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는 광합성, 밤에는 '호흡'해 특히 부족
지구온난화로 바닷물 수온이 오르면서 세계 곳곳의 산호들이 저산소증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립 샌디에이고대학교(UCSD), 스크립스해양연구소(SIO) 등이 참여한 국제연구팀은 온난화로 수온이 오르는 까닭에 바닷속에 녹아있는 산소의 양이 줄어드는 '해양 탈산소화'가 진행되면서 일본과 하와이, 파나마 등 세계 12개 해역 32곳의 산호군락이 저산소증에 시달리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처럼 광범위한 해역의 산호를 대상으로 저산소증을 분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팀은 자동센서를 통해 수온과 염도, 수소이온농도(pH), 산소농도 등을 30분 단위로 측정해 분석했다.
저산소증은 1950년대에 물속의 산소농도가 1리터당 2㎎ 이하일 때로 규정하고 있으나, 연구팀은 이를 약(5㎎/L), 중약(4㎎/L), 중(3㎎/L), 심각(2 ㎎/L) 등 4단계로 세분화해 분석했다.
분석결과, 산호 군락의 84%가 약∼중 단계의 저산소증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3%는 하루 중 특정 시점에 심각단계까지 들어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소 농도는 이른 아침에 가장 낮고 오후에 가장 높다. 이는 산호가 밤에 산소를 흡수하고 이산화탄소를 내뿜는 호흡을 하고, 낮에는 광합성으로 산소를 생산하는 데서 비롯된 현상이다.
하지만 수온이 오르면서 바닷물이 저장할 수 있는 전체적인 산소가 줄어드는 가운데 밤이 되면 생물학적 산소 요구량이 늘어나 밤 시간대 저산소증을 악화할 수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논문 책임저자인 스크립스해양연구소의 안드레아스 안데르손 교수는 "당신의 몸이 해수면 고도에 익숙해 있는데 매일밤 해발 고도가 높아 산소가 부족한 로키산맥 어딘가에서 잠을 자야 한다고 상상해보라"면서 "이는 산호가 매일 밤과 이른 아침에 저산소증을 겪는 것과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래에 저산소증이 지속하는 기간과 강도가 악화하면 매일 밤 에베레스트산에서 자는 것과 같을 수도 있다"고 했다.
연구팀은 지구 기온이 계속 오르며 해양 열파가 더 잦고 심각해지면 저산소증 산호도 더 많이 관찰될 것이라고 했다.
기후모델에서 이용되는 4가지 시나리오 모두 2100년까지 산호의 저산소증이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는데 적게는 13∼42%, 극단적으로는 97∼287%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논문 제1저자인 '스미스소니언 해양 스테이션'의 해양과학자 아리엘 페즈너 박사는 "광범위한 협력을 통해 세계 바다 곳곳의 산호에 초점을 맞춘 산소 자료를 내놓았다는 점에서 유일무이한 연구 결과"라면서 "많은 산호초가 현재 조건에서도 이미 저산소증을 겪고 있다는 점이 놀랍다"고 했다.
이 연구결과는 16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네이처 기후변화'(Nature Climate Change)에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