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
"ESG는 CSR 시즌2가 아니다. 이렇게(같다고) 생각하면 기업들은 앞으로 자본시장에서 자본조달 비용이 올라갈 것이고, 상장기업은 주가 디스카운트가 심화될 것이다."
28일 뉴스트리 주최로 서울 강남 드림플러스에서 열린 '2021 제1회 ESG 커넥트포럼'에 기조연설자로 나선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는 유럽 중심적인 ESG를 따라갈 것이 아니라 한국 특유의 문제들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와 함께 ESG를 단순 홍보전략으로 전락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과 동일한 선상에서 접근할 경우 자본시장으로부터 외면을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 유럽중심적인 ESG 말고 저출산, 초고령화, 양극화 등 한국 특유의 문제에 대해 좀더 고민해봐야 한다"며 "상장기업인 경우 소수 주주들에 대한 보호, 투명한 경영 등에도 신경써야 한다"고 말했다.
각 기업의 ESG에 대한 평가에 대해서는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다"며 "단순하게 레이팅만 하고 그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을 인뎁스하게 들여다보고 백워드 브리핑이 아니라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앞으로 얼마나 사고를 칠 지 알아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평가를 위해 기업들의 CSR보고서를 보지 않는데, 이유는 홍보 자료로 전락했기 때문"이라며 "관심있는 것은 숫자로 정량적으로 표현하기에는 한계가 있지만 온실가스를 얼마만큼 시계열적으로 줄이고 있는지, 물 재활용율 등을 본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들은 ESG 투자자를 잘 발굴하고 그들과 소통하고 그들의 요구사항을 잘 내재화하고 매일매일 적용해 성과를 내고 잘했든 못했든 결과를 투명하게 공시해 다시 피드백을 받는 선순환 고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류 대표는 "기업들의 이해관계자들이 과거처럼 소극적이지 않고 이제는 기업에 목소리를 내고 적극적으로 관여하고 있다"며 "정보통신의 발달로 인해 기업경영에 대한 정보들이 쉽게 퍼지고, 친환경성, 공정성, 투명성, 소통의 가치, 수평적 문화 등을 중요시하는 MZ세대의 등장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자본시장에서 얼마나 ESG를 중요하게 여기는지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S&P500 시가총액을 100으로 놨을 때 유형자산의 가치가 시가총액에서 차지하고 있는 비중이 1975년에는 83%였는데 2015년에는 13%밖에 안된다"며 "나머지는 CEO가 도대체 어떤 사람인가, 혁신 역량, 이해관계자 관리 수준, 탄소배출량, 데이터 수준, 기업문화 등 무형가치"라고 말했다. 이런 부분은 전통적인 손익계산서나 현금흐름표로는 알 수 없는 부분인데, ESG 평가 프레임웍이 그것을 채워주고 있다는 뜻이다.
류 대표는 "투자 관점에서 기업경영은 보통 마라톤을 뛴다고 한다"며 "단기적인 부분, 예컨대 분기실적 등에 집중한다면 42km의 퍼포먼스를 낼 수 없다"고 비유했다. 이어 "재무적인 것도 봐야 하지만 비재무적인 요인도 봐야 한다"며 "ESG도 반영하고, 주주가 되면 주주로서의 권리도 활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ESG와 관련된 사건사고가 기업의 시장가치를 얼마나 훼손시키는지를 폭스바겐의 사례로 설명했다. 류 대표는 "폭스바겐은 ESG 성과가 우수한 기업으로 평가를 받아 왔는데, 사건이 발생하면서 시가총액이 30조원 증발했다"며 "이후 ESG 평가기준에 대한 불신도 늘었고, 친환경 경영을 하는 것처럼 분식하는 걸 어떻게 평가할 수 있는지 고민도 많이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ESG 경영이 미치는 영향에 대해 류 대표는 "서스틴베스트는 지난 15년동안 상장기업 ESG 평가하고 있는데, 2015년 10월부터 작년 11월까지 주가를 보면 ESG 'AA' 'A'를 유지한 기업이 코스피보다 1.2% 높게 평가받고 있다"며 "ESG 잘하는 기업이 벤치마킹 기업을 아웃퍼폼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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