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꿀벌 살리기' 나섰다...세계 최초 '꿀벌용 백신' 허가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3-01-06 10:16:26
  • -
  • +
  • 인쇄
美 '미국 부저병' 예방백신 조건부 사용 승인
주사가 아닌 다음세대 항체 형성시키는 방식
(사진=Inside The Hive TV 유튜브 캡처)


미국에서 세계 최초로 '꿀벌용 백신' 사용이 허가됐다.

4일(현지시간) 미국 농무부(USDA)는 미국 생명공학기업 달란 애니멀 헬스'(Dalan Animal Health)가 개발한 '미국 부저병'(AFB) 백신 사용을 조건부로 승인했다. 꿀벌 예방백신 사용이 허가된 것은 세계 처음이다.

'미국 부저병'은 꿀벌에게 가장 치명적인 세균성 질병으로, 최근 기후위기로 꿀벌 면역성이 저하되면서 전세계로 급속하게 번지고 있다. 이에 미국 정부는 꿀벌 개체수 감소로 식량안보까지 위협받을까 우려해 백신사용을 허가함으로써 꿀벌살리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부저병'은 꿀벌 애벌레에 병원균이 침투해 몸을 썩게 만드는 질병이다. 감염된 애벌레는 악취가 나는 갈색 액체로 문드러진다. 이로 인해 벌집과 봉군이 무너지고 종국에는 군락 전체가 말라죽는다. 감염이 확인되는 즉시 벌집과 양봉기구를 통째로 불태워야 한다. 

미국은 현재 전체 꿀벌 군락의 4분의 1이 이 질병에 감염된 것으로 보고됐다. 우리나라에서도 1950년 중부지방에서 처음 발생해 당시 국내 양봉을 궤멸시킬 정도의 피해를 입힌 바 있다.

'미국 부저병'은 아직 치료제가 없기 때문에 '예방'이 중요하다. 달란 애니멀 헬스가 개발한 꿀벌 백신은 치료제가 아니라 예방약이다. 또 기존 치료제들처럼 꿀벌에 직접 주사하지 않아도 된다. 이 백신은 여왕벌이 먹는 로열젤리에 살처분된 미국 부저병 병원균을 주입해 여왕벌이 낳은 알에서 태어난 유충이 항체를 보유하도록 해서 질병을 예방한다. 다음 세대로 면역물질을 물려주는 이같은 방식은 꿀벌뿐 아니라 새우, 밀웜 등 다른 절지동물에게도 적용 가능하다.

꽃가루받이 활동을 하는 꿀벌같은 곤충은 농작물 수확량과 직결돼 있어 개체수 확보가 매우 중요하다. 이는 식량안보 문제와도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인류는 식량자원의 3분의1 이상을 꿀벌에게 직·간접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하지만 꿀벌 개체수는 전세계적으로 계속 줄어들고 있다. 원인은 기후변화, 제초제와 방제약 남용, 개간으로 인한 밀원식물 감소 등 인간활동으로 꿀벌의 면역력이 떨어지면서 기생충과 질병이 창궐한 탓이다.

아르헨티나의 한 연구에 따르면 2015년 전세계에서 목격된 야생꿀벌 종류는 1990년 대비 25% 감소했다. 2017년 유엔(UN)은 전세계 벌의 3분의 1이 '멸종위기'라고 발표했고, 유엔 생물다양성과학기구(IPBES)는 지금 속도대로 가면 꿀벌이 2035년에 멸종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하버드 공중보건대학교 새뮤얼 마이어스(Samuel Myers) 교수는 꿀벌이 사라지면 해마다 영양실조로 142만명이 사망할 것으로 내다봤다. 

따라서 '미국 부저병' 백신은 앞으로 꿀벌 개체수 회복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평가다. 캘리포니아주 양봉협회 이사 트레버 타우저(Trevor Tauzer)는 이번 백신 도입에 대해 "그동안 봉군 전체에 적용하기에 효용성도 떨어지고, 시간과 에너지를 잡아먹던 항생제 처리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에 양봉가들 입장에서 매우 고무적인 진전"이라며 "벌집 차원에서 예방이 가능하다면 값비싼 항생제를 사용할 필요도 없고, 질병관리 외에 꿀벌 건강을 유지하는 데 더 많은 여력을 쏟을 수 있다"고 밝혔다.

