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소비자원-공정위 '소비자 피해주의보' 발령
여름휴가를 해외로 갈 계획이었던 직장인 A씨는 여행사를 통해 항공권을 예매했다. 그런데 갑자기 사정에 생겨 급히 여행사 홈페이지를 통해 항공권 취소를 요청했다. 하지만 이날은 토요일이어서 항공권이 취소되지 않았다. 여행사가 공휴일 업무처리를 하지 않는 탓에 A씨의 항공권은 월요일에 취소됐다. 이 때문에 A씨는 수수료없이 취소 가능한 24시간을 넘기는 바람에 항공사 취소수수료를 물어야 했다.
지난해 1월부터 올 6월까지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항공권 피해구제 신청 1960건 가운데 67.7%가 이처럼 여행사를 통해 구매한 항공권 피해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이후 해외여행 수요가 급증하면서 이같은 피해는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173.4% 증가했다. 이에 한국소비자원과 공정거래위원회는 온라인으로 항공권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며 '소비자 피해주의보'를 2일 발령했다.
온라인에서 여행사를 통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항공권을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여행사를 통해 구매하면 항공권을 취소할 때 불리할 수 있다.
동일한 여정의 항공권이라도 항공사 직접구매인지 여행사를 통한 구매인지에 따라 정보제공 정도와 취소시 환급조건 등 계약조건이 다를 수 있으며, 특히 취소수수료에서 차이가 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즉 여행사를 통했으면 취소할 때 항공사 취소수수료와 여행사 취소수수료가 함께 부과된다.
항공사 취소수수료는 일정조건에 따라 출발일까지 남은 일수에 따라 차등 계산되고 여행사 취소수수료는 취소 시점과 무관하게 정액으로 부과된다. 이러한 환급 규정을 미리 인지하지 못해 예상하지 못한 손해가 발생하기도 한다.
주말, 공휴일 등 영업시간 이외에, 대부분 여행사가 실시간 발권은 하면서 즉시 취소처리는 하지 못하는 문제점도 있다. 통상 항공사는 예매 후 24시간 이내에는 취소수수료 없이 환불처리하지만, 여행사는 영업시간 외(평일 9~17시 이후, 주말‧공휴일)에는 발권취소가 불가능해 항공사 취소수수료가 부과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항공사의 사정으로 운항 일정이 변경되거나 결항했음에도, 구매처인 여행사에서 소비자에게 관련 정보를 신속하게 안내하지 않아 피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또 변경된 운항 정보의 고지 책임 주체가 명확하지 않아 항공사와 여행사 간 책임 떠넘기기로 소비자가 직접 수수료를 지급하고 일정을 변경하거나 취소해야 하는 피해 사례도 있었다.
가격만 보고 영세한 해외 온라인 여행사에서 구매하는 경우, 항공권 정보제공이 미흡하고 피해구제도 어려운 경우가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해외 온라인 여행사의 경우, 변경·취소·환급 관련 주요 정보를 항공사를 통해 직접 확인하도록 안내하거나, 항공권 예약등급과 세부 가격 정보 등이 확인하기 어렵게 되어있는 등 정보제공이 부족한 사례가 많았다.
또한, 사업자 일부는 항공권 환급 시 포인트로 지급하거나, 항공사 사정에 의한 항공권을 취소하는 경우에도 수수료를 부과하는 등 소비자에게 불리한 약관의 상품을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소비자원은 피해 다발 해외 온라인 여행사들에게 자율 개선을 지속적으로 권고하고 있으나, 일부 영세한 해외온라인 여행사의 경우, 연락조차 되지 않는 등 해결이 쉽지 않아 구매에 주의가 필요하다.
소비자원은 항공권 관련 소비자피해 예방을 위해 △구매전 취소·환급 규정 등 관련 약관을 자세히 확인할 것 △가급적이면 여행 일정 확정 후 항공권을 구매할 것 △운항 정보 변경이 발생할 수 있으니 항공권 구매 시 등록한 메일을 수시로 확인할 것을 당부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