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플랫폼이 간단한 손짓으로 컴퓨터를 제어할 수 있는 손목밴드형 무선입력장치 '뉴로모터 인터페이스'를 개발했다고 23일(현지시간) 밝혔다.
PC와 스마트폰 등 디바이스 입력장치는 대부분 키보드나 마우스 혹은 터치스크린을 손으로 작동시키는 방식이다. 때문에 운전 등 다른 작업을 하는 도중이거나 부상, 장애 등으로 손으로 입력장치를 직접 작동시키기 어려운 상황에서는 애로사항이 많다.
이같은 한계를 극복하고자 메타 리얼리티랩 연구팀은 근육에서 발생하는 전기신호인 전기근전도(sEMG)를 측정하고 인공지능(AI)을 통해 컴퓨터 명령으로 변환할 수 있는 손목밴드 형태의 입력장치를 개발했다.
몸의 전기신호를 활용해 전자기기와 상호작용을 이뤄내려는 시도는 처음이 아니지만, 대부분 기기 일부를 체내에 삽입하는 형태이기 때문에 특정인에게만 적용할 수 있어 범용성이 부족했다. 또 개인마다 각자 근육의 작동방식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이를 전부 고려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과제로 꼽혔다.
하지만 연구팀이 개발한 이 장치는 손몰을 둘러싼 16등분의 금속 접점을 통해 sEMG 센서가 근육의 전기신호를 감지할 수 있다. 연구팀은 누구나 다룰 수 있는 기기 구현을 위해 수천명의 실험 참가자로부터 수집된 sEMG를 기록하고, 이를 AI에게 학습시켜 누가 착용하더라도 보정없이 일정한 수준의 성능을 끌어낼 수 있도록 조정했다. 이를 통해 어떤 사람이 착용하더라도 보정없이 일정수준의 성능을 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뉴로모터 인터페이스는 초당 약 0.88개의 동작을 구분해 인식해 허공에 손짓을 하는 것만으로 키보드가 눌러지고, 펜을 잡고 글을 쓰듯 움직이면 실제로 동작에 따라 글과 그림을 그릴 수 있다. 성능 실험 결과, 분당 평균 20.9단어를 필기할 수 있었는데 일반적인 모바일 기기의 입력속도가 분당 약 36단어인 점을 생각하면 70% 정도의 효율을 보인 셈이다.
연구팀은 "문자입력 오류율은 7%, 14글자에 1개꼴로 모바일 타이핑 오류율에 가까워지고 있다"며 "장치를 처음 착용한 사용자도 몇 분만에 익숙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간단한 개인화 작업을 거치면 필기 인식 성능이 최대 30% 향상됐다.
연구팀은 이번에 개발된 장치가 일반 사용자뿐 아니라 근육이 약해졌거나 절단, 마비 등 손가락 장애를 겪는 이들도 컴퓨터를 편리하게 조작하는 데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또 신경 재활 등 의료 분야에서도 활용 가능성이 점쳐졌다.
메타 연구팀은 sEMG 모델링 연구 활성화를 위해 연구결과에 포함된 총 300명분의 sEMG 기록 데이터 1060건을 익명 처리 후 오픈소스로 공개했다. 연구팀은 "이번 성과는 수백명의 과학자·공학자들이 약 10년에 걸쳐 노력한 결실"이라며 "훈련 데이터셋을 더 광범위하게 수집하면서 sEMG 해독 모델이 계속 발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7월 23일자에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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