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발생한 산불이 12일째 완전히 꺼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이번 산불이 최근 40년 이래 캘리포니아주 최악의 산불이라는 분석이다.
20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 산림·소방국에 따르면 '팰리세이즈 산불'과 '이튼 산불'의 진압률은 현재 각각 31%, 65%로 완전히 진압되지 않았으며 현재까지 피해 면적은 각각 96㎢, 57.1㎢에 이른다. 다행히 두 산불 모두 닷새째 피해 면적을 그대로 유지하며 더 이상 확산하지 않고 있다.
팰리세이즈 산불과 이튼 산불은 지난 7일 LA 카운티 내 서부 해변과 동부 내륙에서 각각 발생했다. 이번 산불은 태평양 해안가의 부촌마을인 팰리세이즈에서 가장 먼저 시작됐다가, 이후 이튼 산불이 발생했다. 이 두 산불 외에도 서너군데에서 동시다발 산불이 발생했지만 현재는 이 두 산불만 꺼지지 않고 있다.
이번 산불로 인한 사망자 수는 총 27명으로 집계됐으며 피해를 본 건물은 1만2000여채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이튼 산불로 파괴된 구조물만 총 7555채로, 이 가운데 약 58%인 4356채가 주택으로 파악됐다.
AP는 위스콘신대 실비스 연구소의 화재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이번 산불이 적어도 1980년대 중반 이후 캘리포니아에서 인구가 밀집된 지역에 가장 큰 피해를 주었다고 밝혔다.
AP는 이 두 지역에서 산림을 제외하고 사람들이 모여사는 도시 지역의 면적만을 합하면 4제곱마일(10.4㎢)이라고 분석했다. 이는 2018년 11월 LA에서 발생한 '울시 산불'로 소실된 도시 면적의 2배가 넘는 규모다. 울시 산불은 전체 피해 면적이 현재의 팰리세이즈·이튼 산불보다 더 컸지만, 불탄 지역 대부분은 사람이 살지 않는 곳이었다.
실비스 연구소와 AP는 미국 인구조사 데이터를 기준으로 1에이커(4047㎡)당 최소 3개의 주택이 있는 '고밀도' 지역을 도시 지역으로 정의했다.
AP는 샌프란시스코 박물관 자료를 인용해 1906년 샌프란시스코 대화재로 시내 중심부의 4제곱마일이 파괴된 적이 있다고 전했다. 다만 AP는 그 이후로 1980년대 이전에 캘리포니아에서 도시를 대규모로 태운 화재 사례에 대해서는 더 제시하지 않았다.
AP는 기후변화가 극심한 가뭄을 확대시키고 여기에 도시가 산지 쪽으로 점점 더 팽창하면서 산불 피해가 더 커졌다고 설명했다. 도시 인근에서 발생하는 화재는 사람들이 빨리 알아채 진화가 빠르게 이뤄지는 편이지만, 이번 화재는 이례적으로 강한 돌풍을 타고 급속히 확산한 점도 피해를 키웠다는 분석이다.
이번 화재는 역대 1월에 캘리포니아에서 발생한 화재 중 최대 규모라는 기록도 남겼다. 캘리포니아 남부는 겨울철인 1월에 연중 강수량이 집중되는 지중해성 기후여서 산불이 나기 어려운 여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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