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들어 서울에서만 5건의 땅꺼짐 사고가 발생하자, 서울시가 특별조사에 들어갔다.
17일 서울시는 우선순위별 단계적 공동조사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가장 취약할 것으로 예상되는 철도 굴착 공사장을 시작으로 자치구 선정 우선점검 지역, 일반 굴착 공사장 및 우선정비구역 순으로 특별조사가 이뤄질 예정이다. 상·하수관로 취약구간도 특별점검 대상에 포함됐다.
지난 3월 24일 서울 강동구에서 발생한 땅꺼짐 사고는 오토바이 운전자 1명을 사망하게 만들었다. 구멍의 크기와 깊이는 무려 20m에 달해 도로가 꺼지는 순간 미처 피하지 못하고 변을 당했다. 지난 4월 2일과 13일, 15일에도 크고작은 땅꺼짐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해 8월에도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에서 가로 6m, 세로 4m, 깊이 2.5m의 땅꺼짐이 발생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통째로 빠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실 땅꺼짐 사고는 전국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9월 부산 사상구 한 도로에서는 50평방미터(㎡) 규모 땅꺼짐으로 트럭 2대가 빠지기도 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2014~2023년까지 10년간 전국에서 발생한 땅꺼짐 사고는 2085건에 달했다. 경기도에서 429건이 발생해 가장 많았고, 그 다음으로 강원 270건, 서울 216건, 광주 182건, 충북 171건이 발생했다.
땅꺼짐의 원인은 대부분 연약한 지반과 지하공사 과정에서의 미흡한 시공관리 때문에 발생하고 있다. 연세대 건설환경공학과 조원철 교수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강동구 등은 한강 매립지였던 곳이기 때문에 공사로 인한 땅꺼짐 발생이 잦은 것"이라며 "지하에 물이 흐르면서 흙을 끌어가 땅 속에 공간이 생기기 쉽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사로 지반이 약해지는 것은 흙을 다시 채우는 '되메우기'로 방지할 수 있다"면서 "다만 이때 원칙대로 잘 다지지 않는 시공사가 많다"고 짚었다. 그래서 땅꺼짐의 대부분은 '인재'라는 것이다.
땅꺼짐 사고가 잦아지면서 단순 도로 균열과 아스팔트 침하를 땅꺼짐 전조로 오인해 신고하는 사례도 적지않다. 지난 16일 서울 지하철 3호선 압구정역과 지하철 6호선 돌곶이역 인근에서 땅꺼짐 의심 신고가 접수됐지만 확인 결과 임시포장한 도로가 다른 곳보다 조금 낮아서 오인한 해프닝이었다. 14일에도 서울 관악구 삼성동에서도 재개발구역 도로 지반이 꺼진 것같다는 신고가 접수됐지만 확인 결과 단순한 도로 균열이었다.
서울시 외에 다른 지자체들도 땅꺼짐 사고에 대비하고 있다. 제주도는 포트홀 중심으로 인공지능(AI) 탐지 장비를 도입해 선제 대응하고 있고, 울산은 간선도로를 중심으로 GPR 탐사와 천공 내시경을 통한 정밀 점검을 진행한다. 부산시도 지표투과레이더(GPR) 탐사 차량을 확충하고, 지하 굴착 공사 때 자동 계측을 통해 실시간 모니터링을 강화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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