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차그룹이 미국 조지아주에 설립한 생산거점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가 현지 인력수급이 원활하지 않아 생산물량 확대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올 3월말부터 가동을 시작한 HMGMA에서 향후 생산물량을 50만대까지 늘리겠다고 발표했지만 현재 10만대를 생산하는데 필요한 인력도 겨우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최근 조지아주 제조업계가 심각한 인력난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HMGMA가 있는 조지아주 서배너 지역의 실업률은 2022년 초 이래 줄곧 약 3%대에 불과했다. 애틀랜타 현지매체인 비즈니스 크로니클(ABC)에 따르면 2024년 12월 기준 조지아 제조업의 이직률은 61%에 달하고, 은퇴를 앞둔 55세 이상 근로자가 노동인력의 4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 그만큼 인력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이다.
현재 HMGMA는 1300여명이 10만대의 자동차를 생산하고 있다. HMGMA는 대부분의 공정이 첨단기술로 자동화돼 있어 다른 자동차 생산공장에 비해 인력이 훨씬 적게 필요하지만 시스템을 관리할 인력과 최종 조립라인에서 일한 최소한의 인력이 필요하다. 그 인력이 10만대 기준 1300명 정도인 것이다.
그러면 30만대를 생산하는데 필요한 인력은 산술적으로 계산해도 3900명 정도이고, 50만대를 생산하는데 필요한 인력은 6500명 정도다. 협력업체 인력까지 합치면 1만5000여명이 필요하다고 한다. 하지만 현재 조지아주 노동시장 구조상 이 많은 인력을 확보하는 것은 쉽지 않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비영리단체 제조업연구소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조지아주에서 인력난이 발생하는 이유는 대학 진학율이 높아지면서 생산직 기피 현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제조업 인력난을 해소하기 위해 조지아 전역에서 젊은 인력과 제조업체를 연결하기 위한 프로젝트가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지만 가장 성공적이라는 프로젝트조차 3년간 100명을 확보하는데 그쳤다.
여기에 더해 조지아주가 최근 기업들을 유치하기 위해 법인세 인하 등 각종 혜택을 지원하면서 관세를 피하려는 글로벌 기업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SK온도 조지아주 카터스빌에 배터리 공장을 짓고 있으며, 미국 전기차 업체 리비안도 조지아 제2공장 건설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제조공장이 몰려들면서 향후 인력확보를 위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HMGMA가 생산인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현대차그룹의 미국 120만대 생산계획도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현대차그룹은 기존 앨리배마공장과 조지아공장에서 70만대를 생산해왔고, 올 3월 26일 연간 3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HMGMA를 준공했다. 이를 합치면 미국에서 10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캐파를 확보하게 되는 것이다. 여기에 현대차는 HMGMA의 생산규모를 50만대로 늘려 미국에서 120만대 생산이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이 계획은 시작부터 인력문제에 직면하게 됐다.
이에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뉴스트리와 통화에서 "현재까지 HMGMA 문제없이 운영되고 있으며, 앞으로 생산규모 확대를 위한 계획도 차근차근 진행중"이라며 "현지 인력 채용을 위한 다양한 시도도 지원하고 있기 때문에 지레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잘라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조지아주와 협력해 미군 전역자의 경력전환 지원 및 조지아 지역 교육기관과 산학협력을 통한 인재확보 등 현지인력 채용을 위해 다차원적인 시도를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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