아네트 클라이저(Annette Kleiser) 달란 최고경영자(CEO)는 "세계적인 인구증가 추이와 기후위기를 볼 때 식량공급을 유지하기 위한 꿀벌의 꽃가루받이 기능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우리 백신이 꿀벌 보호의 '돌파구' 역할을 해서 전세계 식량생산에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국가녹색기술연구소 5대 소장에 '오대균 박사' 임명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부설 국가녹색기술연구소(NIGT) 제5대 소장으로 오대균 박사가 5일 임명됐다. 이에 따라 오 신임 소장은 오는 2029년 2월 4일까지

기초지자체 69% '얼치기' 탄소계획...벼락감축이거나 눈속임

전국 226개 기초지방자치단체 가운데 국가가 정한 2030년까지 온실가스 감축목표 40% 이상의 목표를 수립한 곳은 23곳에 불과했다. 이는 전체 기초지자체

스프링클러가 없었다...SPC 시화공장 화재로 또 '도마위'

화재가 발생한 건물에는 스프링클러가 없었다. 의무 설치대상이 아니었다. 옥내 설치된 소화전만으로 삽시간에 번지는 불길을 끄기는 역부족이었다.

"AI는 새로운 기후리스크...올해 글로벌 ESG경영의 화두"

AI 확산이 가져다주는 기후 리스크를 관리하는 것이 글로벌 ESG 경영의 새로운 과제로 등장했다. 국내에서는 상법 개정에 따른 기업 지배구조 개편이 중

현대제철 '탄소저감강판' 양산 돌입..."고로보다 탄소배출량 20% 저감"

현대제철이 기존 자사 고로 생산제품보다 탄소배출량을 20% 감축한 '탄소저감강판'을 본격 양산하기 시작했다고 3일 밝혔다.현대제철은 "그동안 축적한

LS 해외봉사단 '20주년'..."미래세대 위한 사회공헌 지속"

LS의 대표적인 글로벌 사회공헌활동인 'LS 대학생 해외봉사단'이 20주년을 맞은 지난해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각지의 초등학교에서 예체능 실습과 위생

기후/환경

+

기후변화에 '동계올림픽' 앞당겨지나...IOC, 1월 개최 검토

동계올림픽 개최 일정이 앞당겨질 전망이다. 기후변화로 기온이 오르고 동계스포츠에 필수인 적설량이 적어지는 탓이다.4일(현지시간) 카를 슈토스 국

에너지연, 1년만에 이산화탄소 포집 기술성능 19배 늘렸다

국내 연구진이 건식흡수제를 이용해 공기중 이산화탄소를 직접 포집하고 제거하는 기술의 성능을 19배 늘리는데 성공했다.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CCS연

하다하다 이제 석탄홍보까지...美행정부 '석탄 마스코트' 활용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석탄을 의인화한 마스코트까지 앞세워 화석연료 홍보에 적극 나서고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3일(현지시간) 가디언에

[영상]열흘 넘게 내린 눈 3m 넘었다...폭설에 갇혀버린 日

일본 서북부 지역에 열흘 넘게 폭설이 내리면서 30명이 사망하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4일 일본 기상청·소방청에 따르면 지난달 21일부터 이달

빈발하는 기후재난에...작년 전세계 재난채권 시장규모 45% '껑충'

지난해 재난채권(재해채권) 시장규모가 역대급으로 늘었다. 기후위기가 심화되는 가운데 보험사의 위험 이전 수요와 투자자의 분산 투자 욕구가 맞물

EU, 전세계 최초 '영구적 탄소제거' 인증기준 마련

유럽연합(EU)이 대기중에 남아있는 불필요한 이산화탄소를 완전히 제거하는 기술에 대해 인증기준을 전세계 처음으로 마련했다.EU집행위원회(European Com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