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하이오체르노빌' 해시태그 확산
미국에서 화학 물질을 운반하던 열차가 탈선 사고를 일으켜 큰 화재가 발생한 뒤 화학 물질 유출로 인한 위험성에 대해 무분별한 억측이 난무하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약 2주 전 미국 오하이오주에서 화학 물질을 운반하던 열차의 탈선 사고로 인해 음모론이 퍼지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당국의 화학 물질 처리는 마무리됐으나 인근 주민들은 화학 물질로 인한 다른 위험성이나 부작용이 있는 것 아니냐며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우익 성향의 일부 논평가들은 소셜서비스(SNS)를 통해 특별한 증거 없이 '체르노빌 2.0'이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수질 오염 등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다. 이들이 게시한 영상에는 수중 생물이 죽어있는 모습이나 개울 바닥을 긁으니 기름기 같은 오염물이 떠오르는 모습 등이 담겨있다.
이번 사고가 지난 1986년 우크라이나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 폭발 사고에 못지않은 환경 재앙임에도 당국과 철도회사, 주류 미디어가 사실을 의도적으로 감추고 있다는 주장이다.
SNS뿐만 아니라 방송사인 폭스뉴스에서도 '체르노빌처럼 보이는 오하이오 마을' 같은 제목을 사용하는 상황이다.
케이블 뉴스 채널인 뉴스네이션 기자가 탈선 사고를 취재하던 도중 체포되자 음모론을 더 부추기는 계기도 됐다. 현재 뉴스네이션의 프로그램을 맡고 있는 크리스 쿠오모 전 CNN 앵커는 자사 기자 체포와 관련해 "이런 일은 힘 있는 자들이 접근을 원치 않을 때 일어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런 주장이 인터넷에 확산하면서 '오하이오체르노빌'(#OhioChernobyl)이라는 해시태그도 퍼져 나가고 있다.
탈선 사고는 지난 3일 발생했다. 열차 150량 중 50량이 탈선했고 그 과정에서 화재도 발생했다. 당국은 당시 폭발 사고를 우려해 인근 주민들을 대피시키고 화학물질은 통제 발화 방식으로 연소시켜 처리했다.
이로 인해 연소된 화학 물질 연기는 수 시간 동안 공중에 배출됐다. 시커먼 연기가 구름처럼 퍼져나가는 모습을 불안해하며 촬영한 영상도 SNS에 다수 올라왔다.
그 뒤 환경보호청(EPA)은 공기 질이 안전한 수준으로 회복됐다고 발표했고 마을 주민들의 복귀도 허용했다. 현재까지 수돗물에 대한 수질검사에서도 위험 징후는 발견되지 않았다. 다만, EPA는 개인이 만든 우물 등은 검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지난 15일 마을 주민 회의에서는 참석한 당국자들에게 공기와 물이 안전하다는 확약을 달라는 압박성 발언들이 나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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