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진 "숲은 기온 낮춰 온난화 완화시킨다"
산림이 탄소를 저장할 뿐만 아니라 지구 기온을 최소 0.5℃ 낮춰준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24일(현지시간) 미국·콜롬비아 공동연구진은 숲이 단순히 탄소저장 기능을 넘어 에너지와 물을 변환하는 과정에서 대기를 최소 0.5℃ 더 차갑게 유지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숲이 탄소저장고 역할을 한다는 사실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지만, 대기의 온도를 낮추는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은 이번 연구가 처음이다. 브라질과 과테말라에서 차드, 카메룬, 인도네시아에 이르는 열대우림은 기온을 1℃ 이상까지 낮춘다.
연구진은 숲이 지구적, 지역적 온도에 물리적 영향을 미쳐 지구를 기후위기의 영향으로부터 보호한다고 설명했다. 숲은 생각보다 기후위기 해결에 있어 훨씬 더 크고 복잡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숲이 생물학적 휘발성 유기화합물(BVOC)을 방출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BVOC는 들어오는 에너지를 반사하고 구름의 재료인 에어로졸을 생성해 기온을 낮춘다. BVOC는 오존과 메탄을 증가시키기도 하지만, 그 이상으로 기온을 낮춰 온난화를 늦출 수 있다는 분석이다.
더욱이 숲의 냉각효과는 탄소와 같은 생화학적 요인과 달리 나무의 목재, 잎, 밀도와 같은 다양한 생물물리학적 효과로 인한 것이다. 땅에 깊게 내린 뿌리, 효율적인 물의 순환, 우거져있는 나무 등의 요소들도 극심한 열기를 완화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러한 물리적 특성 덕분에 나무는 넓은 범위에 걸쳐 지구 표면의 열을 직접 식히고 구름 형성과 강우량에 영향을 미친다.
또 라틴아메리카, 중앙아프리카 및 동남아시아에 걸쳐있는 열대우림 지대가 이러한 이점을 가장 크게 창출해 기후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결과는 숲이 완화와 적응, 공기 냉각, 기후붕괴로 인한 가뭄, 폭염 및 홍수로부터 우리를 보호하는 데 중요하다는 사실을 시사했다.
루이스 베르쇼(Louis Verchot) 국제열대농업센터(CIAT) 수석과학자는 "숲이 주는 기후혜택이 무수하다는 증거가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정책입안자들은 나무를 여전히 탄소조각으로 취급한다"고 지적하며 "숲은 완화의 핵심인 동시에 적응의 열쇠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삼림벌채는 생물다양성, 식량안보 그리고 지구온난화에 파괴적인 영향을 미친다. 최근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에서는 기온상승으로 인류가 직면한 재앙에 대해 경고했다.
열대삼림은 숲의 생물물리학적 효과를 증대해 탄소저장 및 격리 수준이 가장 뛰어나다. 다시 말해 열대 산림벌채는 폭염을 증가시키고 강우량을 감소시키는 것이다.
연구 주요저자 데보라 로렌스(Deborah Lawrence) 미국 버지니아대학 교수는 "생물물리학적 요인은 지구를 직접 식히지는 않지만 우리가 열을 경험하는 방식을 바꾼다"면서 "열대지방의 심장은 지구의 심장"이라며 숲이 우리의 생존에 매우 중요함을 강조했다.
이미 많은 전문가들이 세계 산림을 보호하는 것이 자연기반 해결방안으로 가장 유망하다고 손꼽고 있다. 연구 공동저자 마이클 코(Michael Coe) 우드웰(Woodwell) 기후연구센터 열대프로그램책임자는 "숲이 없다면 지구가 더 더워지고 날씨도 더 극단적일 것"이라며 "숲은 지구온난화로 인한 최악의 사태로부터 우리를 보호해준다"고 말했다.
해당 연구는 '숲과 지구변화의 경계(Frontiers in Forests and Global Change)' 학술지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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