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은 지난 13일 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주'의 임상2상 결과를 발표, 중증환자 발생률을 54% 줄였고 최대 6일까지 회복을 앞당겼다고 밝혔다. 셀트리온은 이에 앞서 지난달 29일 조건부 허가를 신청했다.
조건부 허가는 특정 질환에 대한 현존하는 치료제가 없는 경우 임상3상을 별도로 진행하는 조건을 걸고 임상2상 결과만으로도 의약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시판 허가를 내주는 제도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셀트리온의 조건부 허가 신청에 대해 예비심사를 거쳐 자료심사와 실태조사에 본격 착수했다. 다음주 외부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자문 단계를 거치면 최종 승인 여부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만약 식약처의 승인이 나오면 '렉키로나주'는 코로나19 치료 현장에 투입되는 것이다.
셀트리온 이외에 GC녹십자, 대웅제약, 종근당 등도 순조롭게 개발을 진행중이다.
GC녹십자는 중증환자 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혈장치료제 'GC5131A'를 개발중이다. 지난달 31일까지 환자 60명을 대상으로 임상2상을 진행했고, 3월중 임상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유효한 결과를 얻었을 경우 4월중에는 조건부 허가를 신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웅제약과 종근당은 약물재창출 방식으로 치료제 개발을 하고 있다. 기존에 개발된 약물에서 코로나19 치료 효능을 확인한 후 치료제로 만드는 방식이다. 많은 업체들이 나섰지만 임상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대웅제약과 종근당 정도만 순조롭게 진행중이다.
대웅제약은 만성췌장염에 사용하는 '호이스타정'(성분명 카모스타트)을 코로나19 경증환자 치료제로 개발중이다. 지난달 말 공개한 임상2a상 주요 임상지표(Topline)에서 위약군 대비 빠른 치료 효과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호이스타정에 대한 조건부 허가 신청은 이달 내 이뤄질 전망이다.
종근당은 급성췌장염 치료제인 '나파벨탄'(성분명 나파모스타트)을 이용해 개발중이고, 중증 환자 100여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러시아 임상 2상에서 '통계적인 유의성'을 확보했다고 14일 밝혔다. 임상 결과 고위험군 환자에서 나파벨탄을 투약한 동안 61.1%의 증상 개선율을 나타내 표준치료의 11.1%에 비해 우월한 효과를 보였다.
전체 임상기간인 28일간 표준치료군의 증상개선율이 61.1%인데 비해 나파벨탄 투약군은 94.4%로 나타났다. 회복에 도달하는 기간에서도 표준치료 군의 14일에 비해 나파벨탄 투약군은 10일로 단축시키는 결과를 얻었다. 특히 전체 100명의 임상 중에서 표준치료군에서는 질병의 진전으로 인한 사망사례가 4건이 발생한데 반해 나파벨탄 투약군에서는 사망자가 1명도 발생하지 않았다.
종근당은 러시아 임상2상 결과를 바탕으로 이달 내에 식약처에 임상3상 승인 신청과 함께 중증의 고위험군 환자를 위한 코로나19 치료제로 조건부 허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임상3상에서는 국내외 대규모 환자군을 통해 나파벨탄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입증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멕시코와 세네갈에서 임상2상을 진행 중이며, 호주의 코로나19 종식을 위한 글로벌 임상시험 프로젝트인 ASCOT 임상에 참여하여 대규모 임상3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 이외에 신풍제약(피라맥스), 부광약품(레보비르), 동화약품(DW2008S), 엔지켐생명과학(EC-19), 크리스탈지노믹스(CG-CAM20) 등도 국내 임상2상을 승인받으며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노력하고 있다.
정부는 셀트리온의 '렉키로나주'에 대해 조건부 허가 승인이 나오기 이전이라도 의료진 판단에 따라 환자에 투여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제2부본부장은 이날 중앙방역대책본부 브리핑에서 "현재 개발 중인 항체치료제의 임상3상 조건부 허가에 대해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검토가 진행 중이다"며 "국립감염병연구소에서는 조건부 허가승인 전이라도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서 고연령·고위험 환자에게 항체치료제를 투여하는 연구자 임상시험을 식약처와 협의하고 대한감염학회와 협조해서 총 35개 의료기관의 75명의 연구자 참여 아래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백진엽 기자 jinebi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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