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가신 해충인줄 알았더니...파리가 화학물질 탐지한다고?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2-03-25 17:04:02
  • -
  • +
  • 인쇄
美연구진, 실험 통해 파리의 화학센서 역할입증
"사람 접근이 힘들고 위험한 지역에 활용 가능"


머지않은 미래에 파리가 화학무기나 오염물질을 탐지하는데 이용될지도 모른다.

24일(현지시간) 닉 매니케(Nick Manicke) 미국 인디애나대학(IUPUI) 화학생물학·법의학·조사과학 부교수가 이끈 연구팀은 쉬파리를 화학센서로 이용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파리가 날아다니며 섭취한 물질은 내장에 고스란히 담겨있어, 화학물질 여부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이번 연구로 인간이 직접 조사하기 힘들거나 위험한 지역에 화학무기 및 위험물질 탐지센서로 파리가 활용될 가능성이 열렸다.

화학무기는 세계적으로 금지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까지도 시리아내전 등의 분쟁에 사용됐으며 일부 전문가들은 화학무기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사용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에 IUPUI 연구팀은 파리가 화학물질뿐만 아니라 화학무기 사용여부를 보다 안전하게 조사할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화학무기 모의약품을 사용해 실험을 진행했다. 모의약품은 인체에는 무해하지만 특징 및 분자의 행동이 실제 화학무기와 유사하다.

실험결과 연구팀은 다양한 환경요인이 화학무기 모의약품 탐지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 수 있었다고 밝혔다. 연구에 따르면 질량분석기를 사용해 파리의 내장에 든 화학물질을 확인했으며, 환경에 노출되면 금방 분해되는 화학작용제까지 탐지됐다. 환경에서 오래 지속되지 않는 화학작용제가 파리 내장에서는 분석이 가능할 만큼 충분히 보존돼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파리 내장 속의 화학물질은 파리가 처음 노출된지 최대 14일이 지난 후에도 검출이 가능했다. 이는 인명위험없이 안전하게 샘플을 채취할 수 있다는 의미다.

연구진은 너무 위험하거나 거리가 멀거나 접근이 통제된 지역, 혹은 비밀리에 샘플을 수집하는 경우 미끼로 파리를 해당 지역에 끌어들이고 파리의 내장에 무엇이 있는지 분석해 넓은 영역을 스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번 연구는 살충제와 같은 오염물질이 환경을 통해 어떻게 이동하는지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봤다. 크리스틴 피카드(Christine Picard) IUPUI 과학대학원 생물학과 부교수는 "파리는 어디에나 있고 주변 환경의 표본을 추출하는데 매우 능숙하다"며 "파리가 날아다니며 물질을 섭취하면 그 정보가 내장에 저장된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를 토대로 폭발성 화합물 '비감응성 무기'의 분자를 탐지하는 프로젝트를 2년간 진행할 예정이다. 매니케 박사와 피카드 박사는 파리를 이용해 환경오염을 일으키는 비감응성 화합물을 찾을 방안을 연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환경과학기술(Environmental Science and Technology)' 학술지에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2027년부터 국내급유 국제선 지속가능항공유 '1% 의무화'

2027년부터 국내에서 급유하는 모든 국제선 여객기에 지속가능항공유(SAF) 1% 혼합이 의무화된다.국토교통부와 산업통상자원부는 19일 항공업계 탄소중

대기업 취업시장 '활짝'…하반기 2만5000명 채용한다

삼성과 현대차 그리고 SK 등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하반기 대규모 신규 채용에 나사면서 침체됐던 취업시장이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19일 재계에 따

[알림]'2025 기후테크 스타트업 혁신 어워즈'...씨이텍 등 6개 기업 시상

혁신적인 기술과 아이디어를 가진 기후테크 스타트업을 발굴하는 '2025 기후테크 스타트업 혁신 어워즈' 수상기업으로 선정된 6개사에 대한 시상식이 19

김종대 교수 "기후대응 핵심은 스타트업...생물다양성·순환경제 아울러야"

"기후위기 대응은 스타트업들의 아이디어와 기술 혁신이 핵심이며, 향후 기후대응은 자원순환 및 생물다양성과 통합돼 산업구조를 고도화해야 한다."

AI로 동물대체시험법 활성화한다...심포지엄 개최

환경부 소속 국립환경과학원이 국가독성과학연구소와 19일 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보타닉파크 호텔에서 동물대체시험법 활성화를 위한 전문가 공동

합쳐야 살아남는다?...대기업 녹색사업 '합종연횡' 봇물

탄소중립 압박과 기후위기 대응 그리고 막대한 투자비용 탓에 개별 기업에서 해결하는 것이 한계가 뚜렷해지자, 대기업들이 힘을 합치기 시작했다.19

기후/환경

+

김성환 환경장관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100GW 이상 늘릴 계획"

정부가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를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에서 제시한 목표를 웃도는 100기가와트(GW) 이상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김성환 환경부

'불의 고리' 캄차카 또 7.8 강진…7월부터 잇단 지진에 '불안'

러시아 극동 캄차카 반도 동쪽 해안에서 19일(현지시간) 새벽 규모 7.8의 강한 지진이 발생했다. 이달들어 두번째 강진이다.미국지질조사국(USGS)은 이번

유럽, 올해 산불로 탄소 1290만톤 배출...역대급 폭염이 불길 키워

올해 유럽 전역에서 발생한 산불로 인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23년만에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기후변화와 산불이 서로 부추기는 '되먹임' 현상이 심화

[알림]'2025 기후테크 스타트업 혁신 어워즈'...씨이텍 등 6개 기업 시상

혁신적인 기술과 아이디어를 가진 기후테크 스타트업을 발굴하는 '2025 기후테크 스타트업 혁신 어워즈' 수상기업으로 선정된 6개사에 대한 시상식이 19

김종대 교수 "기후대응 핵심은 스타트업...생물다양성·순환경제 아울러야"

"기후위기 대응은 스타트업들의 아이디어와 기술 혁신이 핵심이며, 향후 기후대응은 자원순환 및 생물다양성과 통합돼 산업구조를 고도화해야 한다."

[주말날씨] 전국 또 '비소식'…강릉 저수율 27.7%까지 회복

이번 주말 전국 날씨는 대체로 흐리고 비가 내리겠다. 특히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는 강릉에도 비가 내릴 예정이다.19일 오후부터 전국에 내리기 시작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