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폭발이나 화재 위험성이 없는 대용량 고성능 전지를 만들 수 있는 차세대 전해질을 개발했다. 이에 따라 태양광이나 그린수소, 풍력발전 등 신재생에너지의 불안정한 전력 수급문제를 보완할 수 있는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활성화에도 물꼬가 트일 전망이다.
광주과학기술원(GIST) 유승준 신소재공학부 교수팀은 수계와 유기계 전해질의 장점을 모두 갖춘 차세대 전해질을 개발하고, 이 전해질로 성능과 효율성을 높인 '무흐름 아연-브롬 전지'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고 28일 밝혔다.
'아연-브롬 전지'는 구동전압과 에너지 밀도가 높지만 음극에서 아연 금속과 수계 전해질간의 계면 에너지가 불안정하기 때문에 덴드라이트와 물 분해 반응에 따른 부산물이 발생한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또 양극에서 브롬의 교차확산에 의한 자가 방전이 발생해 효율성이 떨어져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연구팀은 브롬과 고체 착화물을 형성하면서 교차확산을 억제하고 덴드라이트 형성도 차단할 수 있는 다기능성 '브롬 착화제(Bromine complexing agents)'를 활용해 양극과 음극의 문제를 동시에 해결했다. 즉 연구진은 아연 기반 전해질에서 브롬 착화제의 용해도가 매우 낮다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아연 이온의 양을 기존보다 3배로 늘리고 수분 함량을 30% 최적화한 '수화된 깊은 공융 용매 전해질'을 개발한 것이다.
연구팀이 개발한 전해질은 음극의 경우, 아연 금속 표면에 물의 부반응을 막을 수 있는 소수성 보호층을 형성해 덴드라이트 형성을 억제했다. 양극에서는 브롬의 상변화를 통해 교차확산이 억제되는 것이 확인됐고, 이로 인해 셀의 자가 방전을 억제하는 데도 성공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새로운 전해질은 전지의 안정성과 고효율을 확보하여 고용량 장수명 충방전 성능과 함께 폭발, 화재의 위험이 없으며, 더불어 저렴하고 제조가 용이하여 대용량화에 매우 적합하다. 상용화를 통해 향후 에너지 저장장치(ESS)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유승준 교수는 "차세대 전해질은 기존 수계 전해질의 장점인 친환경·저비용·비발화성은 유지하면서 낮은 효율성, 메탈전극과 물의 부반응 등 단점은 보완함으로써 향후 다양한 금속 전극 기반 전지에 전해질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간단한 제조공정의 장점으로 대형화·실용화 에너지저장장치(ESS)용 전지 기술 개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재료과학분야 저널인 '에너지 스토리지 머티리얼즈' 12일자 온라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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