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객 하나없는 낡은 여관이 청년주택으로 변신했다.
원룸급 내부시설에 가격은 주변의 고시원 수준으로 맞춘 서울 용산구 남영동에 위치한 1인 청년주거공간 '게릴라하우스'를 직접 가봤다.
4호선 숙대입구역에서 걸어서 6분 거리에 위치한 이 '게릴라하우스'는 원래 '블루모델'이 있던 자리다. 이 여관은 투숙객이 거의 없어 오랜기간 방치된 상태였다.
서울에서 '나홀로' 사는 청년들 가운데 37.2%는 4평도 안되는 좁은 방에서 거주하고 있다. 땅값이 워낙 오른터라, 1인 청년가구를 위한 주거공간을 건설할 부지도 거의 없는 게 현실이다.
이에 게릴라즈는 주거시설이 부족한 청년들을 위한 주택공간으로 낡은 여관에 주목했다. 낡은 건물을 리모델링하면 청년들이 혼자 거주하기 적당할 것이라고 본 것이다. 오랫동안 방치된 낡은 건물의 '재활용'인 셈이다.
염정업 게릴라즈 대표는 "반지하·옥탑방·고시원을 줄여서 '지옥고'라고 한다"면서 "청년들이 좁은 집에서 살 수밖에 없는 이유는 가격 때문인데 적당한 면적을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한다면 청년들의 주거문제는 어느 정도 해결되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바로 '게릴라하우스'다. 실제로 직접 둘러본 게릴라하우스 시설은 나쁘지 않았다. 한눈에 들어온 방은 일반적인 원룸보다 조금 작아보였지만 고시원보다는 컸다. 싱글침대와 책상, 수납장이 구비돼 있었고, 방마다 딸려있는 화장실도 새로 단장한 덕분인지 깔끔했다.
주방과 세탁실 등은 공용으로 사용하도록 돼 있었다. 세탁실에는 세탁기와 건조기까지 갖춰져 있었다. 이 정도면 작은 쉐어하우스 정도의 공용시설이다.
공용공간과 입구에 모두 폐쇄회로(CC)TV가 설치돼 있다. 염 대표는 "CCTV가 모두 설치돼 있기 때문에 보안문제는 크게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면서 "건물이 낙후된 것이지, 이 동네가 낙후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 정도의 시설이면 고시원보다 비싸게 받아도 되지만, 가격은 주변 고시원 수준이다. 염 대표는 "인근 고시원의 월세가 50만원 수준인데 이 수준으로 가격을 맞췄다"고 강조했다.
숙박시설은 상업건물이라서 매출이 없으면 보증금이나 월세가 계속 떨어지기 때문에 그대로 방치하면 건물가치는 추락한다. 그러나 건물을 리모델링해서 1인 주거공간으로 재활용하게 되면 건물가치 추락을 막을 수 있으니 주변 고시원 시세로 방값을 받아도 손해가 아니라는 게 염 대표의 계산이다.
게릴라즈는 앞으로 청년들을 위한 합리적인 가격의 주거공간을 계속 확대해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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