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조원 '쩐의 전쟁' 시작됐다...'쿠팡 대항마' 이베이 인수 '4파전'

백진엽 기자 / 기사승인 : 2021-03-26 19:00:51
  • -
  • +
  • 인쇄
SKT, 이베이코리아 인수전 뛰어든다
카카오, 신세계, 롯데도 참여 가능성

▲서울 강남구 이베이코리아 본사 (사진=연합뉴스)

쿠팡이 뉴욕거래소 상장을 통해 5조원의 실탄을 마련하면서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 인수합병(M&A), 합종연횡 등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특히 그동안 물밑에서 조용히 움직이던 이베이코리아의 인수전이 수면위로 떠오르며 '쩐의 전쟁'이 본격화됐다.

16일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이베이코리아 인수전 참여를 공식화했다. 그동안 SK그룹이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뛰어들 것이라는 추측은 난무했지만 최고경영자가 이를 공식화한 것은 처음이다.

이에 따라 SK텔레콤은 이날 오후 마감하는 이베이코리아 인수 예비입찰에 입찰의향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SK텔레콤은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통해 자회사인 오픈마켓 11번가를 쿠팡의 대항마로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만약 SK텔레콤이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성공해 11번가와 묶을 경우 쿠팡, 네이버와 함께 이커머스 시장의 빅3로 단번에 뛰어오를 수 있게 된다.

사실 그동안 SK텔레콤을 비롯해 카카오, 신세계, 롯데 등 유통 및 플랫폼 업체들은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놓고 치열한 눈치작전을 펼쳤다. 회사 자체는 매력적이지만 자칫 인수하겠다고 선언했다가 4조~5조원으로 예상되는 매각가를 높이는 결과를 초래하지 않을까 하는 부담 때문이었다. 

이처럼 이베이를 놓고 서로 눈치를 보던 관련업계는 쿠팡이 미국 증시에 상장하면서 위기의식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쿠팡은 뉴욕거래소 상장으로 기업가치 100조원을 인정받으며 5조원의 자금을 유치했다. 이 자금으로 국내에서 공격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다. 이전에도 공격적인 투자나 마케팅으로 네이버에 이어 이커머스 2위에 오른 쿠팡이기 때문에 실탄을 넉넉히 챙긴 지금은 더욱 공격적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에 쿠팡의 경쟁사들은 지켜보고만 있다가는 시장을 고스란히 내줄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졌고, 결국 어떤 식으로든 대응책을 강구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에 매물로 나온 이베이코리아의 인수가 가장 손쉽게 선택할 수 있는 카드였던 셈. 이커머스 시장에서 네이버, 쿠팡에 이어 3위로 추정되는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할 경우 단숨에 1위 자리까지 노려볼 수 있음이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유력 후보들로 꼽히는 곳은 '예비입찰이라서 일단 참여하고 본다'는 수준이 아닌 현재 이커머스 시장에서 강자로 남기 위해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할 경우 어떤 시너지를 낼 수 있는지를 면밀히 검토할 것"이라며 "'실탄을 챙긴 쿠팡'이 얼마나 무서운지는 전부터 경험해 봤기 때문에 11번가나 카카오, 네이버 등은 물론 전통 유통 강자들도 가만히 있으면 안된다는 위기감이 크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베이코리아 인수 외에도 다양한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우선 신세계와 네이버가 손을 잡았다. 양사는 이날 지분교환 등을 포함한 전략 제휴를 위한 협약을 가졌다. 네이버는 이마트 주식 1500억원, 신세계인터내셔날 주식 1000억원과 지분을 교환하기로 했다. 네이버의 강력한 온라인 플랫폼과 신선식품 분야 강자인 이마트, 패션 및 명품에 강점을 지닌 신세계가 동맹을 형성한 것이다. 네이버는 이에 앞서 CJ대한통운과도 지분을 교환, 물류부문의 동맹군을 만들기도 했다.

