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600m씩 무너진다'...노르웨이서 남극빙상 붕괴단서 '포착'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3-04-06 17:44:12
  • -
  • +
  • 인쇄
2만년전 해저분석 통해 해수면 상승예측
빙상 붕괴속도 기존 추정치보다 훨씬 빨라

남극 빙상이 하루 최대 600m씩 붕괴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뉴캐슬대학 크리스틴 배첼러(Christine Batchelor) 박사가 이끈 국제연구팀은 과거 마지막 빙하기 시절 노르웨이 빙상이 붕괴됐던 흔적을 분석한 결과, 남극 빙상이 하루 50m~600m씩 사라질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5일(현지시간) '네이처'(Nature)에 발표됐다. 

이는 기존에 추정치보다도 최대 20배 빠른 속도다. 이전까지는 서남극 포프 빙하의 인공위성 데이터를 기반으로 빙하가 하루에 30m씩 녹는다고 분석한 것이 최고기록이었다.

이번 연구는 노르웨이에서 관측한 결과를 바탕으로 남극의 미래를 가늠한 것으로, 연구팀은 2만년전 마지막 빙하기가 끝날 무렵 거대한 빙상이 노르웨이 바다로 붕괴됐던 흔적을 분석해 이같은 결과를 도출해냈다. 이전 연구들이 약 50년치 위성데이터로 빙상 붕괴속도를 추정한 것과 대비된다.

연구팀은 빙상 하부가 해저와 맞닿는 지점인 '접지선'(grounding line)의 변화에 초점을 맞췄다. 접지선은 해저에 잠긴 빙상 아래에 바닷물이 유입돼 빙상 하부가 녹을 때 해저 바닥을 따라 빙하 안쪽으로 후퇴한다. 이를 '해양 빙상 불안정'(Marine Ice Sheet Instability, MISI)이라고도 한다.

▲해양 빙상 불안정성(MISI). 빙상 아래로 따뜻한 바닷물이 유입돼 빙상 안쪽이 녹으면서 접지선이 대륙 안쪽으로 후퇴한다.(사진=IPCC SROCC)

연구팀은 해저에 남은 이 접지선의 흔적을 측정해 과거 빙상이 붕괴한 속도를 계산했다. 그 속도는 특히 해저지형이 비교적 평평할 때 가장 빠른 것으로 관찰됐다.

분석에 따르면 노르웨이 빙하의 후퇴 추세는 최대 11일동안 지속됐다. 이번 연구를 이끈 크리스틴 배첼러 박사는 "이번에 관측한 노르웨이 빙하후퇴 추세는 지금까지 본 어떤 것보다 훨씬 빨랐다"며 "남극 빙상 또한 단기간 내 급격한 후퇴 양상을 보일 것"이라고 했다.

접지선은 이전에 남극 대륙에서도 연구됐지만 당시 조사면적이 10㎢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번 연구는 3만㎢에 걸쳐 능선 7600개를 조사해 빙상의 후퇴율을 비교적 명확히 파악할 수 있었다.

연구팀은 이번 발견이 오늘날 해수면 상승에 대한 '과거의 경고'라고 강조했다. '둠스데이 빙하'로도 불리는 스웨이츠빙하를 포함해 남극 빙상이 가까운 미래에 급속히 붕괴해 해수면 상승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전문가들은 서남극 빙상의 붕괴를 막을 시점이 이미 지났으며 빙상의 붕괴가 결국 해수면을 상승시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해수면이 상승하면 전세계 해안도시를 침식하고 폭풍해일과 홍수에 취약하게 만든다.

