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같은 고수온 현상 앞으로 빈번해질 것"
올여름 동해에 상어가 자꾸 나타나고 3600만마리가 넘는 양식생물들이 집단폐사하는 피해가 극심했던 이유는 한반도 바다 수온이 관측사상 가장 높았기 때문으로 밝혀졌다. 동해 수온은 무려 2℃ 이상 치솟는 등 바닷물 수온 상승폭도 전세계 평균보다 3배 높을 정도로 급상승했다.
2일 해양수산부 국립수산과학원은 지난 8월 하순부터 9월 초순까지 한반도 주변 해역의 수온 정보를 분석한 결과 26.0℃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1997~2022년까지 26년간 같은 기간의 평균수온 24.4℃에 비해 무려 1.6℃나 높은 것이다.
해역별로는 남해가 27.9℃로 가장 높았고, 동해 25.8℃, 서해 25.4℃ 순이었다. 평년에 비해 수온이 가장 상승한 곳은 동해로, 예년보다 2℃ 이상 높아졌다. 남해와 서해의 상승폭은 약 1℃ 이상으로, 동해보다 낮았다.
이처럼 동해의 수온 상승폭이 특히 높았졌던 이유는 북태평양 고기압 확장에 따른 폭염이 9월까지 지속적으로 한반도 주변 해역에 영향을 주는 등 대기로부터 열공급이 이례적으로 높았던 때문으로 수산과학원은 추정했다.
장마가 늦게 종료됨에 따라 올여름 고수온 특보는 전년보다 3주 이상 늦게 발령됐고, 8월 중순 태풍 '카눈' 통과 이후부터 9월까지 이례적인 폭염이 이어졌다. 실제 수온 관측자료를 분석한 결과, 8월 하순부터 9월까지 평년대비 매우 높은 수온이 남해 연안을 중심으로 나타나면서 완도 주변 연안은 평년대비 2∼4℃ 높은 수온이 유지됐다.
이로 인해 남해안을 중심으로 9월 하순까지 고수온 특보가 유지돼 고수온 특보 발령 기준이 마련된 2017년 이후 올해가 가장 늦게까지 유지된 해로 기록됐다.
늦게까지 유지된 고수온으로 인해 올해 양식생물의 피해는 3622만1000여마리로, 2018년 6390만9000여마리가 폐사한 이후 2번째로 규모가 큰 것으로 집계됐다. 양식생물의 폐사는 8월 하순에서 9월 초순까지 집중적으로 나타나 경남해역 피해 어가의 올여름 총 신고건수 264건 가운데 74%인 196건이 이 시기에 이뤄졌다.
올해는 근대 기상관측이 시작된 이후 전 지구적으로 가장 더웠던 해로 관측된다. 올해 4월 이후 9월까지 전 지구 평균기온은 과거 기록된 관측치를 매월 경신했고, 이에 따라 지구촌 곳곳에서 폭염, 홍수 등 이상기후에 의한 재난·재해가 발생하고 있다.
전 지구적으로 기온만 높은 것이 아니라 관측 역사상 전세계 평균 해수온도 역시 올해 여름철이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유럽중기예보센터(ECMWF)는 지난 7월 전 지구 평균 해수온도가 평년 대비 0.51℃ 높았다고 보고한 바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올여름 수온 상승폭은 전 지구 평균 상승폭에 비하여 3배 이상 높아 우리나라 해역에 더욱 강력한 고수온 현상이 발생했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는 해양온난화 영향으로 향후 해양열파(과거 수온 관측기록의 상위 90% 이상에 해당하는 수온이 5일 이상 지속되는 현상)과 같은 극한기후현상이 더욱 높은 강도와 빈도로 발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여름철 최고 기온의 상승으로 최근 30년(1991~2020년) 대비 최근 10년의 폭염일수가 2.8일 증가하는 등 이상기후 빈도가 증가하고 있어 한반도 주변 해역에서도 여름철을 중심으로 이례적인 고수온 현상 발생빈도와 강도 또한 향후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동식 국립수산과학원장은 "올여름과 같은 우리나라 해역의 이례적인 고수온 현상이 앞으로 더욱 빈번하고 강력하게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며 "기후변화 감시, 전망, 평가 기술의 고도화와 함께 고수온 대응 양식품종 및 양식기술 등 기후변화 적응 기술 개발에 더욱 집중해 수산업 피해 저감과 생태계 보전 등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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