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보다 열흘 늦은 첫눈이 역대급 '폭설'로 쏟아진 가운데, 이례적인 11월 폭설의 원인이 기후변화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27일 기상청에 따르면 서울에 내린 눈이 기상관측을 시작한 1907년 이래 117년만에 11월 적설 최고치를 기록했다. 기존 11월 일최심 적설 기록은 1972년 12.4㎝인데, 이보다 4㎝ 가량 눈이 더 쌓인 것이다.
이처럼 서울에 내린 이례적인 눈폭탄의 원인으로 기후변화로 인한 '해수온 상승'과 '절리저기압'이 꼽힌다.
절리저기압이란 대기 상층의 매우 빠른 바람인 '제트기류'가 일부 분리되면서 형성되는 특이한 형태의 저기압으로 북극의 찬공기를 포함하고 있다. 절리저기압의 대표적인 형성 원인은 북극의 이상고온이 꼽힌다. 제트기류를 기준으로 남북간의 온도차가 적어지면 제트기류가 뱀처럼 구불거리게 되는데 이 정도가 심해지면 기류 일부가 분리돼 절리저기압이 형성된다. 현재 이 절리저기압이 한반도 북쪽에 자리해 찬 바람이 내려오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올해 지구온난화 영향으로 서해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1℃ 높아진 상황이 겹쳤다. 북쪽에서 내려온 찬 바람이 따뜻한 서해와 만나면서 대기와 바닷물간 온도 차로 눈 구름대가 형성된 것이다. 또 더운 바다로부터 수증기가 공급되면서 구름대의 규모가 커졌다.
기상청 관계자는 뉴스트리와의 통화에서 "서해상에서 형성된 눈구름대가 백령도 부근에 형성된 기압골에 걸쳤고, 해당 기압골이 수도권을 통과하면서 서울을 중심으로 많은 눈이 내렸다"고 설명했다.
기압골의 영향으로 눈은 다음날인 28일 오전까지 전국적으로 8㎝ 가량 더 내릴 것으로 보이며 충청, 호남, 제주 등 남부 지역은 눈이 오다가 오후부터는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이날 늦은 오후쯤 눈이 그쳤다가 밤부터 다음날 오전까지 다시 눈구름대가 들어오면서 수도권을 중심으로 무거운 눈이 쏟아질 것이라 예보했다.
한편, 이번에 내린 눈은 특히 수분을 많이 머금고 있는 '습설'로 눈의 무게로 인해 발생하는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습설은 구름층 기온이 영하 10℃에서 0℃ 사이일 때 형성되는데 습기가 많기 때문에 큰 눈송이를 이뤄 함박눈 형태로 내린다.
구름층이 영하 10℃ 이하일 때 내리는 건설에 비해 2~3배 더 무겁다. 20㎝만 쌓여도 무게가 15톤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돼 가로수가 쓰러지거나 비닐하우스가 무너지는 등 여러 사고의 원인이 된다. 실제로 서울 성북구에는 가로수가 눈의 무게로 쓰러지면서 전신주를 건드려 174가구가 정전 피해를 입었다. 또 쉽게 뭉치기 때문에 바로 치우지 않으면 새벽 시간에 얼어붙으면서 도로 상황을 악화시키게 된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