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의대증원에 반발한 의대교수들의 집단사직이 본격화되고 있다.
25일 의료계에 따르면 전국 40개 의대 교수들이 예정대로 이날 사직서 제출을 시작했거나, 사직하기로 결의했다. 사직서를 제출한 교수는 100명에 이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성명을 통해 "교수직을 던지고 책임을 맡은 환자 진료를 마친 후 수련병원과 소속대학을 떠날 것"이라고 밝혔다. 강원대, 건국대, 건양대, 경상대, 계명대, 고려대, 대구가톨릭대, 부산대, 서울대, 연세대, 울산대, 원광대, 이화여대, 인제대, 전남대, 전북대, 제주대, 충남대, 한양대 등 19개 대학이 사직서를 제출했다는 성명에 냈다.
성명에 참여하지 않은 의대 교수들도 조만간 사직서를 제출할 예정이거나,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뜻을 모은 상태다. 순천향대 천안병원에서 근무중인 의대 교수 233명 중 93명이 교수협의회에 사직서를 제출했고 연세대 의대 교수들은 이날 오후 6시에 의대학장에게 사직서를 일괄 제출할 예정이다. 가톨릭대의대 교수들은 오는 26일 회의를 열어 사직서 제출 일정 등을 논의할 예정이며 서울대 의대 교수들도 이와 관련해 저녁에 회의를 개최한다.
전날 정부는 전공의에 대한 면허정지 처분을 늦추겠다고 한발 물러서며 의사들과 대화의 장을 마련할 방침이었닺 하지만 의대 교수들은 대화의 선결 조건으로 '2000명 증원 백지화'를 내걸고 있기 때문에 예고대로 집단 사직한 것으로 분석된다.
전국의대교수협의회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정부에 의한 입학 정원과 정원 배정의 철회가 없는 한 이번 위기는 해결될 수 없다"며 "교수들의 '자발적' 사직과 주 52시간 근무 등은 예정대로 25일부터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의대교수 비상대책위원회도 정부를 향해 "2000명 증원을 철회하고 진정성 있는 대화의 장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협의회는 정부가 대화의 전제조건으로 △전공의에 대한 사법적 조치를 거두고 명예를 회복할 것 △정부와 전공의를 포함한 의료계가 함께 협의체를 마련할 것 △의대 정원을 비롯한 의료정책을 과학적 근거에 기반해 수립할 것을 촉구했다.
의료계의 이같은 요구에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빠른 시간 내에 정부와 의료계가 마주앉아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말하면서도 "27년만에 이뤄지는 의대 정원 확대를 기반으로 의료개혁 과제를 반드시 완수하겠다"며 '의대 증원' 강행을 시사했다.
의대교수들의 집단사직으로 당장 의료공백 현상이 발생하진 않을 전망이다. 교수들이 사직서를 제출한 뒤에도 당분간 병원에 남아 진료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보인 만큼 당장은 환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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