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기후협약은 실패했다"...온실가스 더 늘어나 기후변화 부채질

이준성 기자 / 기사승인 : 2023-05-02 16:10:17
  • -
  • +
  • 인쇄
온실가스 배출량, 파리협약 이후 20%나 증가
전 대륙에 걸쳐 기후변화 손실과 피해가 심각


현재 지구표면의 평균온도가 산업화 이전인 1850~1900년보다 1.15°C 높아진 것으로 나타나면서 세계기상기구(WMO)는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약은 실패했다"고 선언했다. 

세계기상기구(WMO)는 이같은 내용이 담긴 '2022 WMO 지구기후현황' 보고서를 지난달 30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발표하면서 파리기후변화협약에 대해 이같이 진단했다. 이 보고서는 지난달 21일 발간된 연례보고서로, 기후지표를 비롯해 기후영향 등에 대해 상세하게 다루고 있다.

지구가 견딜 수 있는 임계온도는 1.5°C. 전세계 정상들은 지난 2015년 파리에 모여 2050년까지 지구온도가 1.5°C까지 상승하지 않도록 억제하자는데 기후변화협약에 합의했다. 하지만 1.5°C까지는 불과 0.35°C밖에 남지 않았고 지구온난화는 예상보다 더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파리협약의 전면 수정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5~2022년 최근 3년동안 '라니냐' 현상으로 냉각 효과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가장 더웠던 8년으로 기록됐다. WMO는 "지난 3년동안 지구 온도를 낮춰주는 '라니냐'가 없었다면 기후위기는 더 심화됐을 것"이라며 "2015 파리협약은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WMO는 이같은 원인을 온실가스가 급증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지난 2020~2021년 이산화탄소와 메탄 및 아산화질소 등 주요 온실가스는 2011~2015년에 비해 약 20% 증가했다. 

이는 빙하 붕괴속도를 가속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남극 해빙은 2022년 2월 25일 사상 최저치인 192만 제곱킬로미터(km2)로 떨어졌다. 이는 2020년까지 지난 30년동안의 평균 면적보다 100만 km2 줄어든 수치다. 남은 빙하도 점점 더 얇아지고 있다. 남극 빙하의 경우 2021년 10월~2022년 10월 사이에 두께가 1.3m 이상 얇아졌으며, 1970년 이후 누적 두께 손실은 거의 30m에 이른다.

이 때문에 해수면은 전례없이 상승했다. 해수면은 2013부터 2022까지 연간 4.62mm 상승했는데 이는 관측이 실시된 1993년부터 2002년까지 2.27mm 상승한 것보다 2배 높은 수치다. 또 해양 표면의 58%가 한 번 이상의 '해양 열파'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양 열파는 장기간 해수 온도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는 현상이다.

페테리 탈라스(Petteri Tallas) WMO 사무총장은 "이번 WMO 연례보고서는 기후변화가 산봉우리에서 심해까지 어떤 영향을 주고 어떻게 그 범위를 확대하고 있는지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그는 "가뭄, 홍수, 폭염은 모든 대륙의 지역 사회에 영향을 미쳤으며 이로 인해 수십억달러의 비용이 들었다"며 "이상기후 및 날씨 관련 사건으로 기후난민이 대거 발생했고 2023년에 이미 9500만명에 달하는 사람이 피해를 입었다"고 말했다. 일례로 WMO는 "유럽에서 이상 폭염으로 1만5000명 이상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환경단체들은 "기후위기가 계속 심각해지는 와중에도 선진국들이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한 노력은 지지부진하다"고 비판했다. WMO 또한 "산업 선진국들이 그들의 책임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며 환경단체의 손을 들어주었다. 국제기후행동네트워크(Climate Action Network International)의 하르짓 싱(Harjeet Singh) 글로벌 정치 전략 책임자는 "파리협약이 기후위기의 주범인 화석연료를 공평하게 단계적으로 폐지하지 못한 것이 분명하다"며 "파리협약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António Guterres) 국제연합(UN) 사무총장은 이번 보고서에 대해 "우리는 지구 온도 상승을 1.5°C로 제한하기 위해 더 깊고 더 빠른 배출량 감축과 함께 가속화된 기후 조치가 필요하다"며 "특히 취약한 국가와 지역 사회를 위한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탈라스 사무총장 또한 "유엔 주도의 협력이 기후위기로 발생한 경제적 손실과 인도주의적 피해를 예방하는 것에 효과적이다"고 말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BP, 기후전환 실패에 '주주 반발'...주주 24.3%가 회장 연임 반대

