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에 서식하는 맹금류 42종의 약 90%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인간에게도 큰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4일(현지시간) 필 쇼 영국 세인트앤드루스대학 박사가 이끈 연구팀은 1969~1995년과 2000~2020년 아프리카 전역에서 수집된 도로 측량 데이터에 기반해 맹금류 42종의 조우율(100km당 기록된 개체수)을 조사한 결과, 아프리카 맹금류 42종의 약 90%가 감소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조사대상 맹금류의 3분의 2는 전세계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라고도 밝혔다.
연구에 따르면 지난 40년간 아프리카 대륙에서 흰점배무늬수리, 달마수리, 검은울음참매(Dark chanting goshawk) 등 열대맹금류가 사라졌다. 많은 야생지가 농경지로 바뀌면서 맹금류가 여러 아프리카 국가에서 국지적으로 멸종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맹금류가 가장 많이 감소한 지역은 서부 아프리카다. 이유는 농경지가 확대되면서 보호구역이 줄어든 때문으로 지목됐다.
맹금류는 설치류, 새, 뱀을 비롯해 자칼과 영양까지 사냥하는 아프리카 최상위 포식자다. 연구진은 "최상위 포식자 맹금의 멸종이 인간에게 의도치 않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1990년대초 인도독수리가 감소하자 인간의 광견병 발병률이 증가한 사례를 들었다.
연구를 주도한 필 쇼 박사는 "독수리들은 사체를 없애 질병 확산을 막고 생태계를 유지한다"며 "인도에서 이들 개체수가 감소하자 주택가의 들개 수가 증가하면서 광견병이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맹금류들은 서식지가 파괴되면서 보호구역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 연구진은 보호구역을 늘리면 많은 맹금류의 개체 감소 속도를 늦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쇼 박사는 "맹금류 42종 중 40%가 보호구역 내 멸종위기종으로 분류될 수 있을 만큼 감소했다"며 "이들은 더이상 도망갈 곳이 없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자연생태와 진화'(Nature Ecology and Evolution)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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