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우리밀 재배면적이 지난해보다 30% 이상 늘었다.
통계청이 29일 발표한 '2022년 맥류 재배면적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국내 밀 재배면적은 8259헥타르(ha)로 지난해보다 32.7% 늘어났다. 시·도별로 살펴보면, 전라남도가 3277ha로 가장 많았고, 전북(2852ha)과 광주(892ha), 경남(805ha)이 그 뒤를 이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해부터 정부가 수립·추진한 '밀 산업 육성 기본계획'이 밀 재배면적 확대에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정부가 지난해 39곳이던 밀 전문 생산단지를 올해 51곳으로 늘리고, 보급용 종자 1900톤을 50% 저렴하게 농가에 제공한 것이 결실을 본 것이다.
정부는 또 우리밀 가격을 안정시키고 수요를 늘리기 위해 이달 22일부터 오는 7월 20일까지 '2022년산 국산 밀 정부수매'도 시행한다. 수매 물량은 지난해 8000톤에서 올해 1만7000톤으로 늘린다.
우리나라는 밀 자급률이 1%가 채 안되기 때문에 국산 밀 재배면적 확대와 정부의 밀 수매가 밀 재배확대의 지렛대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세계 1, 2위 밀 수출국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밀 수출이 감소하고 있어 밀 해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가 밀 자급률을 높이는 것이 매우 중요해졌다.
유엔 기후변화 전문가이자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 농업 공적개발원조(ODA) 전문가로 알려진 남재작 한국정밀농업연구소장은 최근 출간된 '식량위기 대한민국'에서 식량안보를 평가하는 기준인 '식량자급률'을 언급하며 "한국의 식량안보는 위험한 수준"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6월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량은 첫 20일동안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55.5% 감소한 77만7000톤에 그쳤다. 이 가운데 옥수수는 68만9000톤, 밀은 6만3000톤, 보리는 2만1000톤이다. 지난 2월 24일 러시아 침공 이전 매달 최대 600만톤의 곡물을 수출했던 때와 비교하면 현저히 줄어든 규모다. 우리나라는 사료용 밀의 52%를 우크라이나에서 수입하고 있기 때문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밀 수출량이 줄어들면 세계 밀 가격이 상승하고 결국 국내 밀가루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다. 이는 라면, 빵 등 국내 식료품 가격 상승 요인이 된다. 사료용 밀의 가격이 상승하면 소고기, 돼지고기 등 육류가격이 오른다. 이미 국내에서는 곡물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가공식품 물가도 10년 4개월만에 가장 크게 상승했다.
밀 최대 수입국인 이집트도 밀 가격 상승으로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지난 27일 밀 수입을 연간 50만톤 줄일 것이라고 밝혔다. 대신 이집트산 밀 의존도를 높일 계획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밀 재배면적이 확대돼 국산 밀 생산량이 증가하면 밀 자급률 제고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