11번가 역시 이베이코리아 이외에 매물로 나온 배달업체인 '요기요'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또 지난해말에는 아마존과 협력하기로 했고, 협력에 대한 결과는 올해중 아마존 물품을 11번가에서 쉽게 살 수 있는 형태로 나타날 예정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업계 빅3와 점유율 부문에서 꽤 차이가 나는 4위 11번가의 위기감이 가장 클 것"이라며 "SK텔레콤이 이베이코리아 인수 등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 같기는 한데, 비싼 가격 및 요기요 인수 등 복잡한 상황이라 컨소시엄 구성 등의 전략을 펼칠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BP, 기후전환 실패에 '주주 반발'...주주 24.3%가 회장 연임 반대

BP의 친환경 전환 전략이 실패하면서 투자자들의 반발에 직면했다.가디언, CNBC 등 외신들은 17일(현지시간) 열린 BP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의 약 4분의 1

포스코 '그린워싱'으로 공정위 제재...허위·과장 광고

객관적인 근거없이 철강 자재를 '친환경 제품'이라고 홍보하는 등 '그린워싱'(Greenwashing·위장 환경주의)'을 한 포스코가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동물성 식재료 쏙 뺐더니...탄소배출 확 줄어든 '지속가능한 한끼'

지속가능한 식단을 직접 먹어보면서 알아보는 특별한 토크콘서트가 서울 성수동 헤이그라운드 성수시작점에서 열렸다. 기후솔루션 주최로 16일 오후

가나초콜릿에 '지속가능한 카카오' 사용한다

가나초콜릿에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재배된 카카오가 사용된다.롯데웰푸드는 대표 제품인 가나초콜릿에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재배된 가나산 카카오

셀트리온, 글로벌 ESG평가 생명공학 부문 상위 5%에 선정

셀트리온은 글로벌 신용평가기관 S&P글로벌이 주관하는 '기업지속가능성평가'(Corporate Sustainability Assessment, 이하 CSA) 생명공학 부문에서 국내 바이오

[최남수의 ESG풍향계] 논란의 DEI '한국은 낙제점'

최근 ESG 이슈 중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 중의 하나는 DEI(다양성, 형평성, 포용성)이다. 직장에서 성별, 인종 등 기준에 따른 차별을 없애자는 내용

기후/환경

+

한여름엔 어쩌라고?...4월 중순인데 벌써 49℃ '살인폭염'

몬순 우기를 앞둔 인도와 파키스탄이 벌써부터 살인폭염에 시달리고 있다.보통 5~6월에 폭염이 절정에 이르는 시기인데 이 지역은 4월에 벌써부터 연일

전세계 농경지 15% '중금속 범벅'...14억명이 위험지역 거주

전세계 농경지의 약 15%가 중금속에 오염돼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중금속 위험지역에 거주하는 인구는 약 14억명에 달할 것이라는 추정이다.17일(현지

[영상] 홍수로 물바다 됐는데...'나홀로' 멀쩡한 집

미국의 한 마을 전체가 홍수로 물에 잠겼는데 나홀로 멀쩡한 집 한채가 화제다. 이 집은 마치 호수에 떠있는 듯했다.미국 남부와 중서부 지역에 지난 2

끝없이 떠밀려오는 '미역 더미'...제주 해수욕장 '날벼락'

제주시 유명 해수욕장인 이호해수욕장이 미역 쓰나미가 덮쳤다.최근 이호해수욕장 해변으로 엄청난 양의 미역더미가 떠밀려오면서 이를 치우는데 고

콜드플레이, 내한공연서 '생수병 반입금지'..."당황했지만 오히려 좋아"

8년만에 국내에서 열린 영국 4인조 록밴드 콜드플레이 내한공연에 일회용 플라스틱 생수병 반입이 금지돼 화제다. 콜드플레이는 지난 16일부터 오는 25

산림청, 경북 산불피해 4.5만여ha라더니...9만ha 넘게 '잿더미'

의성에서 시작돼 인근 지역까지 번진 경북 산불로 인한 산림 피해가 9만헥타르(㏊)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당초 산림청이 추산한 피해규모의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