앤드류 셰퍼드(Andrew Shepherd) 영국 노섬브리아대학 교수는 "후퇴는 꾸준한 과정이 아니라 짧은 순간에 일어나는 것으로 밝혀졌다"며 "인공위성으로는 기껏해야 1년에 한 번 변화를 추적해 이를 미처 발견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빙하 후퇴가 급격한 얼음 손실 및 해수면 상승으로 이어질지는 1~2주 이상 지속되는가의 여부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요하네스 펠드만 독일 포츠담기후영향연구소 박사(Johannes Feldmann)는 "이번 연구는 특정 상황에서 남극 얼음이 더 빠르게 후퇴하는 일이 실제로 가능함을 보여준다"며 "한번 녹은 빙상은 돌이킬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할 때 그 영향은 심각하다"고 우려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낡은 옷, 포인트로 바꾸세요"...현대百 '바이백' 서비스 시행

현대백화점이 중고패션 보상프로그램 '바이백(buy back)' 서비스를 도입한다. 가지고 있는 의류를 되팔면 해당 상품 중고시세에 해당하는 금액을 현대백

SK이노베이션, 2030년까지 베트남 맹그로브숲 복원 나선다

SK이노베이션이 베트남에서 '아시아의 허파'로 불리는 맹그로브숲 복원사업에 나선다.SK이노베이션은 7일 베트남 짜빈(Tra Vinh)성 정부 및 현지 사회적기

KCC글라스 '2024-25 ESG보고서' 발간...KPI와 연계

KCC글라스가 지속가능경영 성과와 성장전략을 담은 '2024/25 ESG보고서'를 발간했다고 7일 밝혔다.올해 다섯번째로 발간된 이번 보고서는 △ESG 전략목표와

[최남수의 ESG풍향계] 글로벌 기업들 '지속가능 공시' 적극적인 이유

이재명 정부는 ESG 정책에 대해 전향적인 변화를 줄 것으로 예상된다. 그 가운데 정책의 우선순위를 둘 것으로 보이는 정책은 지속가능성 공시다. 윤석

SK케미칼 '2024 지속가능 경영보고서' 발간..."5대 과제 평가 담아"

SK케미칼이 1년간의 ESG성과와 향후 전략을 담은 '2024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했다고 7일 밝혔다. 이번 보고서는 글로벌 공시 기준으로 통용되는 △

정부 '위약금 면제' 수용한 SKT..."정보보호에 7000억 투자" 결정

SK텔레콤이 해킹 사고로 번호이동한 가입자에 대해 위약금을 면제해야 한다는 정부의 요청을 수용하기로 결정했다.SKT는 침해사고 발생전인 4월 18일 기

기후/환경

+

또 물에 잠긴 파키스탄...폭우에 빙하 녹은 물까지 덮쳤다

몬순(우기)를 맞은 파키스탄에 이상고온으로 빙하까지 녹아내리면서 홍수가 발생해 100명이 넘는 사상자가 발생했다.파키스탄 국가재난관리청(NDMA)은 1

40℃로 치솟는 英..."이 추세면 2070년대 폭염 사망자 3만명" 경고

영국 잉글랜드와 웨일스에서 2070년대에 연간 3만명 넘는 사람들이 폭염에 의해 사망하는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10일(현지시간)

李대통령 한마디에 지자체들 발빠르게 폭염대책 마련

폭염에 취약계층과 농민들의 피해가 없도록 해달라는 이재명 대통령의 지시에 지방자치단체들이 발빠르게 대응하고 나섰다.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0

서울 지역에 따라 지표면 온도 4.2℃까지 차이...이유는?

서울지역 한낮 최고기온이 35℃를 넘나들고 있는 가운데 서울도 지역에 따라 지표면 온도가 최대 4.2℃까지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시숲의 면

[주말날씨] 백두대간 서쪽은 '찜통더위'...동쪽은 '더위' 꺾여

이번 주말에도 백두대간 서쪽과 내륙은 체감온도가 35℃를 넘나드는 '극한폭염'이 이어지겠다. 곳곳에서 낮동안의 폭염의 영향으로 밤에도 기온이 내

'참치' 늘고 '오징어' 줄고...뜨거워진 동해안 어종 바뀌고 있다

동해안은 전세계 연안에 비해 수온이 3배 빠르게 상승하고 있는 탓에 어종도 바뀌고 있다.연일 35℃가 넘는 폭염이 한창인 10일 오후 3시 동해안의 수온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