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출현 이후 구글은 물소비 22%, MS는 34%↑
전세계적으로 인공지능(AI) 기술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2027년에 이르면 AI로 인해 취수량이 42억~66억 입방미터(㎥)가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AI가 '전기먹는 하마'뿐 아니라 '물먹는 하마'라는 것이다.
미국 캘리포니아 리버사이드대학교(University of California Riverside, UCR) 연구진은 이같은 내용이 담긴 연구논문을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발표했다. 42억~66억에 달하는 취수량은 영국의 연간 물소비량의 절반에 해당한다. 연구진들은 "담수는 점점 부족해지고 가뭄은 장기화되고, 공공 수자원 인프라는 빠르게 노후화되고 있는데 AI가 등장하면서 물소비는 더욱 늘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물 소비는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빅테크 기업들이 생성형AI를 사용하는 제품을 경쟁적으로 출시하면서 더욱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챗GPT(ChatGPT) 등 생성형 AI는 방대한 양의 텍스트, 숫자 및 기타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데, 이를 작동하려면 방대한 양의 서버가 필요하다. 그런데 서버를 구동하려면 냉각수 장치가 필수적이다. 연구진은 "냉각 과정에서 일부는 재사용할 수 있지만 일부는 증발하고 만다"고 밝혔다.
구글은 데이터센터 물 사용량이 약 22% 늘었고, MS는 34% 늘었다. 특히 챗GPT 서버를 구동하는 데이터센터는 이 센터가 위치한 미국 아이오와주 웨스트 디모인시 수자원의 6%를 소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샤오레이 렌(XiaoLei Ren) UCR 교수는 "챗GPT에 10~50개 응답을 요청하는 것은 배치 시간과 장소에 따라 500ml 생수 1병을 마시는 것과 같다"며 "최신모델인 GPT-4는 더 많은 매개변수가 있고 더 많은 전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더 많은 물을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에 챗GPT 개발사인 오픈AI는 "대규모 모델을 훈련하는데 많은 시간이 소요될 수 있으며, 우리는 효율성을 개선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며 이같은 지적을 부정하지 않았다. 다만 이 회사는 "대규모 언어모델이 기후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MS는 "데이터센터에서 사용하는 전기와 물은 전세계 공급의 극소수를 차지한다"며 "AI 성장이 탄소중립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여러 요인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데이터센터 물 사용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자 빅테크 기업은 "2030년까지 소비하는 것보다 더 많은 물을 다시 넣는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누수 관개 인프라를 개선하거나 습지시스템을 복원하는 작업에 자금을 지원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많은 환경전문가들은 "이같은 조치는 실효성과 실제 시행여부가 불투명하다"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케이트 크로포드(Kate Crawford) UCR 교수는 "이 문제에 대한 더 나은 투명성과 더 많은 보고 없이는 AI 모델의 실제 환경영향을 추적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며 "지구의 많은 지역에서 깊고 장기적인 가뭄이 발생하고 있고 신선한 식수가 이미 부족한 자원인 상황이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구가 이미 기후 위기에 직면해 있는 상황에서 실제 영향을 알지 못한 채 무작정 AI 도구를 사용하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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