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 더 캐는 석탄기업들…속타는 기후목표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2-10-11 08:52:02
  • -
  • +
  • 인쇄
전세계 1064곳 중 27곳만 폐쇄
절반이 채굴 확장…60%가 중국

기후목표를 이루려면 석탄을 퇴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석탄기업 1000군데 중 절반이 여전히 석탄채굴을 확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6일(현지시간) 독일 환경단체 우르슈발트(Urgewald)는 전세계 수백 개의 석탄기업이 신규 광산과 발전소를 개발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1064개 기업 가운데 약 절반이 여전히 석탄자산을 확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석탄개발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한 기업은 27군데에 불과했다.

보고서는 신규 채굴사업이 발전소에서 사용되는 열탄 생산량을 1/3 이상 늘릴 수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프로젝트 대부분은 중국, 인도, 호주, 러시아,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진행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세계 3위의 석탄발전소를 보유하고 있으며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와 달리 석탄발전소의 폐쇄 날짜를 정하지 않은 상태다. 보고서는 파리기후목표를 달성하려면 미국이 2030년까지 연간 30GW의 석탄발전설비를 폐쇄해야 하지만 2021년 폐쇄된 용량은 8.4GW에 불과하다고 보고했다.

보고서는 전세계 개발 중인 신규 석탄발전용량이 476GW에 달하며 이는 새로운 발전소 수백 개와 맞먹는다고 분석했다. 이들이 건설될 경우 전체 석탄발전용량이 23% 증가할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계획된 모든 신규 생산용량의 60%는 중국이 차지하고 있다. 리디 나필(Lidy Nacpil) '부채개발아시아인민운동(Asian People Movement on Debt and Development)' 활동가는 "2021년 시진핑 국가주석은 중국의 해외 신규석탄발전소 건설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했지만, 국내에너지시스템에 대해서도 비슷한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IEA는 부유국가의 모든 석탄발전소가 늦어도 2030년까지, 나머지 국가에서는 2040년까지 폐쇄돼야 2050년까지 탄소배출 넷제로에 도달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우르슈발트의 보고에 따르면 1064개 기업 중 27개만이 석탄 중단을 발표했고 그마저도 이 중 대부분은 가스발전소로 전환하거나 다른 소유자에게 판매할 예정인 것으로 드러났다.

헤파 슈킹(Heffa Schücking) 우르슈발트 이사는 "결국 파리협정의 목표에 부합하는 석탄전환계획을 세운 기업은 단 5곳만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는 "여전히 대부분의 기업이 석탄자산을 폐기할 의사가 없어 우리를 기후붕괴로 몰아넣고 있다"며 지연은 새로운 형태의 기후부정이라고 지적했다.

환경단체 측은 환경오염을 가장 심각하게 유발하는 석탄발전을 빠르게 중단할 필요가 두드러지는 가운데 이러한 계획들은 무책임하다고 비판했다. 슈킹 이사는 "기후위기 상황에서 새로운 석탄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일은 무모하고 무책임한 행동"이라며 "투자자 및 은행, 보험사는 석탄 개발업체에 대한 지원을 즉시 끊어야한다"고 촉구했다.

지난해 11월 글래스고에서 열린 유엔 COP26기후정상회담에서 세계 각국은 "석탄의 단계적 축소"에 합의했다. 그러나 회담이 무색하게도 올해 7월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석탄 연소량이 2022년 증가해 2013년 수준으로 되돌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부분적으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가스 가격이 오르면서 석탄이 상대적으로 저렴해졌기 때문이다.

2021년 5월 IEA는 지구의 기온상승이 임계점 내에 머무르고 2050년까지 넷배출 제로를 달성하려면 신규 석탄발전소를 건설해선 안 된다고 명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도 공기업 '콜 인디아(Coal India)'는 연간 석탄 채굴량 10억 톤을 2025년까지 두 배로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어 조사된 업체 중 최대 규모인 것으로 평가됐다. 이를 두고 슈킹 이사는 "석탄채굴러시는 업계가 기후현실을 완전히 부정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일침했다.

