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사고 났는데 환경오염 없다?…단 5%만 인정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2-10-12 08:35:01
  • -
  • +
  • 인쇄
8년간 606건 중 행정처분 45% 불과
검찰기소 1건…솜방망이 처벌 논란
▲지난 8년간 화학사고로 인해 환경오염이 발생했다고 인정한 경우는 고작 32건으로 606건 중 5%에 불과하다.(사진=연합뉴스)


지난 8년간 발생한 화학사고 606건 가운데 검찰 기소는 단 한 건, 환경부 행정처분 사례는 절반도 안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11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윤건영 의원(더불어민주당·서울구로을)은 화학물질안전원(안전원)으로부터 제출받은 '2015년 이후 화학물질 사고 현황' 자료를 공개했다. 해당 자료에 따르면 2015년 '화학물질 관리법' 이후 2022년 8월말까지 총 606건의 화학사고가 발생했다.

사고원인 가운데 '시설결함'은 40%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그 뒤로 '안전기준 미준수'가 38%로 순위를 이었다. 전체 화학사고의 78%가 구조적 원인에 의해 발생한 셈이다.

사상자가 발생한 사건은 총 198건으로 전체 화학사고 중 33%에 해당했다. 이 중 사망자는 29명, 부상자는 413명이었다. 화학사고 한 건당 2.2명꼴로 사상자가 발생한 것이다.

하지만 집계된 전체 화학사고 606건에 대해 환경부가 경고, 과태료, 가동중지 명령 등 행정처분 조처를 취한 비중은 고작 273건(45%)에 불과했다. 

특히 인명피해가 발생한 198건 중 처분을 내린 경우는 72건(36%)에 그쳤다. 심지어 사망자 16명, 부상자 298명이 발생한 화학사고 126건에 대해서는 어떠한 처분도 부과되지 않았다. 검찰에 기소된 사고는 8년간 단 한 건뿐이었다.

▲화학사고 발생, 처분 현황 및 사고 발생 원인 (자료=윤건영 의원실)


환경오염으로 분류하는 건수도 전체 사고 대비 현저히 낮았다. 지난 8년간 안전원이 화학사고로 인해 환경오염이 발생했다고 인정한 사고는 고작 32건이었다. 606건의 화학사고 중 5%에 해당한다. 수질오염에 해당하는 경우와 작물피해 발생, 토양오염, 영향평가 실시로 구분됐지만 대기오염 사례는 확인할 수 없었다.

이에 따라 화학사고 이후 부실한 후속 조처에 대한 재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윤건영 의원은 "화학사고 발생 원인 중 80%는 구조적 문제에서 비롯됐음이 안전원의 조사에서도 확인되었지만, 가동중지명령, 개선명령, 과태료, 고발 등의 처분은 전체 사고의 절반에도 못 미치고 있어 적절한 처분이 이뤄진 것인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윤 의원은 이어 "화학사고로 인한 환경오염 피해 현황이 전체 사고의 5%에 불과한 것도 충격적"이라며 "화학물질의 특성상 눈에 안 보이거나 장기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피해가 있을 수 있음에도, 안전원이 환경오염 피해의 기준을 지나치게 경직되게 적용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고 짚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2027년부터 국내급유 국제선 지속가능항공유 '1% 의무화'

2027년부터 국내에서 급유하는 모든 국제선 여객기에 지속가능항공유(SAF) 1% 혼합이 의무화된다.국토교통부와 산업통상자원부는 19일 항공업계 탄소중

대기업 취업시장 '활짝'…하반기 2만5000명 채용한다

삼성과 현대차 그리고 SK 등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하반기 대규모 신규 채용에 나사면서 침체됐던 취업시장이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19일 재계에 따

[알림]'2025 기후테크 스타트업 혁신 어워즈'...씨이텍 등 6개 기업 시상

혁신적인 기술과 아이디어를 가진 기후테크 스타트업을 발굴하는 '2025 기후테크 스타트업 혁신 어워즈' 수상기업으로 선정된 6개사에 대한 시상식이 19

김종대 교수 "기후대응 핵심은 스타트업...생물다양성·순환경제 아울러야"

"기후위기 대응은 스타트업들의 아이디어와 기술 혁신이 핵심이며, 향후 기후대응은 자원순환 및 생물다양성과 통합돼 산업구조를 고도화해야 한다."

AI로 동물대체시험법 활성화한다...심포지엄 개최

환경부 소속 국립환경과학원이 국가독성과학연구소와 19일 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보타닉파크 호텔에서 동물대체시험법 활성화를 위한 전문가 공동

합쳐야 살아남는다?...대기업 녹색사업 '합종연횡' 봇물

탄소중립 압박과 기후위기 대응 그리고 막대한 투자비용 탓에 개별 기업에서 해결하는 것이 한계가 뚜렷해지자, 대기업들이 힘을 합치기 시작했다.19

기후/환경

+

김성환 환경장관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100GW 이상 늘릴 계획"

정부가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를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에서 제시한 목표를 웃도는 100기가와트(GW) 이상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김성환 환경부

'불의 고리' 캄차카 또 7.8 강진…7월부터 잇단 지진에 '불안'

러시아 극동 캄차카 반도 동쪽 해안에서 19일(현지시간) 새벽 규모 7.8의 강한 지진이 발생했다. 이달들어 두번째 강진이다.미국지질조사국(USGS)은 이번

유럽, 올해 산불로 탄소 1290만톤 배출...역대급 폭염이 불길 키워

올해 유럽 전역에서 발생한 산불로 인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23년만에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기후변화와 산불이 서로 부추기는 '되먹임' 현상이 심화

[알림]'2025 기후테크 스타트업 혁신 어워즈'...씨이텍 등 6개 기업 시상

혁신적인 기술과 아이디어를 가진 기후테크 스타트업을 발굴하는 '2025 기후테크 스타트업 혁신 어워즈' 수상기업으로 선정된 6개사에 대한 시상식이 19

김종대 교수 "기후대응 핵심은 스타트업...생물다양성·순환경제 아울러야"

"기후위기 대응은 스타트업들의 아이디어와 기술 혁신이 핵심이며, 향후 기후대응은 자원순환 및 생물다양성과 통합돼 산업구조를 고도화해야 한다."

[주말날씨] 전국 또 '비소식'…강릉 저수율 27.7%까지 회복

이번 주말 전국 날씨는 대체로 흐리고 비가 내리겠다. 특히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는 강릉에도 비가 내릴 예정이다.19일 오후부터 전국에 내리기 시작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