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기소 1건…솜방망이 처벌 논란
지난 8년간 발생한 화학사고 606건 가운데 검찰 기소는 단 한 건, 환경부 행정처분 사례는 절반도 안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11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윤건영 의원(더불어민주당·서울구로을)은 화학물질안전원(안전원)으로부터 제출받은 '2015년 이후 화학물질 사고 현황' 자료를 공개했다. 해당 자료에 따르면 2015년 '화학물질 관리법' 이후 2022년 8월말까지 총 606건의 화학사고가 발생했다.
사고원인 가운데 '시설결함'은 40%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그 뒤로 '안전기준 미준수'가 38%로 순위를 이었다. 전체 화학사고의 78%가 구조적 원인에 의해 발생한 셈이다.
사상자가 발생한 사건은 총 198건으로 전체 화학사고 중 33%에 해당했다. 이 중 사망자는 29명, 부상자는 413명이었다. 화학사고 한 건당 2.2명꼴로 사상자가 발생한 것이다.
하지만 집계된 전체 화학사고 606건에 대해 환경부가 경고, 과태료, 가동중지 명령 등 행정처분 조처를 취한 비중은 고작 273건(45%)에 불과했다.
특히 인명피해가 발생한 198건 중 처분을 내린 경우는 72건(36%)에 그쳤다. 심지어 사망자 16명, 부상자 298명이 발생한 화학사고 126건에 대해서는 어떠한 처분도 부과되지 않았다. 검찰에 기소된 사고는 8년간 단 한 건뿐이었다.
환경오염으로 분류하는 건수도 전체 사고 대비 현저히 낮았다. 지난 8년간 안전원이 화학사고로 인해 환경오염이 발생했다고 인정한 사고는 고작 32건이었다. 606건의 화학사고 중 5%에 해당한다. 수질오염에 해당하는 경우와 작물피해 발생, 토양오염, 영향평가 실시로 구분됐지만 대기오염 사례는 확인할 수 없었다.
이에 따라 화학사고 이후 부실한 후속 조처에 대한 재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윤건영 의원은 "화학사고 발생 원인 중 80%는 구조적 문제에서 비롯됐음이 안전원의 조사에서도 확인되었지만, 가동중지명령, 개선명령, 과태료, 고발 등의 처분은 전체 사고의 절반에도 못 미치고 있어 적절한 처분이 이뤄진 것인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윤 의원은 이어 "화학사고로 인한 환경오염 피해 현황이 전체 사고의 5%에 불과한 것도 충격적"이라며 "화학물질의 특성상 눈에 안 보이거나 장기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피해가 있을 수 있음에도, 안전원이 환경오염 피해의 기준을 지나치게 경직되게 적용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고 짚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