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에이즈 걸린 태국 산호군락…'황색띠병' 급속 확산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2-12-29 15:54:33
  • -
  • +
  • 인쇄
띠나 반점 생겨 고사…피해면적 서울시 40배
원인은 기후변화…수온상승으로 면역력 약화
▲황색띠병에 감염된 산호 (사진=연합뉴스)


영화 촬영지로도 유명한 태국 동부해안 산호 군락이 기후변화로 노랗게 말라 죽어가고 있다.

29일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태국 인기 휴양지 파타야 인근 동쪽 해안의 산호 군락에 '황색띠병'(Yellow-band disease)이 240만헥타르(㏊) 규모로 퍼진 사실이 확인됐다. '황색띠병'에 감염된 산호는 표면에 옅은 황색 띠나 반점이 생겨 대부분 죽는다.

수십 년 전 처음 보고된 황색띠병은 카리브해의 산호초를 광범위하게 파괴했다. 아직까지도 황색띠병에 대한 치료법은 알려진 바가 없다. 태국에서는 지난 2021년 처음 발견됐다. 과학자들은 기후변화로 인한 수온상승이 산호의 전반적인 면역력을 약화한 탓으로 원인을 추측할 뿐이다.

태국 해양 및 해안 자원부 소속 연구원 랄리타 풋침은 "가는 곳마다 산호가 죽어가고 있고, 앞으로는 더 많이 보게 될 것"이라며 "적정 조처를 취하면 되돌릴 수 있는 산호 백화현상과는 달리 산호가 '황색띠병'에 한번 감염되면 돌이킬 수 없이 그냥 죽어버린다는 게 특징"이라고 밝혔다.

산호 군락이 형성한 산호초는 '바다의 열대우림'으로 불릴 정도로 생태적 가치가 크다. 바다 생물의 4분의 1가량이 산호초에 기대어 살고 있기 때문이다. 산호초는 이산화탄소를 줄이고 산소를 만들어 기후위기 대응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수천만명의 인구 역시 산호초와 연관된 생업에 종사하고 있어 경제적으로도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특히 산호초가 자아내는 아름다운 자연경관 덕에 태국은 세계 관광객들이 모이는 인기 휴양지가 됐다. 하지만 할리우드 영화 '더 비치' 촬영지로 유명한 피피섬 마야 베이는 산호초가 대부분 파괴돼 관광객 출입이 금지되기도 했다. 지난 2021년에는 태국 정부가 모든 해양 국립공원에서 옥시벤존 등 산호초에 유해한 성분을 포함한 자외선차단제 사용을 금지했다.

태국에서 관광 보트업체를 운영하는 추판 숫자이는 "산호가 병에 걸리고 군락지가 파괴되고 있으니 5년 후에는 무슨 일을 해야 할 지 걱정"이라며 "내 집이 부서지는 것만 같다"고 심정을 토로했다.

한편 태국 정부는 산호초 보호를 위한 조사에 나서 시료 채취 및 사진 촬영을 실시하고 있다. 관계당국은 감염된 산호초를 발견하면 신고하도록 요청했고, SNS를 적극 사용할 것을 권장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BP, 기후전환 실패에 '주주 반발'...주주 24.3%가 회장 연임 반대

BP의 친환경 전환 전략이 실패하면서 투자자들의 반발에 직면했다.가디언, CNBC 등 외신들은 17일(현지시간) 열린 BP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의 약 4분의 1

포스코 '그린워싱'으로 공정위 제재...허위·과장 광고

객관적인 근거없이 철강 자재를 '친환경 제품'이라고 홍보하는 등 '그린워싱'(Greenwashing·위장 환경주의)'을 한 포스코가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동물성 식재료 쏙 뺐더니...탄소배출 확 줄어든 '지속가능한 한끼'

지속가능한 식단을 직접 먹어보면서 알아보는 특별한 토크콘서트가 서울 성수동 헤이그라운드 성수시작점에서 열렸다. 기후솔루션 주최로 16일 오후

가나초콜릿에 '지속가능한 카카오' 사용한다

가나초콜릿에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재배된 카카오가 사용된다.롯데웰푸드는 대표 제품인 가나초콜릿에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재배된 가나산 카카오

셀트리온, 글로벌 ESG평가 생명공학 부문 상위 5%에 선정

셀트리온은 글로벌 신용평가기관 S&P글로벌이 주관하는 '기업지속가능성평가'(Corporate Sustainability Assessment, 이하 CSA) 생명공학 부문에서 국내 바이오

[최남수의 ESG풍향계] 논란의 DEI '한국은 낙제점'

최근 ESG 이슈 중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 중의 하나는 DEI(다양성, 형평성, 포용성)이다. 직장에서 성별, 인종 등 기준에 따른 차별을 없애자는 내용

기후/환경

+

한여름엔 어쩌라고?...4월 중순인데 벌써 49℃ '살인폭염'

몬순 우기를 앞둔 인도와 파키스탄이 벌써부터 살인폭염에 시달리고 있다.보통 5~6월에 폭염이 절정에 이르는 시기인데 이 지역은 4월에 벌써부터 연일

전세계 농경지 15% '중금속 범벅'...14억명이 위험지역 거주

전세계 농경지의 약 15%가 중금속에 오염돼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중금속 위험지역에 거주하는 인구는 약 14억명에 달할 것이라는 추정이다.17일(현지

[영상] 홍수로 물바다 됐는데...'나홀로' 멀쩡한 집

미국의 한 마을 전체가 홍수로 물에 잠겼는데 나홀로 멀쩡한 집 한채가 화제다. 이 집은 마치 호수에 떠있는 듯했다.미국 남부와 중서부 지역에 지난 2

끝없이 떠밀려오는 '미역 더미'...제주 해수욕장 '날벼락'

제주시 유명 해수욕장인 이호해수욕장이 미역 쓰나미가 덮쳤다.최근 이호해수욕장 해변으로 엄청난 양의 미역더미가 떠밀려오면서 이를 치우는데 고

콜드플레이, 내한공연서 '생수병 반입금지'..."당황했지만 오히려 좋아"

8년만에 국내에서 열린 영국 4인조 록밴드 콜드플레이 내한공연에 일회용 플라스틱 생수병 반입이 금지돼 화제다. 콜드플레이는 지난 16일부터 오는 25

산림청, 경북 산불피해 4.5만여ha라더니...9만ha 넘게 '잿더미'

의성에서 시작돼 인근 지역까지 번진 경북 산불로 인한 산림 피해가 9만헥타르(㏊)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당초 산림청이 추산한 피해규모의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