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시간 화장실 갇혔던 30대...6m 떨어진 스마트폰 AI가 살렸다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3-04-12 09:40:14
  • -
  • +
  • 인쇄
▲A씨가 화장실을 탈출하기 위해 천장을 뜯어낸 흔적 (사진=연합뉴스)

한 30대 남성이 화장실 문이 잠겨 5시간이나 갇혀있다가 6m 떨어진 방에 놓여있던 스마트폰의 인공지능(AI) 덕분에 무사히 구조된 사건이 있었다.

12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서울의 한 반지하 원룸에 거주하는 A씨는 지난 5일 오후 7시쯤 귀가 후 씻기 위해 화장실로 들어갔다가 갑자기 문이 잠기는 바람에 꼼짝없이 갇혔다.

1㎡ 남짓한 화장실은 창문도 없었다. A씨는 화장실 문을 발로 차고 몸으로 부딪혀 열려고 했지만 아무 소용없었다. 그래서 A씨는 세면대 옆의 얇은 쇠 파이프를 떼어내 문짝 손잡이 옆을 3시간 이상 긁어대며 구멍을 내려 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고, 천장을 뜯어봤지만 콘크리트에 막혀 아무 소용없었다.
 
계속해서 살려달라는 괴성을 지르며 5시간 가까이 발버둥을 치다 체력이 고갈돼 자포자기 상태에 이르렀을 즈음, 방안의 책상 위에 놓아뒀던 스마트폰 AI가 떠올랐다. 

A씨는 오후 11시 42분쯤 스마트폰 AI에게 "하이 빅스비. 긴급전화"를 외쳤지만, 인식을 못 하는 듯해서 전남 목포에 거주중인 아버지와 어머니 전화번호를 불러주었더니 차례로 연결해주었다고 한다.

한밤중 아들 전화에 잠을 깬 A씨 부모는 아들이 전화기로 특별한 말을 하지 않은 채 "119∼ 119∼"만 계속 외쳐대자 큰일이 났음을 직감하고 경찰과 119구급대에 신고했다.

A씨는 전화가 끊기면 다시 AI를 불러 부모와 통화했고 "119∼ 119∼"를 반복했다. 당시 통화 녹음을 보면 A씨의 전화 목소리에선 생존을 위한 마지막 몸부림 같은 절박함이 느껴질 정도였다.

경찰과 소방서는 A씨 휴대전화 통화 신호로 위치추적에 들어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소방서는 A씨 부모와 6차례에 걸쳐 통화하는 등 긴박하게 움직였다.

다행히 강원도 횡성에 거주하던 A씨 여동생이 6일 오전 0시 5분 A씨 주소를 알려줬고, 경찰은 12분 뒤인 오전 0시 17분 A씨 집으로 찾아가 문을 여는 데 성공했다. 그냥 죽을 거 같다고 포기하던 A씨가 AI에 도움을 요청한지 30여분 만에 화장실 탈출에 성공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신규 원전건설 백지화 시사한 환경장관 "탈원전은 아냐"

곧 출범할 기후에너지환경부를 이끌 김성환 환경부 장관이 새로운 원전을 짓는 데 대해 국민 공론화를 통한 재논의 필요성을 제기하며 신규 원전을 추

"비용부담 커진다"vs"무상할당 안돼"...4차 배출권 할당계획 '대립각'

정부가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적용할 '제4차 국가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할당계획안'을 놓고 산업계와 시민단체들이 큰 의견차를 보이고 있다. 산업계

경기도주식회사, 탄소중립 실천 위한 '친환경 협업 기업' 모집

탄소중립 실천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경기도주식회사가 오는 10월 3일까지 '2025년 2차 기후행동 기회소득 사업 플랫폼 구축 및 운영' 협업 기업을 모

"철강·석유화학 배출권 유상할당 높여라...국제추세 역행하는 것"

환경부가 철강과 석유화학 등 탄소다배출 업종에 대한 4차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무상할당 비율을 종전대로 100%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자, 시민단

배출권 유상할당 20% 상향...상의 "기업 비용부담 커질 것" 우려

환경부가 2026년~2030년까지 기업들의 탄소배출권 '유상할당 비중'을 현행 10%에서 15%로 올리는 '제4차 배출권거래제 할당계획'에 대해 산업계가 비용부담

한은 "극한기후가 물가상승 야기…기후대응 없으면 상승률 2배"

폭우나 폭염과 같은 극한기후고 소비자물가에 단기적인 악영향을 끼칠 뿐만 아니라 1년 넘게 인플레이션을 유발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기후변화

기후/환경

+

강릉에 '반가운 비'...폭우 쏟아졌지만 가뭄 해갈 역부족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는 강릉에 '단비'가 내렸다. 아직 가뭄이 해갈될 정도는 아니지만 간밤에 내린 비 덕분에 강릉 시민들의 식수원인 오봉저수지의

[주말날씨] 전국 이틀간 '세찬 비'...강릉에도 '가뭄에 단비'

이번 주말에는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는 강릉에 많은 비가 내린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이번 비는 중국에서 형성된 비구름대가 우리나라로 진입하면서

"환경장관 약속 못믿어"...세종보 천막농성 철회 안한다

4대강 보 철거를 요구하며 금강 세종보에서 500일간 농성했던 환경단체들이 농성을 중단하기로 했다가 이를 철회했다.11일 김성환 환경부 장관이 직접

화석연료 기업들 내뿜는 탄소...치명적인 폭염을 낳았다

엑손모빌 등 석유 대기업들의 탄소배출량이 2000년 이후 전세계에서 발생했던 수십건의 폭염과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있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밝혀졌다

강릉 식수원 고갈 일보직전 '비소식'...이틀간 20~60㎜ 내린다

강릉 시민들의 식수원으로 쓰이는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이 11일 오전 8시 기준 11.8%까지 낮아진 가운데 토요일인 13일 동해안에 비가 내린다는 소식이다.

1.5℃ 임계점 넘었나?...전세계 산호 84% 하얗게 변했다

전세계 바다의 산호초 84%가 해양폭염으로 백화 현상을 겪는 등 최근 해양생태계가 전례없는 위기를 맞고 있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이 지난 2일 발표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