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덮친 '극한가뭄'...온난화로 50년마다 겪게 된다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4-01-25 13:49:00
  • -
  • +
  • 인쇄
네그루강 수위 122년만에 최저치
2℃ 오르면 매 13년마다 발생할 것
▲지난 2023년 10월경 아마존 네그루강 수위가 최저치에 다다랐을 때 한 주민이 수상가옥이었던 자신의 거처로 물을 길어 나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AP)


지난해 아마존 열대우림을 덮친 역대 최악의 가뭄과 같은 현상이 앞으로 50년마다 발생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24일(현지시간) 다국적 기후연구단체인 세계기상특성(WWA)은 아마존강 유역 일대를 온실가스 증가로 전세계 평균기온이 1.2℃가량 오른 현재 조건과 인간 영향을 배제한 조건 2가지로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비교분석했다. 그 결과, 통상 1500년에 1번꼴로 발생하는 극한가뭄 현상은 평균기온이 1.2℃ 오른 현재 상황에서는 50년에 1번꼴로 벌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극한가뭄이 발생할 가능성이 지구온난화로 30배 높아진 셈이다.

2023년은 아마존 강 유역 전체의 강수량과 기온이 측정 가능했던 1980년대 이래 남미지역에서 '극심한 가뭄'에 속하는 면적이 가장 넓었다. '극심한 가뭄'은 표준강수증발산지수(SPEI)가 평소보다 2배 낮은 상태가 20일 이상 지속된 지역으로, 가뭄을 나타내는 4개 단계 중 가장 심각한 상태다.

실제로 지난 2023년 10월 아마존 중심부를 흐르는 네그루강은 1902년 측정 이래 122년만에 가장 낮은 수위를 기록했다. 강바닥이 드러나 화물과 식료품을 나르던 바지선들이 오도가도 못하게 되면서 물류대란이 일어나기도 했다. 수온이 오르면서 멸종위기종 분홍돌고래 178마리가 폐사하기도 했다.

볼리비아 7개주 지역주민 61만1251가구는 극심한 가뭄으로 식수부족 피해를 겪었다. 우루과이는 저수지가 고갈돼 강 하구의 염도 높은 물까지 끌어다 짠물을 섞어 공급했고, 병입 생수 가격이 5배가량 폭등했다.

남미 국가들은 적게는 32%에서 많게는 80%까지 전력공급을 수력발전에 의존한다. 수력발전에 가장 많이 의존하는 브라질의 경우 아마조네스주 62개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60곳이 가뭄으로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지금까지도 극한가뭄은 진행형이다. 콜롬비아에서는 지난 22일부터 500여건의 화재가 발생했고, 사흘째 산불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 한낮 기온이 40℃까지 오르는 폭염에 가뭄이 이어지면서, 작은 불씨도 큰 불로 번지고 있다. 특히 뿌리를 통해 수증기를 토양에 내보내는 방식으로 지하수 형성에 도움을 주는 희귀식물 프라일레혼이 대거 불타 우려를 더하고 있다.

지구온난화로 강수량은 줄어들고, 높아진 기온에 토양과 식물에서 수분이 더욱 많이 증발되면서 극한가뭄은 더 빈번해지고 있다. 이같은 현상이 지속되면 아마존 열대우림은 회복불가능한 지경에 이르러 지구에서 가장 큰 탄소흡수원이 아닌 배출원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영국 그랜섬 기후변화·환경연구소의 기후학자 프리데리케 오토 박사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계속해서 화석연료를 태울 경우 아주 가까운 미래에 지구 평균기온 상승폭은 2℃에 달할 것이고, 이렇게 됐을 경우에 아마존의 극한가뭄은 13년에 1번꼴로 나타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프랑스, 내년부터 화장품·섬유에 'PFAS' 사용금지

프랑스가 내년부터 화장품과 섬유에 '영원한 화학물질'로 불리는 과불화화합물(PFAS) 사용이 금지된다.프랑스의 일간 르피가로에 따르면 20일(현지시간)

경기도, 전국 최초로 '기후테크 산업육성 조례' 제정

기후테크의 정의와 사업 육성 지원에 대한 제도적 근거를 담은 '기후테크 산업 육성 및 지원 조례'가 전국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경기도에서

LG화학, 여수공장과 中텐진 '폐기물 매립제로' 국제인증 획득

LG화학이 폐기물을 매립하지 않고 자원으로 재활용하는 국제인증을 한국과 중국 사업장에서 동시에 받았다.LG화학은 국내 여수 화치공장과 중국 톈진

SK케미칼, CDP 기후변화 분야 평가 'A등급' 획득

SK케미칼이 글로벌 평가기관으로부터 ESG경영 성과를 인정받았다. SK케미칼은 최근 국제 지속가능경영 평가기관인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DP)로부터 기

KCC, 폴리우레아 방수·바닥재 '환경표지' 인증

글로벌 응용소재화학기업 KCC가 폴리우레아 방수·바닥재 '시공시스템'에 대해 환경표지 인증을 획득했다고 20일 밝혔다. 환경표지 인증은 '환경기

코오롱 어린이 드림캠프…장학생 30명 3년간 지원

코오롱그룹이 올해 30명의 장학생을 선발해 3년간 지원할 예정이다. 코오롱그룹 비영리 재단법인 꽃과어린왕자는 지난 17일부터 이틀간 경기 용인 코오

기후/환경

+

'2026 월드컵' 축구선수들 전례없는 기후스트레스 겪는다...왜?

오는 2026년에 치뤄지는 'FIFA 월드컵'에 참가하는 축구선수들은 높은 온도와 습도에 노출돼 건강에 큰 위협을 받을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20일(현

"석유 시추금지 풀지마"...환경단체들, 美트럼프 대상 소송제기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환경단체로부터 2건의 소송을 당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를 대상으로 제기한 첫번째 소송이다.19일(현지시간) 그린피스와 생물다

탄소감축의 획기적 방법?...CO2가 재생연료 '메탄올'로 변신

온실가스의 주범 이산화탄소(CO2)를 재생연료로 변신시킬 수 있는 촉매가 미국에서 개발됐다.왕해량 미국 예일대학 화학과 박사가 이끈 연구팀은 18일(

2000년 이후 해수면 1.8cm 상승..."빙하 6.5억톤 녹은탓"

2000년 이후 빙하가 녹으면서 해수면이 약 1.8cm 상승했고, 앞으로 녹는 속도가 더 가속화될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19일(현지시간) 영국 스코틀랜드

'학교 탄소배출 줄이자'...본지 참여 '넷제로앳스쿨' 대구 20개교 진행

기후변화 뉴스를 중점 보도하고 있는 뉴스트리가 학교를 대상으로 탄소를 감축하는 '넷제로앳스쿨' 프로젝트의 '넷제로 얼라이언스'로 참여한다.'넷제

美 환경규제 '뒷걸음'?…트럼프 기후내각 친환경 반대자들 대거 포진

화석연료 옹호자부터 빅 오일 기업가까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2기 내각은 '드릴, 베이비 드릴'이라는 선거 공약을 이행하기 위한 인선으로 채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