸린다. 폴리프로필렌은 소각과정에서 맹독성 화학물질인 다이옥신을 발생시키기도 한다.
부직포 마스크에는 플라스틱 변질을 방지하는 안정제가 들어있기도 하다. 일본에서 시판되는 마스크 내 화학물질을 조사한 결과 5개 업체 가운데 4개 업체의 부직포 마스크에서 생물에게 악영향을 주는 벤조트리아졸계인 자외선 흡착제가 검출됐다. 이들 제품에는 내분비계를 교란하는 환경호르몬이라는 지적을 받은 UV329라는 물질이 비교적 고농도로 포함된 제품도 있었다.
연구에 참여한 다카다 히데시게(高田秀重) 도쿄농공대 교수는 "마스크를 사용한 후 적절하게 처리해야 한다"며 "해양생물이 마스크를 삼켜서 플라스틱 속의 화학물질에 노출될 수 있으니 환경친화적인 방향으로 첨가물을 변경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코로나로 인해 마스크 쓰레기가 끊임없이 배출되고 있다. 영국 포츠머스(Portsmouth)대학은 코로나19 감염병이 확산되기 시작한 첫 7개월동안 조사대상 11개국의 마스크 쓰레기가 총 9000% 증가했다고 밝힌 바 있다. 11개국은 프랑스, 독일, 벨기에, 네덜란드, 스페인, 영국, 스웨덴, 미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이다. 이들 마스크 중 일부는 바다로 흘러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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