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안생태계 해수면 상승에 '익사' 직면..."2℃ 오르면 99% 소멸"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3-09-04 14:20:55
  • -
  • +
  • 인쇄
2℃ 오르면 해수면 7~8mm 상승
맹그로브·산호 적응속도보다 빨라

지구 평균기온이 2℃ 오르면 맹그로브나 산호 등 연안생태계가 해수면 상승 속도에 적응하지 못해 99%가 파괴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호주 맥쿼리대학교 닐 세인틸란 교수 주도 다국적 연구팀은 연평균 해수면 상승 속도가 7~8mm에 이르면 맹그로브숲, 염습지, 산호섬 등 연안생태계가 버티지 못하고 사라져버린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산업화 대비 지구 평균기온이 1.2℃ 오른 현재 해수면 상승속도는 2~4mm 수준으로, 기온 상승폭이 2℃일 경우 해수면은 매년 7~8mm 오르게 된다.

연구팀은 맹그로브숲 190곳, 염습지 477곳, 산호섬 872곳 등 전세계 1500개가 넘는 연안생태계를 조사했다. 1만여년 전 지구의 마지막 빙하기부터 지금까지의 지질학적 기록을 토대로 해수명 상승에 연안생태계가 어떻게 반응했는지, 위성사진을 통해 염습지와 산호섬이 해수면 상승에 따라 어떻게 변화해왔는지 등을 분석했다.

그 결과, 예외적으로 해수면 상승 속도가 전세계 평균보다 빠른 지역에서 적응하는 일부 사례가 있었지만, 기온이 1.5℃ 오르면 열대 산호섬의 75%와 맹그로브숲 81%, 2℃ 오르면 모두 99% 소실될 것으로 예측됐다.

맹그로브숲의 경우 해수면이 상승하면 깊게 뿌리내려 퇴적물을 고정시킬 틈도 없이 서식지 지반이 무너져내려 점차 내륙으로 내몰리게 된다. 하지만 결국 계속 내륙으로 들어오다 보면 제방, 부두, 도로, 건축물 등에 가로막혀 살 공간이 남아나지 않게 된다. 섬 인근 연안에 서식하는 산호들은 깊게 잠길수록 물의 무게에 짓눌려 성장이 저해된다.

연안생태계는 이산화탄소 흡수원인 '블루카본'으로 꼽힌다. 맹그로브숲의 탄소흡수량은 육상 산림의 5배, 바닷속에서 꽃을 피우는 해초류인 잘피의 탄소흡수량은 육상 산림의 30배에 달한다. 따라서 기후위기로 인한 해수면 상승으로 연안생태계가 파괴될수록 기후위기를 부추기면서 연안생태계 파괴가 가속을 받는 악순환이 일어나게 된다.

연구팀은 "연안생태계를 보호하는 것만으로 기후위기 대응에 큰 도움이 된다"며 "각국 정부가 연안이 점차 후퇴하는 경로를 파악해 연안 개발을 제한하고, 연안생태계 보호를 위한 중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논문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 온라인으로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환경규제 강한 국가일수록 친환경 제품 생산지로 각광...이유는?

친환경 제품을 제조하는 기업들이 환경규제가 강한 국가로 생산거점을 옮기는 '녹색 피난처'(green haven) 전략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한국과학기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 무늬만 친환경?...탄소배출량이 내연기관차급

저탄소 친환경 자동차로 규정되고 있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자동차(PHEV)가 실제로는 휘발유 내연기관 자동차와 맞먹는 탄소를 배출하고 있는 것

KT 불법 기지국 4개→20개로...소액결제 피해자 더 늘었다

KT가 자사 통신망에 접속해 가입자 불법결제에 이용한 불법 초소형기지국(펨토셀)이 20개였던 것으로 전수조사 결과 드러났다. 당초 알려진 바로는 불

현대차, 인니에 플라스틱 자원순환시설 개소...수거부터 교육까지

현대자동차가 지속가능한 자원순환 생태계 조성 일환으로 인도네시아에 지역주민 주도형 플라스틱 자원순환시설을 개소했다. 16일(현지시간) 인도네

삼성전자-삼성물산, 혈액으로 암 조기진단 美기업에 1.1억불 투자

삼성물산과 삼성전자가 증상이 없는 사람의 혈액 채취만으로 암을 조기 진단하는 미국 생명공학 기업 '그레일(Grail)'에 16일(현지시간) 1억1000만달러를

[현장&] "아름다운가게 지역매장은 왜 소비쿠폰 안돼요?"

계절이 바뀔 때마다 옷정리를 한다. 여름내내 입었던 옷들을 옷장에서 꺼내 상자에 집어넣고, 상자에 있던 가을겨울 옷들을 꺼내서 옷장에 하나씩 정

기후/환경

+

"70억달러 태양광 보조금 내놔!"...美 22개주 연방정부 대상 소송

트럼프 행정부가 70억달러 규모의 태양광발전 보조금 지급을 중단하자, 미국 22개 주에서 이를 막기 위한 소송을 제기했다.16일(현지시간) 롭 본타 미국

환경규제 강한 국가일수록 친환경 제품 생산지로 각광...이유는?

친환경 제품을 제조하는 기업들이 환경규제가 강한 국가로 생산거점을 옮기는 '녹색 피난처'(green haven) 전략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한국과학기

탄소감축과 자연회복 동시 추진...UNEP, 개도국에 1억불 투입

유엔환경계획(UNEP)이 개발도상국의 기후변화 대응과 생물다양성 보전을 동시에 추진하기 위한 1억달러 규모의 국제 프로그램을 출범했다.16일(현지시

[주말날씨] 비온 후 '쌀쌀'...서울 기온 5℃까지 '뚝'

이번 주말에 또 비소식이다. 이 비가 그치고 나면 기온이 뚝 떨어지면서 추워지니 건강에 유의해야 한다.비는 17일 저녁 서쪽부터 내리기 시작해 밤사

기후변화에 위력 커진 태풍...알래스카 마을 휩쓸었다

미국 알래스카 해안이 태풍 할롱에 초토화됐다. 폭풍으로 1명이 사망하고 2명이 실종됐으며 1500명 이상의 마을 주민이 이재민이 됐다.15일(현지시간) 알

올여름 52년만에 제일 더웠다...온열질환자 20% '껑충'

1973년 이후 가장 더웠던 올여름 온열질환자 수가 작년 대비 약 20% 증가했다. 2018년 이후 두 번째로 많은 수준이다. 질병관리청은 지난 5월 15일부터 9월 2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