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로 푸에르토리코 토착종 코키개구리의 울음소리 음조가 높아지고 있다.
8일(현지시간) 피터 나린스(Peter Narins)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로스앤젤레스 교수 연구팀은 지난 20년동안 코키개구리의 울음소리가 점점 짧아지고 높아졌다고 보고했다.
코키개구리(Coquí frog)는 푸에르토리코, 쿠바, 케이맨섬 등 중남미 지역에서 서식하는 양서류로 '코키 코키'하는 독특한 울음소리 때문에 이같은 이름이 붙여졌다. 수컷 코키개구리는 자신의 영역을 표시하고 경쟁자들에게 경고하기 위해 이런 울음소리를 낸다. 이 소리가 변하고 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기온이 오르면서 코키개구리의 신체 크기가 줄어들고 있으며, 이로 인해 울음소리 음조도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추세가 계속되면 온도변화로 종의 생존에도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우려다.
연구팀은 20년 전 처음으로 푸에르토리코 엘윈케(El Yunque) 산에서 고도에 따라 개구리의 울음소리가 달라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당시 기온이 낮은 산 정상부에 서식하는 개구리는 더 길고 낮은 울음소리를 내는 반면 기온이 비교적 높은 기슭에 서식하는 개구리는 짧고 높은 음조의 울음소리를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소리를 처음 녹음한지 20년 후 재조사한 결과 산지 전역에 서식하는 모든 개구리의 울음소리가 더 높아졌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연구동료인 세바스티안 메렌링크(Sebastiaan Meenderink)는 "모든 동물들이 산 위로 올라간 것 같았다"고 비유했다.
현재 개구리의 몸 크기와 울음소리의 변화 정도는 미미해 환경에 거의 영향을 미치는 바는 없다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그러나 더워지는 기온을 피해 개구리들이 점점 더 높은 고도로 내몰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메렌링크는 "당장 눈에 띄는 결과가 나온 것은 아니지만 이대로 방치할 경우 결국 기온 상승으로 코키개구리 개체군이 붕괴해 푸에르토리코 생태계에 재앙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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