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인공지능(AI)으로 블랙박스 영상을 분석해 교통사고 과실 비율을 평가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광주과학기술원(GIST) 기계공학부 이용구 교수연구팀은 블랙박스에 찍힌 사고영상 1200여건을 분석해 AI에게 학습시키고 교통사고 과실여부를 판가름하는 기술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고 10일 밝혔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보험업계는 기초 역학조사에 투입되는 인력을 줄이고 변호사 분쟁 심의를 지원할 수 있다. 또 분쟁 심의에 소요되는 기간도 혁신적으로 줄일 수 있다. 소비자도 사고에 대해 객관적 정보를 얻을 수 있어 전체적인 비용과 시간을 절감할 수 있다.
교통사고 영상을 분석하기 위해선 차도·차선과 같은 공간 정보와 사고 차량의 움직임 등 시각 정보를 동시에 분석해야 한다. 이에 연구팀은 공간과 시간 정보가 담긴 영상을 동시 분석할 수 있는 '3D CNN'(Convolutional Neural Networks·합성곱 신경망) 기술을 활용했다.
사고 영상에서 최종 과실을 결정하기 위해선 시간에 따른 차선 변경과 추돌같은 다양한 움직임을 조합해야 하지만 기존 AI 영상분석 기술은 주로 달리기나 수영같은 반복적 움직임을 분류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교통사고 분석에 활용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이에 비해 연구팀이 개발한 기술은 교통사고 관련 정보를 시간에 따라 누적한 후, 누적된 정보를 분석해 최종 사고 과실을 평가할 수 있다.
연구진은 앞으로 폐쇄회로(CC)TV 영상 분석을 통한 범죄 예방 및 분석, 자율주행 안전 예방 장치 등 다양한 분야에 이 기술을 접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용구 교수는 "인공지능이 인식을 넘어 법률적 판단을 하는 시대가 올 것이며, 인간은 인공지능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유지하지 위해 고민해야 할 것"이라며 "이번 연구성과는 인력에 의존하는 사고 심의를 자동화하고 소요시간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는 한국산업기술진흥원와 정보통신기획평가원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국제학술지 'JCDE(Journal of Computational Design and Engineering)'에 최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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