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대 상장사 분석해보니...ESG 등급 높을수록 사외이사 연봉 높다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5-04-28 10:52:43
  • -
  • +
  • 인쇄
(사진=ESG평가원)

우리나라 상장기업은 ESG 평가등급이 높을수록 사외이사 연봉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ESG평가원은 ESG 등급을 정기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100대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지난해 지급한 사외이사 연봉 수준을 분석한 결과, ESG등급과 사외이사 연봉이 대체로 비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28일 밝혔다.

ESG평가 등급별로 사외이사 평균 연봉을 살펴보면 최우수 S등급(9422만원)만 A+등급(1억1998만원)보다 연봉이 낮고, 나머지 A등급(8903만원), B+등급(7575만원), B등급(6852만원), C+등급(4500만원) 등은 등급과 연봉이 비례 관계에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로 삼성전자·SK하이닉스·SK텔레콤·SK·현대차·네이버 등 사외이사 연봉 상위 10개사의 ESG등급을 살펴보면 S등급을 받은 현대차를 포함해 6개사가 모두 A+등급 이상이었다. 10개사 중 B등급을 받은 삼성중공업을 제외한 9개사가 모두 A등급 이상을 받았다. 

특히 삼성전자 사외이사 연봉은 1억8333만원으로 지난 2021년 이후 4년째 연봉 1위를 이어왔다. 다음으로 SK하이닉스(1억5933만원), SK텔레콤(1억5660만원), SK(1억5200만원)로 SK그룹 계열사들이 2~4위를 차지했다. 이어 포스코홀딩스(1억2650만원), 현대차(1억2000만원), SK이노베이션(1억1200만원), 네이버(1억1200만원), NH투자증권(1억1120만원), 삼성중공업(1억675만원) 등 총 21개 기업이 1억원 이상의 연봉을 지급했다.

반면 강원랜드·한전기술·한국가스공사 등 연봉하위 10개사는 가장 높은 등급이 A등급이었고, 그나마 A등급을 받은 곳은 2개사(코웨이, 기업은행)에 불과했다. 이어 B+등급 4개사(삼양식품, 한국전력, 한국가스공사,강원랜드), B등급 3개사에 최저등급인 C+등급(한솔케미칼)을 받은 곳도 나왔다. 

한국ESG평가원 손종원 평가부문장은 "대기업일수록 ESG경영에 대한 관심과 투자가 많고, 그 결과가 ESG등급 및 사외이사 연봉과 연결되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다만 공기업이나 금융권의 경우 ESG평가 등급과 사외이사 연봉수준은 정비례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S등급이지만 KT 사외이사 연봉은 22위(9775만원)였고, KB금융지주 23위( 9686만원), 신한금융지주 54위(8233만원), 우리금융지주 66위(7414만원)에 각각 그쳤다.

공기업과 금융권은 ESG 경영에 큰 노력을 쏟고 있지만 사외이사 연봉수준을 책정할 때는 임원보수지침이나, 외부 시선 등을 의식하고 있는 때문으로 풀이된다.

100대 상장기업 중 2개사 이상 커버리지에 포함된 삼성 등 총 12개 그룹별로 조사한 결과, SK그룹이 평균 1억2361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 삼성그룹(1억935만원), CJ그룹(9550만원), LG그룹(9450만원), 포스코(9308만원), 현대차그룹(8814만원), 한화그룹(8679만원) 순이었다. 

반면, 사외이사 연봉이 가장 낮은 곳은 DB그룹으로 5438만원을 지급했다. 두산그룹(5800만원), 아모레퍼시픽그룹(7200만원), HD현대그룹(7438만원) 등도 하위권에 속했다.

하이브는 사외이사 연봉이 전년 대비 181% 증가해 증가율 1위를 기록했다. 키움증권, 한미약품, CJ대한통운 등도 증가율이 40% 이상으로 높았다. 반면 삼성물산은 35% 감소했고, SK이노베이션, HD현대중공업, SKC 등도 큰 폭의 감소세를 기록했다. 그룹별 사외이사 연봉 증감률을 조사한 결과, CJ그룹이 26%, 아모레퍼시픽그룹이 22%로 가장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반면 HD현대그룹은 13% 감소했고, SK그룹도 9% 줄어들었다.  

