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물 산소가 줄고 있다...숨막혀 죽어가는 산호군락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3-03-17 17:31:16
  • -
  • +
  • 인쇄
산호 군락 84% 약∼중, 13%는 심각 단계
낮에는 광합성, 밤에는 '호흡'해 특히 부족

지구온난화로 바닷물 수온이 오르면서 세계 곳곳의 산호들이 저산소증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립 샌디에이고대학교(UCSD), 스크립스해양연구소(SIO) 등이 참여한 국제연구팀은 온난화로 수온이 오르는 까닭에 바닷속에 녹아있는 산소의 양이 줄어드는 '해양 탈산소화'가 진행되면서 일본과 하와이, 파나마 등 세계 12개 해역 32곳의 산호군락이 저산소증에 시달리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처럼 광범위한 해역의 산호를 대상으로 저산소증을 분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팀은 자동센서를 통해 수온과 염도, 수소이온농도(pH), 산소농도 등을 30분 단위로 측정해 분석했다.

저산소증은 1950년대에 물속의 산소농도가 1리터당 2㎎ 이하일 때로 규정하고 있으나, 연구팀은 이를 약(5㎎/L), 중약(4㎎/L), 중(3㎎/L), 심각(2 ㎎/L) 등 4단계로 세분화해 분석했다.

분석결과, 산호 군락의 84%가 약∼중 단계의 저산소증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3%는 하루 중 특정 시점에 심각단계까지 들어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소 농도는 이른 아침에 가장 낮고 오후에 가장 높다. 이는 산호가 밤에 산소를 흡수하고 이산화탄소를 내뿜는 호흡을 하고, 낮에는 광합성으로 산소를 생산하는 데서 비롯된 현상이다.

하지만 수온이 오르면서 바닷물이 저장할 수 있는 전체적인 산소가 줄어드는 가운데 밤이 되면 생물학적 산소 요구량이 늘어나 밤 시간대 저산소증을 악화할 수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논문 책임저자인 스크립스해양연구소의 안드레아스 안데르손 교수는 "당신의 몸이 해수면 고도에 익숙해 있는데 매일밤 해발 고도가 높아 산소가 부족한 로키산맥 어딘가에서 잠을 자야 한다고 상상해보라"면서 "이는 산호가 매일 밤과 이른 아침에 저산소증을 겪는 것과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래에 저산소증이 지속하는 기간과 강도가 악화하면 매일 밤 에베레스트산에서 자는 것과 같을 수도 있다"고 했다.

연구팀은 지구 기온이 계속 오르며 해양 열파가 더 잦고 심각해지면 저산소증 산호도 더 많이 관찰될 것이라고 했다.

기후모델에서 이용되는 4가지 시나리오 모두 2100년까지 산호의 저산소증이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는데 적게는 13∼42%, 극단적으로는 97∼287%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논문 제1저자인 '스미스소니언 해양 스테이션'의 해양과학자 아리엘 페즈너 박사는 "광범위한 협력을 통해 세계 바다 곳곳의 산호에 초점을 맞춘 산소 자료를 내놓았다는 점에서 유일무이한 연구 결과"라면서 "많은 산호초가 현재 조건에서도 이미 저산소증을 겪고 있다는 점이 놀랍다"고 했다.

이 연구결과는 16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네이처 기후변화'(Nature Climate Change)에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LG화학도 사업재편안 제출...석화업계 구조조정 밑그림 완성

LG화학이 정부가 정한 구조조정 제출시한을 열흘가량 남겨놓고 사업재편계획안을 제출했다. 이날 여천NCC와 롯데케미칼도 사업재편계획안을 제출한 것

KCC글라스, KCGS ESG 평가서 3년 연속 '통합A'

KCC글라스가 한국ESG기준원(이하 KCGS)이 발표한 '2025년 KCGS ESG 평가 및 등급'에서 3년 연속으로 통합A 등급을 받았다고 19일 밝혔다.국내 대표 ESG 평가기관

HL만도 "2035년까지 온실가스 63% 감축"…글로벌 이니셔티브 공식 승인

HL그룹 자동차 부문 계열사 HL만도는 글로벌 기후변화 대응 이니셔티브(SBTi)로부터 2035년까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공식 승인받았다고 19일 밝혔다. SBTi

HLB에너지, 자원순환시설 '그린에너지파크' 준공

HLB생명과학의 자회사 HLB에너지가 부산광역시 사하구에서 친환경 자원순환시설 '그린에너지파크' 준공식을 개최했다고 19일 밝혔다. 18일 열린 준공식

경기도 자원순환마을, 올해 폐기물 30.6톤 재활용

경기도는 올해 '자원순환마을' 18개를 운영해 폐기물 30.6톤을 재활용했다고 19일 밝혔다.자원순환마을은 주민 공동체의 주도로 마을 내 생활쓰레기 문

올해만 몇 번째야?...포스코이앤씨 또 사망사고에 ESG경영 '무색'

포스코이앤씨가 시공을 맡은 신안산선 복선전철 공사현장에서 또 사망사고가 발생했다.19일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1시 20분께 서울 여

기후/환경

+

"매일 사용하는데"…드라이기·에어프라이어 나노미세먼지 '뿜뿜'

드라이어, 토스트기, 에어프라이어 등 일상에서 많이 사용하는 가정용 가전제품에서 다량의 나노미세먼지(UFP)가 배출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충격을

쓰레기산으로 변하는 히말라야...네팔 '등반객 제한' 초강수

세계 최고봉인 에베레스트산을 비롯한 히말라야 산맥이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에 네팔은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고자 등반객 수를 제한하는 초

올해 AI가 내뿜은 온실가스 8000만톤..."뉴욕시 배출량과 맞먹어"

올해 인공지능(AI) 열풍으로 인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뉴욕시 전체 배출량과 맞먹는다는 주장이 나왔다.18일(현지시간) 데이터 분석업체 '디지코노미

27년간 청둥오리 20만마리 사라져...가마우지는 늘었다

국내 청둥오리가 27년에 걸쳐 20만마리 사라진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민물가마우지는 200여마리에서 무려 3만마리에 가깝게 폭증했다.국립생물자원관

무역센터에 '수열에너지' 도입...에어컨 7000대 대체효과

한국무역센터에 국내 최대 규모의 수열에너지가 도입된다.한국무역센터에 도입되는 수열에너지는 단일건물 기준 최대 규모인 7000RT(냉동톤)에 달한다.

[주말날씨] 토요일 또 '비소식'...비 그치면 기온 '뚝'

이번 주말에 또 비소식이다.일본 남쪽 해상에 자리한 고기압의 가장자리를 타고 온난한 남풍이 유입되면서 경남권부터 비가 내리겠다. 이 지역에서 19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