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년간 개인항공기 운항이 급증하면서 이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량이 50%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7일(현지시간) 스테판 괴슬링 스웨덴 린네우스대학 교수가 이끈 연구팀은 2019년~2023년까지 전세계 2만5000대 이상의 개인항공기가 운항한 약 1900만건의 항공편을 추적해보니, 운항의 약 절반이 500km 정도 이동하는 것이었고 심지어 90만건은 50km 이동하는데 사용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자동차로 충분히 갈 수 있는 거리를 마치 택시처럼 개인항공기를 사용한 것이다.
개인항공기 대수는 2019년에서 2023년 사이에 28% 증가했고 비행거리는 53% 늘었다. 대부분은 여가와 휴가 목적으로 사용됐다. 이용시간은 주말에 집중됐고 도착지는 스페인의 이비자와 프랑스의 니스 등 여름철 햇볕이 잘드는 지역이 많았다. 2022년 카타르에서 열린 FIFA 월드컵에는 1800건 이상의 개인항공기가 집결됐다.
전세계 인구의 0.003%만이 이용하는 개인항공기는 탄소배출량이 가장 많은 교통수단이다. 연구에 따르면 대형 개인항공기의 승객이 1시간동안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는 평균 1명이 1년간 배출하는 온실가스의 양보다 많다.
2023년 개인항공기의 총 배출량은 1500만톤이 넘었다. 탄자니아 인구 6000만명이 배출한 것보다 많은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2033년까지 개인항공기 8500대가 추가로 운항될 예정이어서 탄소배출량은 더 증가할 전망이다.
개인항공기 운항의 69%는 미국이 차지했다. 캐나다, 영국, 호주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영국에서는 개인항공기가 6분마다 이륙한다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브라질, 중동, 카리브해에서도 개인항공기가 많이 이용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2023년 일부 마이스(MICE) 관련 이동 건을 조사한 결과 스위스 다보스세계경제포럼으로 인해 개인항공기 운항이 660편 늘었고, 두바이에서 열리는 COP28 기후정상회담로 인해 291편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업계에 따르면 개인항공기 사용자는 약 25만명으로 구성된 '초고액 순자산가'로, 평균 재산은 1억2300만달러다. 개인항공기 이용이 많은 대표적인 유명인으로는 테일러 스위프트, 드레이크,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 스티븐 스필버그, 오프라 윈프리 등이 있다.
이 연구는 모든 비행기에서 트랜스폰더가 1분에 한 번씩 보내는 신호를 기록해 위치와 고도를 기록하는 ADS-B 전환플랫폼에서 데이터를 가져왔다. 그 다음 제조업체에서 비즈니스용 제트기로 판매하는 72개의 비행기 모델에 대해 1.8테라바이트에 달하는 이 방대한 데이터 세트를 필터링했다. 여기서 소형비행기와 지상주행으로 인한 배출량은 포함되지 않아 배출량 수치는 과소평가됐을 가능성이 높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배출량 측면에서 부유층과 빈곤층 간 세계적 불평등을 부각했다며 부유층의 배출량을 해결하는 것이 지구온난화를 종식시키는 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괴슬링 교수는 "부유층은 인구의 아주 작은 비중을 차지하지만 배출량을 매우 엄청난 규모로 빠르게 늘리고 있다"며 "현재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전세계 배출량의 증가는 이들로부터 오고 있다"고 말했다.
더욱이 미국 개인항공기 사용자들은 개인정보를 보호하고자 'ICAO주소'를 사용하는 비중이 늘고 있어 향후 비행기 추적이 훨씬 더 어려워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우려했다.
괴슬링 교수는 개인항공기 이용객들이 탄소배출량 톤당 약 200유로 가량의 기후비용을 지불해야 하며 현재 매우 낮은 수준의 개인항공기 착륙료를 5000유로 정도로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후단체 '포시블'(Possible)의 알레시아 워링턴 항공담당자는 "소수의 초부유층이 사용하는 전용 항공기는 기후예산을 무상으로 낭비하고 있으며, 그 결과 기후위기의 영향이 확대되는 가운데서도 배출량이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워링턴 항공담당자는 "정부가 행동에 나서야 할 때"라며 "개인항공기에 막대한 세금을 부과해 전면 금지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커뮤니케이션 앤 인바이어런먼트'(Communications Earth & Environment)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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