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질환과 미세플라스틱 상관관계 첫 증명
중국 난징대학교 연구팀은 염증성 장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의 대변에서 정상인보다 미세플라스틱의 양이 50% 더 많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동안 동물의 내장질환과 미세플라스틱의 연관성에 대해 연구한 사례는 있었지만, 사람의 내장질환과 미세플라스틱의 잠재적 상관관계를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팀은 건강한 사람 50명과 염증성 장질환자 52명을 대상으로 대변 샘플을 채취해 대조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건강한 사람의 장에서는 미세플라스틱이 평균 28개가 검출됐고, 염증성 장질환자의 대장에서는 41.8개가 검출됐다. 더 심한 장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의 경우 더 많은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되는 경향을 보였다.
다만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미세플라스틱과 염증성 장질환의 잠재적 상관관계를 드러낼 수는 있어도, 미세플라스틱이 염증성을 유발한다는 인과성을 완벽하게 입증하는 것은 아니라며 추가 연구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일례로 염증성 장질환이 더 많은 미세플라스틱이 유입되도록 유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미세플라스틱과 염증성 장질환의 연관관계 외에도 병입 생수나 포장 음식을 많이 섭취할수록 대변 샘플 내 미세플라스틱 농도가 2배가량 증가할 수 있다는 사실을 추가로 밝혀냈다. 또 이번에 검출된 플라스틱 재질은 총 15가지였으며, 이 가운데 가장 흔한 재질은 34%를 차지한 폴리에틸렌테레프탈레이트(페트·PET)였다. 폴리아미드(PA)가 12.4%로 뒤를 이었다.
연구에 직접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최근 미세플라스틱이 인간 세포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한 영국 헐요크(Hull York) 의과대학교의 에반겔로스 다노풀로스(Evangelos Danopoulos) 연구원은 가디언지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연구는 우리가 실제로 미세플라스틱을 섭취하고 있다는 증거"라면서 "사람이 미세플라스틱에 노출되고 있다는 증거 기반을 확대하는 중요한 연구"라며 관련한 연구범위의 확대 필요성을 강조했다.
해당 연구논문은 22일(현지시간) 미국 화학회지(JACS·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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