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송 제기한 남성 "속임수로 소비자에게 피해줬다"
코카콜라가 독성 화학물질이 함유된 심플리오렌지주스(Simply Orange Juice)를 천연식품이라고 속여 판매했다는 이유로 미국에서 집단소송을 당했다.
19일(현지시간) 외신들에 따르면 과거 '심플리오렌지주스'를 구입했던 뉴욕에 사는 한 남성이 코카콜라와 코카콜라의 자회사 심플리오렌지주스 주식회사를 상대로 허위 및 기만적인 광고를 게재한 책임을 물어 뉴욕 남부지방법원에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코카콜라의 심플리오렌지주스에서 검출된 독성 화학물질은 바로 과불화 화합물(PFAS)이다. PFAS 중에서도 위험성이 가장 큰 PFOA와 PFOS가 검출됐고, 이 함량이 미 환경보호청(EPA)이 규정한 식수 안전기준을 수 백배 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PFAS'는 물과 얼룩, 열에 잘 견디도록 만드는 데 사용되는 약 1만2000개의 합성화학물질로, 자연분해가 되지 않아 '영원한 화학물질'로도 불린다. 플라스틱 용기나 방수용 의류, 방수제품에 많이 사용되는 PFAS는 암, 태아 합병증, 간 질환, 신장질환, 자가면역질환 및 기타 심각한 건강문제를 유발한다.
PFOA·PFOS는 과거 미국에서 수십 년간 사용되다 대부분 단계적으로 금지됐지만 여전히 미국의 환경을 계속 오염시키고 있다. 지난해 EPA는 식수에 함유된 두 화합물에 노출될 경우 사실상 안전하지 않다고 경고한 바 있다.
소송을 제기한 남성은 성분에 대한 진실을 알았다면 제품을 구입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천연주스라고 홍보해서 PFAS같은 인공 화학물질이 없는 줄 알고 속아서 구입했다는 사실을 소장을 통해 밝혔다. 이 남성은 소장에서 코카콜라가 속임수로 자신뿐만 아니라 소비자 전체에게 피해를 줬기 때문에 집단소송을 제기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심플리주스를 만드는 코카콜라측이 건강에 민감한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수익을 올리기 위해 교묘하고 의도적으로 제품에 문구를 기재했다는 입장이다. '여과수'라고 하면 보통 소비자들은 부수적인 화학물질이나 불순물을 제거하기 위해 주의를 기울였다고 믿게 되는데 이런 문구를 제품에 버젓이 써놨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가 제3자를 통한 검사에서는 제품에서 PFAS가 검출됐다는 주장이다.
학계나 EPA의 실험에서는 PFAS 오염식품의 위험성이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더 높다는 연구가 나왔다. 그런데 문제는 미국에서 식품 내 PFAS 관련 규제가 없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식품의약국(FDA)은 비판을 받고 있다. 톰 넬트너 환경보호기금(Environmental Defense Fund) 화학정책책임자는 "FDA가 PFAS 규제마련을 미룰수록 이같은 소송이 증가할 것"이라고 일갈했다. 환경보호기금은 FDA가 PFAS 관련 조치를 강화하도록 압박하는 비영리단체다.
PFAS가 어떤 경로로 해당 제품에 함유됐는지는 불분명하지만 넬트너 책임자는 만약 화학물질을 의도적으로 제품에 첨가했을 경우 그 수치가 훨씬 더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업이 제품의 순수성을 내세워 마케팅한다면 그만큼 자사 제품에 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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