루시 핀슨(Lucie Pinson) 석탄정책평가기구 '리클레임파이낸스(Reclaim Finance)' 이사는 "은행 및 투자자, 보험사가 석탄발전에 관한 모든 지원을 중단하고 폐쇄를 요구하지 않는 한 기업은 움직이지 않을 것"으로 보았다. 그는 석탄정책을 보유하지 않은 금융기관만 190군데, 약한 수준의 정책을 보유한 곳이 272군데며 28곳의 금융기관만이 효과적인 석탄정책을 세운 상태라고 밝혔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개인정보 유출' 쿠팡 수천억 과징금 맞나...SKT 사례보니

쿠팡이 3370만건에 달하는 개인정보가 무단으로 노출되는 사고로 수천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게 생겼다.2023년 개정된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르면 법 위

빙그레 '처음 듣는 광복' 2025 대한민국 광고대상 5관왕

빙그레가 지난 8월 전개한 '처음 듣는 광복' 캠페인이 '2025 대한민국 광고대상' 5개 부문에서 수상했다고 1일 밝혔다.대한민국 광고대상은 한국광고총연

탈퇴고객 정보도 유출?...불안에 떨고있는 쿠팡 3370만명 소비자

쿠팡이 실제 거래를 하고 있는 2400여만명의 활성고객보다 더 많은 3370만명의 고객정보가 무단으로 노출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쿠팡에 회원가입한

쿠팡 '3370명' 개인정보 털렸는데...5개월간 몰랐다

쿠팡에서 3370만명에 달하는 고객정보가 모두 털렸다. 이는 쿠팡의 구매이력이 있는 활성고객 2470만명을 훨씬 뛰어넘는 수치여서, 사실상 쿠팡에 가입

셀트리온제약 임직원, 청주 미호강서 플로깅 캠페인 진행

셀트리온제약은 28일 충북 청주 미호강에서 플로깅(Plogging) 캠페인 '셀로킹 데이(CELLogging Day)'를 진행했다고 밝혔다.플로깅은 '이삭을 줍다' 뜻의 스웨덴

현대이지웰, 멸종위기 '황새' 서식지 조성활동 진행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토탈복지솔루션기업 현대이지웰은 지난 26일 충청북도 청주시 문의면 일대에서 황새 서식지 보전을 위한 무논 조성 활동을 전개

기후/환경

+

'나노플라스틱' 무섭네...피부 뚫고 전신으로 퍼진다

나노플라스틱이 피부를 뚫고 몸속에서 퍼질 수 있다는 섬뜩한 연구결과가 나왔다.한국원자력의학원 김진수 박사 연구팀은 쥐 실험을 통해 나노플라스

강풍에 산불 1시간만에 '진화'...초기대응 전광석화처럼 빨라졌다

현재 건조한 날씨에 강풍까지 불어 산불이 확산될 위험이 큰 환경인데도 산불이 발생하는 즉시 발빠르게 진화하고 있어 대형산불로 번지지 않고 있다.

美 중서부 겨울폭풍에 '올스톱'...5300만명 발묶여

미국 중서부 지역이 추수감사절을 맞은 연휴에 난데없는 겨울폭풍으로 몸살을 앓았다.30일(현지시간)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주말에 미국 중서

강풍에 날아온 지붕에 차량 6대 '우지끈'...동해안 피해 속출

강원 동해안에 강풍이 불어 자동차와 지붕이 부서지고 나무와 가로등이 쓰러지는 등의 피해가 속출했다.1일 강원특별자치도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EU, 해저까지 쓰레기 관리…1000㎡당 1개 이하로 규제

유럽연합(EU)이 해안뿐 아니라 해저까지 쓰레기를 관리하는 지침을 마련했다. 해양오염을 그만큼 철저하게 관리하겠다는 취지다.28일(현지시간) 유럽매

깐깐해진 호주 '환경법'…대형 자원프로젝트 '배출공개' 의무화

호주가 25년만에 환경법을 전면 개정해 대형 개발사업의 온실가스 배출 공개를 의무화했다.29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호주 의회는 '환경보호&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