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경영, 'CSR 시즌2'라 생각하면 자본시장 외면받을 것"

백진엽 기자 ·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1-04-28 16:27:06
  • -
  • +
  • 인쇄
[ESG커넥트포럼] 기조연설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가 'ESG 커넥트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ESG는 CSR 시즌2가 아니다. 이렇게(같다고) 생각하면 기업들은 앞으로 자본시장에서 자본조달 비용이 올라갈 것이고, 상장기업은 주가 디스카운트가 심화될 것이다."

28일 뉴스트리 주최로 서울 강남 드림플러스에서 열린 '2021 제1회 ESG 커넥트포럼'에 기조연설자로 나선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는 유럽 중심적인 ESG를 따라갈 것이 아니라 한국 특유의 문제들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와 함께 ESG를 단순 홍보전략으로 전락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과 동일한 선상에서 접근할 경우 자본시장으로부터 외면을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 유럽중심적인 ESG 말고 저출산, 초고령화, 양극화 등 한국 특유의 문제에 대해 좀더 고민해봐야 한다"며 "상장기업인 경우 소수 주주들에 대한 보호, 투명한 경영 등에도 신경써야 한다"고 말했다.

각 기업의 ESG에 대한 평가에 대해서는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다"며 "단순하게 레이팅만 하고 그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을 인뎁스하게 들여다보고 백워드 브리핑이 아니라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앞으로 얼마나 사고를 칠 지 알아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평가를 위해 기업들의 CSR보고서를 보지 않는데, 이유는 홍보 자료로 전락했기 때문"이라며 "관심있는 것은 숫자로 정량적으로 표현하기에는 한계가 있지만 온실가스를 얼마만큼 시계열적으로 줄이고 있는지, 물 재활용율 등을 본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들은 ESG 투자자를 잘 발굴하고 그들과 소통하고 그들의 요구사항을 잘 내재화하고 매일매일 적용해 성과를 내고 잘했든 못했든 결과를 투명하게 공시해 다시 피드백을 받는 선순환 고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류 대표는 "기업들의 이해관계자들이 과거처럼 소극적이지 않고 이제는 기업에 목소리를 내고 적극적으로 관여하고 있다"며 "정보통신의 발달로 인해 기업경영에 대한 정보들이 쉽게 퍼지고, 친환경성, 공정성, 투명성, 소통의 가치, 수평적 문화 등을 중요시하는 MZ세대의 등장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자본시장에서 얼마나 ESG를 중요하게 여기는지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S&P500 시가총액을 100으로 놨을 때 유형자산의 가치가 시가총액에서 차지하고 있는 비중이 1975년에는 83%였는데 2015년에는 13%밖에 안된다"며 "나머지는 CEO가 도대체 어떤 사람인가, 혁신 역량, 이해관계자 관리 수준, 탄소배출량, 데이터 수준, 기업문화 등 무형가치"라고 말했다. 이런 부분은 전통적인 손익계산서나 현금흐름표로는 알 수 없는 부분인데, ESG 평가 프레임웍이 그것을 채워주고 있다는 뜻이다.

류 대표는 "투자 관점에서 기업경영은 보통 마라톤을 뛴다고 한다"며 "단기적인 부분, 예컨대 분기실적 등에 집중한다면 42km의 퍼포먼스를 낼 수 없다"고 비유했다. 이어 "재무적인 것도 봐야 하지만 비재무적인 요인도 봐야 한다"며 "ESG도 반영하고, 주주가 되면 주주로서의 권리도 활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ESG와 관련된 사건사고가 기업의 시장가치를 얼마나 훼손시키는지를 폭스바겐의 사례로 설명했다. 류 대표는 "폭스바겐은 ESG 성과가 우수한 기업으로 평가를 받아 왔는데, 사건이 발생하면서 시가총액이 30조원 증발했다"며 "이후 ESG 평가기준에 대한 불신도 늘었고, 친환경 경영을 하는 것처럼 분식하는 걸 어떻게 평가할 수 있는지 고민도 많이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ESG 경영이 미치는 영향에 대해 류 대표는 "서스틴베스트는 지난 15년동안 상장기업 ESG 평가하고 있는데, 2015년 10월부터 작년 11월까지 주가를 보면 ESG 'AA' 'A'를 유지한 기업이 코스피보다 1.2% 높게 평가받고 있다"며 "ESG 잘하는 기업이 벤치마킹 기업을 아웃퍼폼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트럼프 취임식 4대그룹 총수 '불참'...참석하는 韓기업인 누구?

