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산불로 배출된 이산화탄소가 이미 지난해 한 해 배출량의 약 2배인 것으로 나타났다. 산불로 증가한 온실가스에 기후변화가 가속되고, 온실가스로 다시 산불이 나기 쉬운 환경이 되는 악순환인 '되먹임 효과'가 나타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30일 국제 통계 사이트 '아워 월드 인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3월 27일까지 한국에서 '산불로 배출된 이산화탄소'는 234만5천182t(톤)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한 해 배출량(133만5천848t)의 1.8배 수준이다.
숲이 불타면 광합성에 의한 이산화탄소 흡수력이 약해지고 숲에 저장된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 또 연소 과정에서 나무의 탄소 성분이 산소와 결합해 이산화탄소가 만들어지기도 한다. 이렇게 배출된 이산화탄소는 결과적으로 기후변화를 앞당긴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번 경북 지역 대형 산불이 집중적으로 발생한 지난 20∼27일 전국 평균기온과 평균습도는 13.3도와 55.3%, 평균풍속은 초속 2.4m였다.
최근 30년(1996∼2025년) 평균과 비교하면 평균기온은 5.3도 높고 평균습도는 2.6%포인트 낮았으며, 평균풍속은 초속 0.1m만큼 더 강했다.
기후변화로 높아진 기온과 낮아진 습도가 산불 규모를 키우고 지속기간을 늘린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기후변화와 산불이 상호작용하며 규모를 키우는 이런 되먹임 효과를 줄이는 방법으로는 숲의 복원이 꼽힌다.
복원 시기를 앞당기려 종자를 뿌리거나 나무를 옮겨심는 식으로 인위적으로 개입하기보다는 자연이 스스로 불타기 전 모습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좋다는 게 전문가 제언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생태학자는 "토양은 그곳에 형성된 숲의 유전정보, 즉 '잠재 식생'을 지닌다"며 "잠재 식생이 잘 자라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수종 현황 분석을 토대로 산불취약지역을 선정한 뒤 별도로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서재철 녹색연합 전문위원은 "의사가 환자를 치료한 뒤에 계속 진찰하듯 산불 피해지역의 변화를 모니터링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비상 소화장치 설치 근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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