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원료로 쓰이는 '쌀겨'가 산업폐기물?

박유민 기자 / 기사승인 : 2021-06-22 11: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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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삼서 의원, 왕겨와 쌀겨 폐기물서 제외하는 법안발의


요즘 '쌀겨'로 만든 화장품이 인기다. 자연유래 성분이어서 찾는 사람들이 많기도 하지만 '쌀겨'에 들어있는 토코레폴, 페로살같은 성분이 항산화 작용을 하기 때문에 아토피나 건성피부에 좋아서다. 또 쌀겨는 각질제거에도 탁월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를 원료로 한 비누도 나오고 있다.

이처럼 화장품 업계에선 '귀하신 몸'으로 대접받는 쌀겨를 놓고 현행법에서 완전히 상반된 취급을 하고 있다. 폐기물관리법에서는 쌀겨와 왕겨를 산업폐기물로 분류하고 있는 반면, 사료관리법에서는 쌀겨와 왕겨를 원료로 취급하며 품질관리를 요구하고 있다. 자원순환기본법에서도 왕겨와 쌀겨는 순환자원으로 인정하고 있다.

왕겨와 쌀겨는 벼껍질이다. 왕겨는 수분조절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축사 깔개용으로도 사용되고, 비료 등 유기성 재활용 자원으로도 활용된다. 쌀겨는 항산화 성분이 다량 함유돼 있기 때문에 화장품같은 고부가가치 제품의 원료로 많이 사용되고 있다. 

그런데도 왕겨와 쌀겨는 폐기물관리법 제46조 제1항에 따라 300kg 이상 배출하면 사업장 폐기물로 간주된다. 왕겨와 쌀겨의 운반차량과 보관·재활용 시설 등에 대해 시·도지사에게 신고해야 한다. 

가을에 벼를 수확하면 대량으로 발생하는 왕겨와 쌀겨를 처리하기 위해 농민들의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처리규정을 위반하면 2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료관리법은 왕겨와 쌀겨를 원료로 취급하고 있다. 사료관리법에선 쌀겨와 왕겨를 각각 식물성 사료와 비료의 원료로 분류하고 있다. 이에 따라 농민들은 왕겨와 쌀겨에 대한 품질을 관리하고 안전성 등을 관리해야 한다.

왕겨와 쌀겨에 대해 산업폐기물에서는 쓰레기 취급을 하고, 사료관리법에서는 원료로 관리하도록 하는 모순된 잣대 때문에 농민들만 '이중고'를 당하고 있다.

이같은 모순을 해결하기 위해 서삼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왕겨와 쌀겨를 산업폐기물에서 제외하는 내용을 담은 폐기물관리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지난 21일 대표발의했다.

서삼서 의원은 "실생활에 유용한 자원을 폐기물로 취급해 각종 처리의무를 부과하는 것은 국민상식과 법 감정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법안 발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농업인과 관련업계에 불합리한 부담을 줄 수 있는 법 제도상의 문제점이 개선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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