오는 2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이 열릴 예정인 가운데 취임식에 참석하는 우리 기업인들의 명단도 윤곽이 드러나고

네이버, IDC주변 생물다양성 보전 위해 생태학회와 '맞손'

네이버가 한국생태학회와 생물다양성 보전 방안을 발굴하고 ESG경영을 고도화하기 위해 손을 맞잡았다.17일 네이버는 "이번 협업으로 네이버와 한국생

"어려운 전문용어 쉽게"...LG U+, 2만개 용어와 문구 개선

LG유플러스가 지난 2017년부터 진행해온 '고객 언어혁신' 활동의 결과로 총 2만개의 통신용어와 문구를 검수해 고객중심의 언어로 순화했다고 16일 밝혔

CJ제일제당, ESG 속도...BIO부문 '전과정평가(LCA)' 완료

CJ제일제당이 BIO사업부문 주요 사업장에서 전과정평가(Life Cycle Assessment, 이하 LCA)를 완료하며 글로벌 지속가능경영(ESG)에 속도를 낸다.CJ제일제당은 미

우리금융캐피탈, 어린이통학용 전기차 기부로 ESG경영 실천

우리금융그룹의 자회사 우리금융캐피탈이 경기도 양평과 안산, 충청북도 음성에 위치한 지역아동센터 3곳에 어린이통학용 전기승합차를 기부했다고 1

[최남수의 ESG풍향계] ‘느릿느릿’ 탄소감축...빛바랜 '파리협약'

글로벌 음료기업인 코카콜라는 지난 2019년에 가치사슬을 포함한 전체 탄소배출량을 2030년까지 25%(2015년 대비) 줄이기로 확정했었다. ESG 미디어인 트렐

기후/환경

+

변화하는 기상현상..."LA 산불은 '기후채찍질' 현상이 낳은 재해"

극심한 가뭄과 홍수를 번갈아 발생하는 '기후채찍질' 현상이 이번 로스앤젤레스(LA) 산불의 불길을 키운 주요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기후채찍질 현

미국은 풀고 EU는 조이고...기후규제 양극화에 韓 전략은?

트럼프 2기 정부 출범으로 미국의 기후리더십이 크게 약화되고, 유럽연합(EU) 중심의 친환경 규제는 강화되면서 기후정책의 양극화가 나타날 것으로 전

"기후변화는 사기' 외친 트럼프가 발탁한 환경청장 "기후변화는 현실"

'기후위기 부정론자'로 알려져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발탁한 환경보호청장 후보자가 인사청문회에서 "기후변화는 현실"이라고 발

21일 전후 태양계 행성 정렬현상...6개 행성 동시 관찰

오는 21일 전후로 밤하늘에서 금성, 화성,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 등을 한꺼번에 볼 수 있다.17일 국립과천과학관에 따르면 오는 21일 전후로 여러

'LA 산불' 큰 고비 넘겼다...10일째 진압률 22~55%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에서 발생한 산불이 10일째 이어지고 있다. 한때 강풍이 예보되면서 산불이 더 확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

소방예산 삭감하고 저수지는 '텅'...LA산불은 人災였나?

'LA 산불'이 9일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산불을 키운 것은 기후변화였지만 피해를 키운 것은 로스앤젤레스(LA) 당국의 부족한 기후대응이라는 비판이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