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서부 산불로 물공급 '비상'...2500만불 '산림복원채권' 발행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1-09-03 18:05:27
  • -
  • +
  • 인쇄
산불로 파괴된 국유림 1만5000에이커 복원에 사용
재단과 연기금뿐 아니라 기업들도 채권발행에 참여


미국 서부를 휩쓴 산불로 인한 산림파괴가 물공급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면서 산림을 복원하기 위한 기금이 조성되고 있다.

2일(현지시간) 미국 CNBC에 따르면 비영리 기후복원단체인 '블루 포레스트 컨서베이션'(Blue Forest Conservation)은 세계자원연구소와 협력해 올해 산불로 파괴된 4만8000에이커의 캘리포니아 산림을 복원하기 위해 2500만달러(약 289억2500만원) 규모의 '산림복원채권'(Forest Resilience Bond)을 발행한다. 2년전 400만달러(약 46억2800만원)의 산림복원채권을 발행한데 이어 이번이 두번째 발행이다.

첫번째 채권발행에서 모은 자금은 타호(Tahoe) 국유림의 약 1만5000에이커를 복원하는데 쓰였다. 지역의 수도와 수력발전 시설에서 거둔 수익금은 투자자들에게 돌려주는 방식이다. 산림복원채권의 수익율은 약 4%에 불과하지만 가뭄과 물공급 중단으로 인한 위험을 낮춘다는데 의미가 있어 투자자들의 관심은 큰 것으로 알려졌다. 블루 포레스트의 설립자 제크 나이트(Zach Knight)는 "두번째 채권은 첫번째 채권의 6배 이상이며,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 추가 채권을 발행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나무는 산에 물을 저장하고 천천히 방류해 댐과 저수지에 유입되는 물의 양을 조절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산림조성은 수자원 보호를 위해 필수적이다. 특히 캘리포니아 수자원의 70%는 국유림에서 공급되는데 올해 연이어 발생한 산불로 이 국유림이 파괴된 것이다. 미국 국립 소방청(NIFC)에 따르면 올해 약 4만3000여건의 산불이 발생해 약 270만에이커의 숲이 사라졌다. 

산불은 저수지들도 위협하고 있다. 대규모 산불이 발생하면 종종 산사태가 발생하는데 이 산사태로 저수지들이 메워져 수자원 용량이 대폭 줄어들고 수질도 오염되는 것이다. 오염된 저수지를 청소하는 데에도 엄청난 비용과 시간이 들어간다. 타호 국유림의 엘리 일라노 산림감독관은 "대규모 산불이 발생하면 물을 저장하는 저수지와 댐이 크게 침식한다"면서 "기후변화와 산불에 대처할 수 있도록 숲 보호 및 복구가 매우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기업들도 산불로 인한 물부족으로 타격을 받고 있다. 수백대에서 수천대의 컴퓨터가 설치돼 있는 기업들의 데이터센터는 컴퓨터 작동으로 발생하는 열을 식히기 위해 대량의 냉각수를 사용한다. 그런데 물이 부족하면 냉각수를 공급할 수 없어 데이터센터 가동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일반 제조업체들도 생산공장을 가동하는 과정에서 많은 양의 물을 필요로 한다. 그렇기 때문에 물공급 문제에 매우 민감할 수밖에 없다.

처음 산림복원채권을 발행했을 때는 재단과 연기금 등이 들어왔지만 최근에 대기업들의 투자가 이어지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프록터 앤드 갬블(Procter & Gamble)의 글로벌 수자원 관리책임자인 샤넌 쿠인(Shannon Quinn)은 "제품을 제조하는데 물은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물로 인해 비즈니스가 위험에 처할 수 있기 때문에 기업은 이 문제를 해결할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기아, 오토랜드화성 사업장에 PPA 재생에너지 첫 도입

기아가 국내 사업장 중 처음으로 오토랜드화성에 재생에너지 전력을 도입했다고 15일 밝혔다. 이 재생에너지 전력은 지난 2월 한국남동발전과 체결한

탄소중립 핵심목표 미루더니...英 HSBC도 '넷제로연합' 탈퇴

영국계 글로벌 금융사 HSBC가 은행권의 기후목표 연합체인 '넷제로은행연합(NZBA)'에서 탈퇴한다고 지난 11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미국 대형은행들의 잇

[친환경 기업] 샴푸바의 시작 '러쉬'..."환경파괴해 수확한 원료 안쓰죠"

"러쉬의 모든 활동은 브랜드가 옳다고 믿는 가치를 실천하는 과정이다."러쉬코리아의 박원정 윤리이사(에틱스 디렉터)의 말이다. 에틱스 디렉터는 세

"낡은 옷, 포인트로 바꾸세요"...현대百 '바이백' 서비스 시행

현대백화점이 중고패션 보상프로그램 '바이백(buy back)' 서비스를 도입한다. 가지고 있는 의류를 되팔면 해당 상품 중고시세에 해당하는 금액을 현대백

SK이노베이션, 2030년까지 베트남 맹그로브숲 복원 나선다

SK이노베이션이 베트남에서 '아시아의 허파'로 불리는 맹그로브숲 복원사업에 나선다.SK이노베이션은 7일 베트남 짜빈(Tra Vinh)성 정부 및 현지 사회적기

KCC글라스 '2024-25 ESG보고서' 발간...KPI와 연계

KCC글라스가 지속가능경영 성과와 성장전략을 담은 '2024/25 ESG보고서'를 발간했다고 7일 밝혔다.올해 다섯번째로 발간된 이번 보고서는 △ESG 전략목표와

기후/환경

+

李대통령 이어 환경장관 후보자도..."연내 탈플라스틱 로드맵 마련"

이재명 대통령에 이어 김성환 환경부 장관 후보자도 연내 탈플라스틱 로드맵을 마련하겠다고 공언했다.김성환 장관 후보자는 15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

석탄재 투기로 식수·바다 몽땅 오염...한전 석탄발전소에 필리핀 지역민 '분통'

한국전력공사가 필리핀에서 운영하는 석탄화력발전소로 인해 지역주민들이 호흡기 질환과 어획량 감소를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기후

기후변화로 커지는 작물...당 함량 높지만 영양소는 부족해져

기후변화로 이산화탄소가 높으면 작물이 크게 자라면서 당함량은 높아지지만 영양성분은 오히려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후변화로 인한 탄소농

울릉도에 200㎜ '물폭탄'...도로 곳곳에 낙석 피해

간밤에 울릉도에 2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져 낙석, 둑 붕괴 등 피해가 났다.14일 울릉군에 따르면 전날부터 이날까지 경북 울릉에 많은 비가 내렸다. 13

129명 숨진 美텍사스 홍수지역에 또 폭우...추가 침수 우려

이달초 대홍수로 129명이 목숨을 잃은 미국 텍사스 중부지역에 또다시 폭우가 쏟아졌다. 이 때문에 지난번 폭우로 실종된 사람들에 대한 수색도 전면

[날씨] 열대 수증기가 몰려온다...이번주 내내 '강한 비'

열대 수증기를 품은 거대한 저기압이 한반도로 몰려오고 있어 곳곳에 '물폭탄'이 예상된다. 14일 기상청에 따르면 한반도 상공을 층층이 덮고 있던 고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