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늘구멍 뚫으려 '닥치고 스펙쌓기'…Z세대의 취준 비애

백진엽 기자 / 기사승인 : 2021-05-18 18:32:30
  • -
  • +
  • 인쇄
"대학 1학년부터 동아리활동도 취업에 맞춰"
'다만추'(다양한 삶을 만나는 것을 추구), '후렌드'(누구와도 친구가 될 수 있다), '선취력'(먼저 행동해서 선한 변화를 이끌어 낸다) 등. 이 시대 젊은층인 'Z세대'를 대표하는 키워드들이다.

12일 서울연구원이 진행한 '2020 상반기 작은연구 좋은서울 결과발표회'에서 윤성민 책임연구자는 '취준준생의 등장: Z세대는 왜 취업준비를 준비하게 됐을까'라는 연구에서 Z세대들의 삶을 고찰했다.

◇ 취업의 도구가 된 대학동아리

윤 연구원에 따르면 2020년 8월23일 기준으로 이전 1년간의 기사 전문을 '대학교 동아리'로 키워드 분석을 한 결과 함께 언급된 빈도수가 높은 단어로 '창업'이 434회로 6위였다. 이는 문화(294회), 지역(263회), 스포츠(42회)보다 높았다. 문화나 스포츠 등 취미활동보다는 창업동아리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이다. 이는 동아리가 점차 취업이나 창업의 통로로 바뀌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구 과정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한 청년들은 "우리 학과는 취미동아리 가입은 필수가 아니지만 1인 1개 학술동아리 가입은 필수", "교수님이 취업하려면 창업도 스펙으로 필요하다고 해서 창업동아리를 작년에 진행했어요" 등 학교측에서도 취업을 위한 동아리 활동을 장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연구원의 '2020 상반기 작은연구 좋은서울 결과발표회'에서 윤성민 책임연구자의 '취준준생의 등장' 연구자료 커버.(이미지=연구자료 캡처)

◇ 무슨 스펙이 필요한지 몰라 다 쌓는다

연구에서 8월23일 기준으로 이전 1년간의 기사 전문을 '스펙 쌓기'로 키워드 분석을 한 결과 함께 언급된 빈도수가 가장 높은 단어는 '대학'(611회)이었다. 채용(377회), 취업(322회) 등이 뒤를 이었다.

윤 연구원은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이 사회에서 어떤 능력을 요구하는지 모르기 때문에 뭐든지 다 하고 있다"며 "실제로 기업에서는 불필요한 스펙이 많다고 하는 조사가 있다"며 양측의 괴리가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인터뷰했던 한 청년은 자기소개서에 적을 내용을 만들기 위해 1년만에 토익 800점 맞추기, 포토샵과 엑셀 자격증 따기, 공모전 수상하기, 창업동아리 진행하기, 어학 연수가기 등을 진행했다고 한다"며 "이러다 보니 Z세대들은 '오스트랄로스펙쿠스'라고 불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 취업준비를 위해 준비하는 '호모인턴스'

윤 연구원은 Z세대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면서 청년채용의 문이 좁아진 것을 실감했다고 전했다. 그는 "'청년 채용'으로 키워드 분석을 한 결과 빈도수가 높은 형용사로 '낮다' '어렵다' 등이 있었다"며 "점차 줄어드는 공채, 그리고 그마저도 늘어나는 채용 연계형 인턴 등으로 청년들은 채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인터뷰를 진행한 한 청년은 '왜 인턴을 준비하느냐'는 질문에 "대기업 인턴이 되기 위해"라고 답했다고 한다. 다시 말해 선호하는 기업의 취업을 위해서는 경력이 필요하고, 그것을 위해 중소기업 인턴 채용을 준비한다는 뜻이다.

윤 연구원은 또 공공일자리에 대해서도 청년들에게 질문을 한 결과 긍정적이기는 하지만 문제도 많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설명했다. 문제점으로는 '너무 단기적' '부양가족이 많거나 경력이 있으면 가점을 주는 것은 청년 일자리에 부적합' 등이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ESG

Video

+

ESG

+

현대백화점그룹, 48명 임원인사..."변화보다 안정성에 방점"

현대백화점그룹이 30일 사장 1명, 부사장 2명을 포함해 승진 27명, 전보 21명 등 총 48명에 대한 정기 임원 인사를 2026년 1월 1일부로 단행했다. 인사 폭은

SK AX, 김완종 CCO 사장으로 승진..."AX 이끌 적임자"

SK㈜ AX는 김완종 최고고객책임자(CCO)를 신임 사장으로 승진 선임했다고 30일 밝혔다.국내 산업 전반에서 AX(AI Transformation) 확산이 본격화되고 기업들의

SKT 사령탑 교체...신임 CEO에 정재헌 사장 선임

SK텔레콤은 정재헌 대외협력 사장을 신임 CEO로 선임했다고 30일 발표했다.정재헌 신임CEO는 법조인 출신으로 2020년 법무그룹장으로 SKT에 합류했다. 2021

"2035년 NDC 61% 미만이면 기후관련 민간투자 위축될 것"

국내 기후관련 투자와 산업을 성장시키려면 2035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가 최소 61% 이상이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30일 기후솔루션과 글로벌기

삼성물산, 판교 건설현장 사망사고에 사과..."모든 공사중단"

삼성물산은 29일 경기도 분당구 '판교PSM타워' 오피스텔 신축현장에서 60대 하청 노동자가 작업중 사망한 사고에 대해 "책임을 깊이 통감한다"고 사과한

KT "해킹 피해 고객에 5개월간 100GB·15만원 보상"

KT가 소액결제와 개인정보 유출 피해자에 대해 5개월간 무료 데이터 100기가바이트(GB)와 15만원 상당의 통신요금 또는 단말기 교체비를 지원한다고 29일

기후/환경

+

현대차 울산 수소연료전지 공장 기공식…기후장관 "모빌리티 탈탄소화 지원"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내에서 수소연료전지 공장이 들어선다.현대자동차는 울산 북구에 위치한 울산공장 내 수소연료전지 공장부지에서 '수소연료전

이산화탄소로 '친환경 연료' 핵심원료 만드는 신촉매 개발

이산화탄소로 친환경 연료의 핵심원료를 만드는 신촉매를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구기영 박사 연구팀은 이산화탄소를 수소와

"2035년 NDC 61% 미만이면 기후관련 민간투자 위축될 것"

국내 기후관련 투자와 산업을 성장시키려면 2035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가 최소 61% 이상이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30일 기후솔루션과 글로벌기

목표를 이미 60% 달성?...2035년 NDC 산업 배출전망 '뻥튀기'

2035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수립 과정에서 과거의 '산업부문 배출 과대추정 방식'이 그대로 반복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윤석열 정부가

해상풍력 확대한다면서..."개정된 기후부 지침서 환경·주민 배제"

정부가 개정한 해상풍력 환경성평가 지침에 환경영향과 주민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진보당 정혜경 의원실이 녹색연합과 함

수입산 폐목재가 국산으로 둔갑..."REC 관리 사각지대 바로잡아야"

수입산 폐목재가 국산 원목으로 둔갑하는 등 국내 발전5사가 사용하는 폐목재의 원산지 관리가 부실하다는 지적이다. 29일 남동·남부·서부&mi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