이번 사외이사 연봉 조사결과, 최고·최저 연봉간 격차가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고 1억8333만원(삼성전자)과 최저 2939만원(강원랜드)은 6.2배 차이다.

하지만 이사회 활동과 연봉 간 연관성은 낮다는 것이 한국ESG평가원의 진단이다. 평가원은 연봉이 높은 회사와 낮은 회사간 사외이사 구성(직업)을 살펴볼 때, 대부분 비슷한 수준의 교수·전직 관료 및 법조계 출신 등으로 구성돼 별다른 차이를 발견할 수 없고, 연간 이사회 개최횟수 등 활동내역과 연봉 수준은 특별한 연관성을 보여주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ESG평가원 허창협 평가위원은 "사외이사의 활동이 가장 활발한 금융업종의 연봉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은, 연봉과 역할이 비례하지 않다는 점을 시사한다"며 "결국 기업규모가 커서 재무적 여력이 큰 기업이, 이사회 중심경영을 표방하면서 사외이사에 대한 처우를 높이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쿠팡·마켓컬리·SSG, 6월 '녹색소비주간'에 친환경 제품 기획전

쿠팡과 마켓컬리, SSG닷컴이 6월 한달동안 환경부가 인증한 녹색제품을 한데 모아 판매하는 기획전을 진행한다.이를 위해 환경부는 27일 오후 서울 은평

LG전자, 바다생물 되살리는 해양비료 '마린글라스' 실증사업 진행

LG전자가 해양생물의 성장을 촉진하는 유리 소재의 해양비료 '마린 글라스'(Marine Glass) 실증사업을 진행한다. 이를 위해 LG전자는 서울대학교 블루카본

하나금융, 산불 피해지역 나무 기부하는 '걸음 캠페인' 진행

하나금융이 산불 피해지역에 나무를 기부하는 '걸음 기부캠페인'을 6월 30일까지 진행한다고 27일 밝혔다.일상 속 걷기를 생활화하고 대중교통 이용을

국민 '기업 호감도' 3년째 상승...74% "기업의 사회적 역할은 필수"

기업에 대한 우리나라 사람들의 호감도가 3년째 상승하고 있다. 기업은 국가경제에 기여하고 일자리를 만들며, 사회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활동을 수

쿠팡, 박대준 단독대표 체재로 전환...AI 물류혁신에 '속도'

쿠팡이 강한승, 박대준 각자대표 체제에서 박대준 단독대표 체제로 전환된다고 26일 밝혔다. 박대준 대표는 쿠팡(주)의 경영전반을 총괄하게 된다.박

일동제약 청주공장 '스마트생태공장' 된다..."온실가스 220톤 감축 기대"

일동제약이 환경부 산하 한국환경공단이 시행하는 '2025년도 스마트생태공장 구축사업' 대상 기업으로 선정됐다고 26일 밝혔다.'스마트생태공장 구축사

기후/환경

+

美 역대 최악의 더위 닥친다...기후취약 도시들 '각자도생'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기후관련 예산과 인력을 대폭 삭감한 올해 전례없는 더위가 닥칠 것이라는 예보다.26일(현지시간)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은

초중고 70% "환경교육 부족"…미래세대가 바라는 환경정책은?

다가오는 기후위기를 직접 마주할 미래세대인 청소년 10명 중 7명은 환경교육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환경재단 산하 어린이환경센터는

기후변화로 '사람 잡아먹는' 곰팡이 퍼진다

매년 수백만명의 사망자를 내는 곰팡이균이 기후변화로 서식지가 넓어지고 있어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24일(현지시간) 영국 맨체스터대학 연구팀은 컴

플라스틱 조각 얼마나 먹었길래...바닷새 몸속에서 '바스락' 소리

호주에서 플라스틱 조각들이 몸속에 쌓여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나는 바닷새들이 또 발견됐다.해양 플라스틱을 연구하는 어드리프트 랩(Adrift Lab)은 23

청계천 복원 20년…'쉬리'가 돌아왔다

서울 청계천에서 2급수 이상의 깨끗한 하천에만 서식하는 '쉬리'가 발견됐다.국립중앙과학관은 청계천 복원 20주년을 맞아 실시한 조사에서 총 20종의

대선 후보 '기후공약' 첫 TV토론...탄소감축 방안 '극과극'

대통령선거 TV토론에서 처음으로 기후와 환경을 주제로 한 토론이 진행됐다.23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와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 이준석 개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