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강한 '슈퍼 밀' 유전자 찾았다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3-01-10 08:50:02
  • -
  • +
  • 인쇄
英연구팀, 품종 개발 성공
수십억 명 식량 확보 기대

폭염에 강한 밀 유전자가 발견되면서 지구온난화에 적응가능한 밀 품종을 개량할 수 있는 실마리가 생겼다.

영국 노리치 존이네스센터(John Innes Center) 연구팀은 유전자편집기술을 이용해 더위와 가뭄에 더 강한 밀 품종을 개발했다고 최근 영국 가디언에서 보도했다. 연구팀은 해당 품종의 내열성이 이베리아의 더위를 견딜 수 있는 수준으로 수십억 명의 식량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했다.

현재 인류가 매일 소비하는 칼로리의 20%를 제공하는 밀은 지구온난화로 생산에 큰 위협을 받고 있다. 그레이엄 무어(Graham Moore) 존이네스센터 소장은 "밀은 현재 전세계 약 45억명이 먹고 있는 식량"이라며 "이 가운데 89개국의 약 25억명이 매일 주식으로 밀에 의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무어 소장에 따르면 밀 품종의 복원력과 생산성 향상에 있어 가장 큰 문제는 밀 유전학의 복잡성이다. 인간은 DNA 지침을 포함하는 단일 게놈을 가지고 있지만 파스타용 밀은 2개의 조상 게놈, 빵용 밀은 무려 3개의 조상 게놈이 있다.

특히 밀에 있는 '안정화 유전자'는 다양한 게놈에서 서로 다른 유전자와 염색체를 분리해 제어한다. 이 유전자는 밀의 수확량을 높여줬으나 야생근연종과의 염색체 교환을 억제해 품종개량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야생근연종이 지닌 질병저항성, 내염성, 내열성 등 척박해지는 환경에서 유용한 특성으로 밀을 개량하는 작업을 안정화 유전자가 막고 있다는 것이다.

무어 소장은 "이 유전자가 밀 유전학자들의 '성배'로 알려져 있다"고 했다. 그는 "밀은 게놈의 복잡성과 크기 때문에 모든 주요작물 중에서 연구하기 가장 어렵다"며 "문제의 원인이 되는 유전자를 찾는 일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수십 년 만에 이 성배를 찾는 데 성공했다. 이들은 핵심유전자를 확인하고 'Zip4.5B'라는 이름을 붙인 돌연변이 버전을 만들었다. 이 버전은 내열성과 더불어 밀 염색체로 하여금 수확량을 유지시키는 기능이 있다. 하지만 야생초의 특성을 지닌 변종의 생성을 차단하는 능력은 아직 부족하다.

이에 연구팀은 이 품종을 대상으로 스페인 코르도바 인근 지역에서 현장실험을 진행할 예정이다. 무어 교수는 "어떤 품종이 앞으로 수십 년간 기온이 오를 환경에서 가장 잘 살아남을지를 확인하는 것이 이번 실험의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Zip4.5B' 유전자에 최소 50가지 버전이 있음을 발견했으며 "여러 밀 개량종을 통해 해당 유전자들을 실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유전자편집기술 덕분에 이번 연구가 가능했다고 밝히며, 이 연구를 통해 밀이 미래식품으로 존속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희망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광복적금부터 기부까지...은행들 독립유공자 후손돕기 나섰다

최고금리 8.15%에 가입만 해도 독립유공자 단체에 815원 기부되는 등 시중은행들이 광복 80주년을 맞아 다채로운 지원에 나서고 있다.8일 KB국민·신

SK이노·카카오·빙그레...광복 80년 독립유공자 후손 지원에 '한뜻'

올해 광복 80주년을 맞아 기업들이 애국선열들의 숭고한 희생을 기리고 독립유공자들을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들을 펼치고 있다.SK이노베이션은

정부, 사망자 1명만 나와도 공공입찰 제한 추진

정부가 중대 산업재해로 사망자가 1명이라도 발생하면 공공입찰을 제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7일 기획재정부와 고용노동부, 국

[최남수의 ESG풍향계] 삼성전자vsTSMC...ESG 성적은?

세계 최상위권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와 TSMC.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의 최강자이고 TSMC는 파운드리 1위 기업이다. 이들 두 기업은 글로벌 선두권

ESG평가원 "포스코, 계열사 잇단 인명사고...ESG등급 하락 전망"

포스코홀딩스가 비상장 자회사 포스코이앤씨의 반복된 인명사고로 인해 ESG평가에서 종합등급 하락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잦은 인명사

한전, 2028년 사채발행한도 초과한다..."화석연료 탈피해야"

한국전력공사의 취약한 채무구조가 고착되고 수요 감소가 겹치면서 2028년까지 사채발행한도가 초과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전문가들은 화석연료

기후/환경

+

하늘의 공포 '난기류'...가장 심한 항공 노선은 어디?

기후변화로 난기류가 더 잦아지고 있는 가운데 전세계에서 난기류가 가장 심한 항공노선은 193km 거리의 아르헨티나 멘도사-칠레 산티아고 노선인 것으

EU, 해외 탄소크레딧 구매로 탄소감축?..."탄소투자 위축" 비판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전문가들의 자문도 거치지 않고 개발도상국 등 해외에서 탄소크레딧을 구매해 탄소감축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을 수립

佛 파리 면적의 1.5배가 '잿더미'…기후변화가 빚은 산불

프랑스 남부에 산불이 크게 번지면서 파리의 1.5배에 달하는 면적이 잿더미가 됐다. 기후변화로 발생한 이례적인 가뭄이 산불로 이어졌다는 것이다.프

[주말날씨] 천둥·번개 동반한 '국지성 호우'...남부지방 최대 150㎜

이번 주말에 또다시 돌풍과 천둥·번개를 동반한 국지성 호우가 내리겠다. 토요일인 9일 오후부터 일요일인 10일 오후 사이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7월 지구온도 1.25℃ 상승…전세계 극단적 기후패턴 두드러져

7월 전세계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보다 1.25℃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여파로 지구촌 곳곳에서 폭우가 쏟아져 피해가 잇따랐다.6일(현지시간) 유

장마철에 몰래 폐수 방류 '딱 걸렸다''...경기도 12곳 적발

장마철을 틈타 폐수를 방류한 업체들이 덜미를 잡혔다.경기도 특별사법경찰단은 지난 6월 30일부터 7월 18일까지 도내 31개 시군의 주요 폐수 배출사업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