BP의 친환경 전환 전략이 실패하면서 투자자들의 반발에 직면했다.가디언, CNBC 등 외신들은 17일(현지시간) 열린 BP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의 약 4분의 1

포스코 '그린워싱'으로 공정위 제재...허위·과장 광고

객관적인 근거없이 철강 자재를 '친환경 제품'이라고 홍보하는 등 '그린워싱'(Greenwashing·위장 환경주의)'을 한 포스코가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동물성 식재료 쏙 뺐더니...탄소배출 확 줄어든 '지속가능한 한끼'

지속가능한 식단을 직접 먹어보면서 알아보는 특별한 토크콘서트가 서울 성수동 헤이그라운드 성수시작점에서 열렸다. 기후솔루션 주최로 16일 오후

가나초콜릿에 '지속가능한 카카오' 사용한다

가나초콜릿에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재배된 카카오가 사용된다.롯데웰푸드는 대표 제품인 가나초콜릿에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재배된 가나산 카카오

셀트리온, 글로벌 ESG평가 생명공학 부문 상위 5%에 선정

셀트리온은 글로벌 신용평가기관 S&P글로벌이 주관하는 '기업지속가능성평가'(Corporate Sustainability Assessment, 이하 CSA) 생명공학 부문에서 국내 바이오

[최남수의 ESG풍향계] 논란의 DEI '한국은 낙제점'

최근 ESG 이슈 중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 중의 하나는 DEI(다양성, 형평성, 포용성)이다. 직장에서 성별, 인종 등 기준에 따른 차별을 없애자는 내용

기후/환경

+

한여름엔 어쩌라고?...4월 중순인데 벌써 49℃ '살인폭염'

몬순 우기를 앞둔 인도와 파키스탄이 벌써부터 살인폭염에 시달리고 있다.보통 5~6월에 폭염이 절정에 이르는 시기인데 이 지역은 4월에 벌써부터 연일

전세계 농경지 15% '중금속 범벅'...14억명이 위험지역 거주

전세계 농경지의 약 15%가 중금속에 오염돼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중금속 위험지역에 거주하는 인구는 약 14억명에 달할 것이라는 추정이다.17일(현지

[영상] 홍수로 물바다 됐는데...'나홀로' 멀쩡한 집

미국의 한 마을 전체가 홍수로 물에 잠겼는데 나홀로 멀쩡한 집 한채가 화제다. 이 집은 마치 호수에 떠있는 듯했다.미국 남부와 중서부 지역에 지난 2

끝없이 떠밀려오는 '미역 더미'...제주 해수욕장 '날벼락'

제주시 유명 해수욕장인 이호해수욕장이 미역 쓰나미가 덮쳤다.최근 이호해수욕장 해변으로 엄청난 양의 미역더미가 떠밀려오면서 이를 치우는데 고

콜드플레이, 내한공연서 '생수병 반입금지'..."당황했지만 오히려 좋아"

8년만에 국내에서 열린 영국 4인조 록밴드 콜드플레이 내한공연에 일회용 플라스틱 생수병 반입이 금지돼 화제다. 콜드플레이는 지난 16일부터 오는 25

산림청, 경북 산불피해 4.5만여ha라더니...9만ha 넘게 '잿더미'

의성에서 시작돼 인근 지역까지 번진 경북 산불로 인한 산림 피해가 9만헥타르(㏊)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당초 산림청이 추산한 피해규모의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