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나라 상장기업은 ESG 평가등급이 높을수록 사외이사 연봉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ESG평가원은 ESG 등급을 정기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100대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지난해 지급한 사외이사 연봉 수준을 분석한 결과, ESG등급과 사외이사 연봉이 대체로 비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28일 밝혔다.
ESG평가 등급별로 사외이사 평균 연봉을 살펴보면 최우수 S등급(9422만원)만 A+등급(1억1998만원)보다 연봉이 낮고, 나머지 A등급(8903만원), B+등급(7575만원), B등급(6852만원), C+등급(4500만원) 등은 등급과 연봉이 비례 관계에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로 삼성전자·SK하이닉스·SK텔레콤·SK·현대차·네이버 등 사외이사 연봉 상위 10개사의 ESG등급을 살펴보면 S등급을 받은 현대차를 포함해 6개사가 모두 A+등급 이상이었다. 10개사 중 B등급을 받은 삼성중공업을 제외한 9개사가 모두 A등급 이상을 받았다.
특히 삼성전자 사외이사 연봉은 1억8333만원으로 지난 2021년 이후 4년째 연봉 1위를 이어왔다. 다음으로 SK하이닉스(1억5933만원), SK텔레콤(1억5660만원), SK(1억5200만원)로 SK그룹 계열사들이 2~4위를 차지했다. 이어 포스코홀딩스(1억2650만원), 현대차(1억2000만원), SK이노베이션(1억1200만원), 네이버(1억1200만원), NH투자증권(1억1120만원), 삼성중공업(1억675만원) 등 총 21개 기업이 1억원 이상의 연봉을 지급했다.
반면 강원랜드·한전기술·한국가스공사 등 연봉하위 10개사는 가장 높은 등급이 A등급이었고, 그나마 A등급을 받은 곳은 2개사(코웨이, 기업은행)에 불과했다. 이어 B+등급 4개사(삼양식품, 한국전력, 한국가스공사,강원랜드), B등급 3개사에 최저등급인 C+등급(한솔케미칼)을 받은 곳도 나왔다.
한국ESG평가원 손종원 평가부문장은 "대기업일수록 ESG경영에 대한 관심과 투자가 많고, 그 결과가 ESG등급 및 사외이사 연봉과 연결되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다만 공기업이나 금융권의 경우 ESG평가 등급과 사외이사 연봉수준은 정비례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S등급이지만 KT 사외이사 연봉은 22위(9775만원)였고, KB금융지주 23위( 9686만원), 신한금융지주 54위(8233만원), 우리금융지주 66위(7414만원)에 각각 그쳤다.
공기업과 금융권은 ESG 경영에 큰 노력을 쏟고 있지만 사외이사 연봉수준을 책정할 때는 임원보수지침이나, 외부 시선 등을 의식하고 있는 때문으로 풀이된다.
100대 상장기업 중 2개사 이상 커버리지에 포함된 삼성 등 총 12개 그룹별로 조사한 결과, SK그룹이 평균 1억2361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 삼성그룹(1억935만원), CJ그룹(9550만원), LG그룹(9450만원), 포스코(9308만원), 현대차그룹(8814만원), 한화그룹(8679만원) 순이었다.
반면, 사외이사 연봉이 가장 낮은 곳은 DB그룹으로 5438만원을 지급했다. 두산그룹(5800만원), 아모레퍼시픽그룹(7200만원), HD현대그룹(7438만원) 등도 하위권에 속했다.
하이브는 사외이사 연봉이 전년 대비 181% 증가해 증가율 1위를 기록했다. 키움증권, 한미약품, CJ대한통운 등도 증가율이 40% 이상으로 높았다. 반면 삼성물산은 35% 감소했고, SK이노베이션, HD현대중공업, SKC 등도 큰 폭의 감소세를 기록했다. 그룹별 사외이사 연봉 증감률을 조사한 결과, CJ그룹이 26%, 아모레퍼시픽그룹이 22%로 가장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반면 HD현대그룹은 13% 감소했고, SK그룹도 9% 줄어들었다.
이번 사외이사 연봉 조사결과, 최고·최저 연봉간 격차가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고 1억8333만원(삼성전자)과 최저 2939만원(강원랜드)은 6.2배 차이다.
하지만 이사회 활동과 연봉 간 연관성은 낮다는 것이 한국ESG평가원의 진단이다. 평가원은 연봉이 높은 회사와 낮은 회사간 사외이사 구성(직업)을 살펴볼 때, 대부분 비슷한 수준의 교수·전직 관료 및 법조계 출신 등으로 구성돼 별다른 차이를 발견할 수 없고, 연간 이사회 개최횟수 등 활동내역과 연봉 수준은 특별한 연관성을 보여주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ESG평가원 허창협 평가위원은 "사외이사의 활동이 가장 활발한 금융업종의 연봉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은, 연봉과 역할이 비례하지 않다는 점을 시사한다"며 "결국 기업규모가 커서 재무적 여력이 큰 기업이, 이사회 중심경영을 표방하면서 사외이사에 대한 처우를 높이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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