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면 상승으로 바닷물 염도도 떨어져
우리나라 주변 해수면이 2030년에 이르면 최대 11cm까지 상승하고 해수면 온도는 1.2°C까지 오를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기상청은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제6차 평가보고서에서 사용된 신규 기후변화 시나리오를 토대로 한반도 주변해역의 미래 전망에 대해 이같은 분석결과를 31일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국립해양조사원이 앞으로 30년간 우리나라 해수면이 9.1cm 상승할 것이라는 연구결과보다 더 높은 상승수위다. 당시 국립해양조사원은 우리나라 해수면이 매년 평균 3.03cm씩 높아져 9cm 가량 올라갈 것으로 분석했다. 이는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 7대 지표 중 하나인 해수면 장기 변동을 파악하기 위해 1991년부터 2020년까지 21개 조위관측소가 관측한 자료를 바탕으로 상승률을 계산한 것이다.
그러나 이번에 기상청이 분석한 결과는 2021~2040년까지 한반도 주변해역의 해수면이 10~11cm 높아진다. 해수면 온도 역시 1.0~1.2℃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또 2081년~2100년까지 IPCC의 저탄소 시나리오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는 해수면이 28cm 상승하고 해수면 온도는 1.8℃까지 높아진다. IPCC의 고탄소 시나리오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는 해수면이 무려 66cm 높아지고 온도는 4.5℃까지 상승하는 것으로 나왔다. 이같은 결과는 탄소감축을 하느냐 하지 못하느냐에 따라 판이하게 다른 결과가 나타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상청은 "고탄소 시나리오와 저탄소 시나리오의 해수면 상승폭 차이는 약 2.5배 정도로 달라진다"면서 "해수면 온도 4.5 ℃ 상승은 전 지구 평균 해수면 온도 3.7℃ 상승보다 0.8℃가 높은 결과"라고 밝혔다.
해수면이 올라가면 바닷물 염도는 낮아진다. 가까운 미래에 한반도 주변해역 표층 염분과 해류는 약 0.05psu 감소할 것으로 나타났다. 먼 미래의 저탄소 시나리오에서는 0.18psu 감소, 고탄소 시나리오에서는 0.48psu 감소할 전망이다. psu는 해수 1kg 안에 용해돼 있는 염류의 총량을 천분율(1/1000)로 나타낸 것이다. 해수면 온도는 서해, 동해·남해, 동중국해 순서로 상승할 전망이다. 표층염분 감소는 서해, 동중국해, 동해·남해 순서로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
해수면 상승이 갈수록 가파르게 올라가는 것은 기후변화에 따른 지구온난화로 전세계 곳곳의 빙하와 만년설 녹는 속도가 빨라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최근 덴마크·그린란드국립지질조사국(GEUS) 연구팀은 지난 29일 지구온난화로 그린란드의 얼음 24만6400톤이 녹으면서 그린란드에서만 해수면이 최소 27cm, 최악의 경우 78cm까지 상승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그린란드뿐만 아니라 히말라야와 알프스산맥의 만년설도 이미 절반가량 소실된 것으로 파악됐다.
지구 양끝단인 남극과 북극의 상황도 심각하다. 올들어 남극의 일부 지역은 평년보다 40℃ 높은 기온을 기록했고, 북극도 평년보다 30℃ 높았다. 이처럼 극지방의 기온이 올라가면서 해빙의 녹는 속도는 엄청나게 빨라지고 있다. 덴마크·그린란드국립지질조사국(GEUS) 연구팀의 윌리엄 콜건 박사는 "남극 동부 빙상이 모두 녹으면 해수면이 52m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 2월 발표된 'IPCC 제6차 평가보고서(AR6) 제2실무그룹 보고서(WG2)'에서도 이대로 가면 향후 20년 내 기온상승 폭이 파리기후변화협정이 설정한 인류생존의 마지노선 '1.5°C'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보면서, 북극의 빙상과 해빙이 완전히 녹아버린다면 생태계가 복구불가능한 임계점을 넘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빙하가 녹는 속도는 1950년과 2000년 사이 1.5~2배 빨라져 해수면 높이가 작년에 견줘 0.15m만 높아져도 인구의 20%가 100년에 한 번 발생할 규모의 연안 홍수(coastal flood)에 잠재적으로 노출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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