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출신고 의무화·농장당 동물수 줄여야"
세계 최대 축산기업 15곳이 내뿜는 메탄 배출량이 약 1280만톤으로, 유럽연합(EU) 전체 배출량의 80% 이상에 해당할 정도로 막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15일(현지시간) 농업무역정책연구소(IATP)와 NGO 체인징마켓재단(Changing Markets Foundation)은 육류기업 5곳과 유제품기업 10곳에서 배출하는 메탄량이 전세계 축산업 부문 메탄 배출량의 11.1%를 차지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특히 이 15개 기업이 배출하는 메탄의 총량은 EU 배출량의 80%에 달하며, 러시아와 캐나다, 호주 등 단일국가의 총 배출량보다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축산업은 메탄가스 배출량의 30%를 차지할 정도로 높다. 특히 메탄은 온실효과가 이산화탄소보다 84배나 높다. 전세계 수십곳의 공기 샘플을 측정하는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의 자료에 따르면 2020~2021년 대기중 메탄 농도는 80만년만의 최고치인 1900ppb를 기록했다. 이전과 비교했을 때 증가폭도 16ppb로 관측사상 최대치로 치솟았다. 다만 메탄은 이산화탄소에 비해 대기중 잔존기간은 10년으로 낮은 편이지만 최근들어 이 잔존기간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라는 연구결과도 발표된 바 있다.
보고서는 세계 최대 육류·유제품기업 15곳이 내뿜는 온실가스 배출량이 엑손모빌, BP, 쉘같은 거대 석유기업들이 내뿜는 배출량을 능가한다고 밝혔다. 15개 기업을 국가로 치면, 온실가스 배출국가 세계 10위에 랭크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5대 육류기업은 JBS와 대니시크라운(Danish Crown), 말프리그(Marfrig), 타이슨(Tyson)이다. 또 10대 유제품 기업은 데일리파머스오브아메리카(DFA:Dairy Farmers of America), 락탈리스(Lactalis), 폰테라(Fonterra), 이리(Yili), 사푸토(Saputo), 알라(Arla), 네슬레(Nestle), 프라이스랜드캄피나(FrieslandCampina), 만주국제(WH Group), 다논(Danone), DMK다.
지난해 매출규모가 653억유로에 달한 세계 최대의 육류 생산기업 JBS의 지난해 온실가스(GHG) 배출량이 2억8790만톤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는 다른 모든 기업의 배출량을 능가할 정도로 압도적이다. 더구나 한 기업의 배출량이 프랑스와 독일, 캐나다, 뉴질랜드의 배출량을 모두 합친 것보다 높다. 하지만 실제 배출량은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연구진은 추정하고 있다.
세계에서 두번째로 큰 소고기 생산유통기업인 말프리그의 지난해 온실가스 배출량은 1억260만톤으로 추정된다. 거대 육류기업 타이슨의 배출량은 러시아와 비슷하고, 미국 낙농업조합 데일리파머스오브아메리카(DFA) 배출량은 영국의 가축 배출량과 맞먹는다. 가장 작은 유제품 생산기업인 독일의 DMK도 오스트리아 메탄 배출량과 비슷하다.
아이러니하게도 JBS는 2040년 넷제로 달성을 목표를 선언했고, 말프리그 역시 넷제로를 선언했다. 그러나 이 기업들은 실제로 도축한 동물의 수는 함구하고 있다. 도축한 동물의 수가 이 기업들의 공급망 배출량의 90% 이상을 차지한다는 점에서 이 기업들이 공개한 배출량은 실제 확인할 길이 없다.
이번 보고서는 이집트에서 열리는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에서 정치인·기업인들이 농업에 관해 의미있는 해결책을 고려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난에 직면한 가운데 발표된 것이다. 이 연구는 육류·유제품 생산 및 지역 가축관행에 대한 공개 데이터를 기반으로 추정했으며, 연구진은 기업들의 투명성 부족으로 인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정확하게 측정하기 어렵다고 인정했다.
보고서는 기업의 온실가스 배출신고제를 의무화하고, 농장당 동물의 수를 줄여 공장식 축산에서 벗어나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래야만 메탄 배출을 억제할 수 있고, 궁극적으로 온실가스 감축을 통해 기후변화를 완화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기업들은 온실가스 배출량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배출목표를 명확하게 제시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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