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장음식 많이 먹으면...대변속 미세플라스틱 2배 증가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1-12-23 11:31:43
  • -
  • +
  • 인쇄
염증성 장질환자, 미세플라스틱 양 더 많아
장질환과 미세플라스틱 상관관계 첫 증명

포장음식이나 병입 생수를 많이 먹으면 대변속 미세플라스틱이 2배 증가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또 미세플라스틱이 사람의 염증성 장질환과 상관관계가 있다는 사실도 처음으로 밝혀졌다.

중국 난징대학교 연구팀은 염증성 장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의 대변에서 정상인보다 미세플라스틱의 양이 50% 더 많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동안 동물의 내장질환과 미세플라스틱의 연관성에 대해 연구한 사례는 있었지만, 사람의 내장질환과 미세플라스틱의 잠재적 상관관계를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팀은 건강한 사람 50명과 염증성 장질환자 52명을 대상으로 대변 샘플을 채취해 대조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건강한 사람의 장에서는 미세플라스틱이 평균 28개가 검출됐고, 염증성 장질환자의 대장에서는 41.8개가 검출됐다. 더 심한 장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의 경우 더 많은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되는 경향을 보였다.

다만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미세플라스틱과 염증성 장질환의 잠재적 상관관계를 드러낼 수는 있어도, 미세플라스틱이 염증성을 유발한다는 인과성을 완벽하게 입증하는 것은 아니라며 추가 연구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일례로 염증성 장질환이 더 많은 미세플라스틱이 유입되도록 유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미세플라스틱과 염증성 장질환의 연관관계 외에도 병입 생수나 포장 음식을 많이 섭취할수록 대변 샘플 내 미세플라스틱 농도가 2배가량 증가할 수 있다는 사실을 추가로 밝혀냈다. 또 이번에 검출된 플라스틱 재질은 총 15가지였으며, 이 가운데 가장 흔한 재질은 34%를 차지한 폴리에틸렌테레프탈레이트(페트·PET)였다. 폴리아미드(PA)가 12.4%로 뒤를 이었다.

PET와 PA 재질은 가장 흔하게 사용되는 식품포장재다. PET는 열적·화학적 안정성이 우수해 포장재나 다양한 생활용품에 사용되고 있고, PA 재질로 만드는 나일론 필름은 산소투과도가 낮고 내한성과 내핀홀성(필름에 구멍이 잘 나지 않는 성질)이 좋아 냉장식품, 냉동식품, 리필 포장재 등으로 많이 활용되고 있다.

염증성 장질환은 동양인에게선 드문 질병이었는데 최근 발병률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염증성 장질환의 일종인 크론병 환자수가 2010년 1만2234명에서 2019년 2만4133명으로 10년 사이에 2배 늘어난 것이다. 지금 추세로 가면 2025년에 염증성 장질환자의 수가 중국에서만 150만명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연구에 직접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최근 미세플라스틱이 인간 세포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한 영국 헐요크(Hull York) 의과대학교의 에반겔로스 다노풀로스(Evangelos Danopoulos) 연구원은 가디언지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연구는 우리가 실제로 미세플라스틱을 섭취하고 있다는 증거"라면서 "사람이 미세플라스틱에 노출되고 있다는 증거 기반을 확대하는 중요한 연구"라며 관련한 연구범위의 확대 필요성을 강조했다.

해당 연구논문은 22일(현지시간) 미국 화학회지(JACS·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에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정부 '위약금 면제' 수용한 SKT..."정보보호에 7000억 투자" 결정

SK텔레콤이 해킹 사고로 번호이동한 가입자에 대해 위약금을 면제해야 한다는 정부의 요청을 수용하기로 결정했다.SKT는 침해사고 발생전인 4월 18일 기

우리은행 'G.우.주 프로젝트' 시행...경기도 보호아동 위해 6억 지원

우리은행이 'G.우.주 프로젝트'를 통해 보호아동을 위해 4년간 매년 1억5000만원을 지원한다.우리은행은 경기주택도시공사(GH), 한국아동청소년그룹홈협

이재명 정부의 ESG 정책과 기업의 대응전략은...KEMI, 17일 세미나

한국ESG경영개발원(KEMI)이 오는 17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 파인홀에서 '이재명 정부의 ESG 정책과 기업의 대응 전략'을 주제로 ESG 세미나를 개최한다고 3일

방시혁 하이브 의장 서울대 문화관 재건축에 50억 기부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모교인 서울대학교에 기부한 50억원이 서울대 문화관 재건축에 사용된다.서울대는 3일 오후 6시 서울 관악구 서울대 문화관 중강

KCC '2025 ESG 보고서' 발간...온실가스 '스코프3'까지 확장

KCC가 ESG경영 성과와 지속가능 전략을 담은 '2025 지속가능성보고서'를 발간했다고 3일 밝혔다.올해 11번째로 발간되는 이번 보고서는 지속가능경영보고

"중대재해는 기업 ESG평가의 핵심리스크...등급 차감요소로 작용"

'중대재해'가 기업의 가치와 ESG 평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ESG 평가 및 투자자문기관 서스틴베스트가 3일 발간한 '중대재해

기후/환경

+

바닐라·유제품 생산량도 감소?...기후변화로 생산량 감소세

바닐라와 유제품 등 전세계적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는 식품과 향신료가 기후변화에 의해 생산량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샬럿 와테인

美 캘리포니아 반년만에 또 '대형산불'...폭염과 강풍에 불길 확산

올 1월 로스앤젤레스(LA) 대형산불로 몸살을 앓은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또다시 대형산불이 발생했다.3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산림소방국(Cal Fire)에

"더이상 못 참겠다"…환경부, 계양산 러브버그 직접 방제

인천 계양산에 떼로 나타났던 '러브버그'(붉은등우단털파리)로 인해 주민들의 불편이 커지자, 환경부가 결국 직접 방제에 나섰다.최근 계양산 정상을

때이른 폭염에 '가장 더운 6월'...1년만에 평균기온 또 갈아치웠다

올 6월 우리나라 전국 평균기온이 역대 최고를 기록하면서 '역대 가장 더웠던 6월'로 기록됐다.4일 기상청이 발표한 2025년 6월 기후특성에 따르면 6월 전

'불지옥'으로 변한 유럽...독일과 그리스 산불 계속 확산

역대급 폭염이 덮친 유럽에서 유럽으로 인한 산불이 곳곳에서 발생하면서 가득이나 뜨거운 대기를 더 뜨겁게 달구고 있다. 3일(현지시간) dpa통신 등에

[주말날씨] 낮 최고 36℃ '찜통더위'...밤에도 28℃ '열대야'

이번 주말도 낮밤을 가리지 않고 찜통더위가 이어지겠다. 중부지방은 대체로 흐리고 남부지방과 제주도는 가끔 구름많겠다.전국에 폭염특보가 발효된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